<창간특별기획> 지스트대학원을 조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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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지 않는 그곳, 대학원을 조명하다. 사진설명_신소재공학동과 환경공학동의 야경. 새벽에도 연구하는 대학원생들로 불이 환하다. (사진=양지희) 2,3면 기사 이어집니다.

  새벽 4시에도 꺼지지 않는 대학원 건물. 저 안엔 어떤 사람들이 있을까? <지스트신문>은 이번 창간호 특별기획으로 대학원생들의 삶과 고민을 조명했다. 이번 기획을 통해 지스트 대학원생들은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대학생들은 대학원생들의 삶과 고민을 미리 엿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설문조사는 2016년 2월 총 5일에 걸쳐 제1학생회관, 제2학생회관 로비와 카페, 도서관 카페에서 이뤄졌다. 지스트 대학원생 총 1,031명 중 200명(남 150명, 여 50명)이 설문에 응답했다. 외국인 대학원생과 2016학년도 입학예정자는 설문 대상에서 제외됐다.

  진학 계기와 희망 진로의 질문의 경우 응답자가 현재 속해 있는 과정에 따라 설문조사 결과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판단하여 석사, 박사, 석박통합의 경우로 각각 나누어서 분석했다. 95%의 신뢰 수준에서 표본오차는 ±6.22%이다.

  대학원생 3/4 “공부하려고 대학원 진학

  지스트 대학원생들의 약 75%가 학업을 위해 대학원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원에 진학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석사과정의 41%가 ‘공부가 재미있고 더 하고 싶어서’, 39%가 ‘교수직 혹은 연구직을 희망해서’라고 밝혔다. 박사과정, 석·박 통합의 경우도 비슷했다. 각각 39%, 36%가 ‘공부가 재미있고 더 하고 싶어서’, 38%, 36%가 ‘교수직 혹은 연구직을 희망해서’라고 답했다. 그 외 응답으로는 ‘기업에서 더 좋은 대우를 받기 위해서’, ‘전문연구요원으로 군 복무 위해서’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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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 학위 취득 후 희망진로로 정부 출연 연구소가장 선호해

  최종 학위 취득 후 희망 진로로 석사과정의 39%, 박사과정의 46%, 석·박 통합과정의 38%가 ‘정부 출연 연구소 취업’으로 꼽아 정부 출연 연구소를 미래 직장으로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출연 연구소는 자신이 원하는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학생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제홍(기계공학부, 박사과정)씨는 “정부출연연구소는 기업 연구소와의 관계에서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고 말했다. 이주영(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박사과정)씨는 “정부출연연구소는 높은 사회적 위치, 그리고 정년이 보장된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대기업·중소기업·공기업 연구소 취업을 희망하는 응답자는 석사, 박사, 석박통합 각각 29%, 20%, 15%였다. 이주영 씨는 “기업 연구소는 기업의 이익을 위한, 제품을 위한 연구를 하므로 정부출연연구소보다 선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희망 진로로 ‘대학 교수·강사’를 꼽은 비율은 석박, 박사, 석박통합 각각 5%, 16%, 28%로 선호도가 높진 않았다. 석사나 박사과정과 달리 석·박 통합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들만 ‘대학 교수·강사(28.3%)’를 목표로 하는 비율이 ‘대기업·중소기업·공기업(15.2%)’를 선호하는 비율보다 높았다. 이주영 씨는 “희망 진로로 대학 교수를 선택한 비율이 낮은 이유는 워낙 뽑는 수가 적을 뿐더러, 교수님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은 만큼, 그들이 얼마나 바쁘게 사는지 알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최효정(지구환경공학부, 박사과정) 씨는 “기업보단 정부 출연 연구소를 선호하긴 하지만, 대학 교수·강사에 자리가 나면 정부 출연 연구소에서도 대학으로 이동한다”고 말했다.

  출근부터 퇴근까지 약 12시간 반, “그래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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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사 결과 지스트 대학원생들의 하루 평균 근무시간은 12시간 26분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절반이 넘는 64%의 학생들이 ‘본인의 출·퇴근 시간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한 학생은 15%에 그쳤다. 최효정(지구환경공학부, 박사과정)씨는 “생각보다 자신의 근무시간에 만족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무래도 대학원 생활은 자신이 원해서 시작한 것이어서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출·퇴근 시간을 정하는 방법으로는 ‘본인 자율적으로’ 정한다는 응답이 40.5%로 가장 많았다. ‘실험실 동료들의 공통적인 상의를 통해(27.0%)’, ‘담당 교수의 의견으로(18.5%)’가 뒤를 이었다. 오왕석(신소재공학부, 석·박사 통합과정) 씨는 “평균 근무시간이 12시간이 넘는데 상당수 학생이 만족한다는 것이 의외다. 연구하면서도 여가활동을 틈틈이 즐길 수 있다면 고된 근무시간도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연구실 장비 및 시설, ‘만족

  대학원생들은 지스트의 연구실 장비·시설에는 대부분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실 환경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6.5%는 ‘소속 연구실의 장비·시설에 매우 혹은 대체로 만족한다’고 답했고, ‘보통’이라고 답변한 사람들은 18.0%였다. 김준하 지구환경공학부 교수는 “연구비가 많다 보니 장비를 살 여유가 많다”며 “학교에서 지원하는 연구비와 더불어 교수들의 노력으로 외부에서 연구비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학교가 소수정예다 보니 교수들이 자신이 원하는 학생 수만큼을 데리고 연구 장비를 관리할 수 있는 점도 높은 만족도의 원인으로 꼽았다. 최효정(지구환경공학부, 박사과정) 씨는 “우리 실험실만 해도 실험 장비를 빌린 적은 적었던 것 같다”며 “다른 학교에서는 장비가 없어 외부에 나가야 하는 수고를 들이는 일이 허다한데, 지스트는 학교 안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며 지스트 대학원 실험실 환경에 대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높은 지도교수 만족도, “교수와 학생 사이 러닝메이트 관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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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스트 대학원생들은 지도교수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전체 응답자의 3/4이 넘는 153명(76.5%)의 학생들이 ‘본인의 연구실 지도교수의 지도 방식은 나의 연구와 경력에 도움을 준다’고 답했다. ‘지도교수가 대학원생을 인격적으로 존중하는가’는 질문에도 전체의 3/4인 150명(75.0%)의 학생들이 ‘매우 혹은 대체로 그런 편’이라고 답했다.

  김준하 지구환경공학부 교수는 “지스트는 대학원 중심으로 시작된 학교이고, 대학원은 사회생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공부하고 싶어 들어온 곳이다. 이 덕분에 교수와 학생이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레 형성됐다. 교수와 학생 사이에는 러닝메이트 관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교수들이 소수정예이고 선배 교수가 후배 교수에게 행하는 모습이 전달되며 모범이 되기 때문에 학생들의 지도교수 만족도가 높게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왕석(신소재공학부, 석·박사 통합과정) 씨는 “교수님들은 연구비를 추가로 가져오시거나 진로 관련 상담을 해주시는 등 학생들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계신다”고 말했다.

  다만 약 10%의 학생들은 ‘지도교수의 지도 방식이 ‘본인의 연구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지장이 된다’고 답했다. 9%의 학생들은 ‘지도교수가 대학원생을 인격적으로 존중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여성 대학원생 66% “성별로 인한 한계 경험하거나 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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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스트의 여성 대학원생 3명 중 2명은 연구와 공부에 있어 성별의 한계를 경험하거나 목격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서 여성응답자의 66%는 ‘연구 및 공부에 대한 성별의 한계를 경험하거나 목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한 여성 응답자는 “성별의 차이만으로 자신을 판단할 때가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에 비해 남성은 28.6%로 여성에 비해 ‘성별로 인한 한계를 경험하거나 목격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적었다.

  학업·연구와 출산·육아 병행은 어려워

  여성 응답자들은 성별로 인한 한계를 느끼게 되는 원인으로 ‘출산’과 ‘육아’를 꼽았다. 아이를 갖거나 돌봐야한다면 몇 개월간의 육아휴학이나 휴직은 피할 수 없다. 오왕석(신소재공학부, 석·박사 통합과정)씨는 이에 대해 “결혼, 출산, 양육과 박사과정을 함께 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최효정(지구환경공학부, 박사과정) 씨는 “여성 스스로가 아이 갖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일단 임신은 학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대학원 연차가 밀려 졸업이 늦어지는 것은 어느 누구나 꺼릴 것이다. 또한 임신 중 해로운 약품을 계속 다루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라며 “어떤 여성분들은 아기 다 낳고 나서 학위 공부를 시작하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지구환경공학부 김준하 교수는 “현재 여성 연구원과 교수 비율을 높이는 각종 제도가 뒷받침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학생 상담경력개발센터의 조성은 상담실장은 앞으로 여성과학도를 꿈꾸는 이들에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상황에서 선택해야 할 때 자신이 어떤 가치를 제일 중요시 하느냐를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1/3 “진로가 가장 큰 고민

  “자신이 확고한 꿈을 꾸고 오더라도 흔들리는 곳이 대학원이다. 진로에 대해선 졸업 때까지 미뤄두고 일단 공부를 하자는 것 아닐까?” 최효정(지구환경공학, 박사과정) 씨는 진로를 정하지 못한 학생들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대학원생 3명 중 1명은 향후 진로를 자신의 가장 큰 고민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민·걱정을 묻는 주관식 문항에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진로 문제’로, 응답자 중 31.5%가 이를 언급했다. 수치상으로도 석사과정의 20%, 박사과정의 13%, 석·박 통합 의 15%가 최종 학위 취득 후 희망진로에 대해서 ‘아직 정해진 바가 없음’이라고 응답했다. 자발적으로 연구에 대한 의지를 갖고 진학했지만 여전히 대학원에는 구체적인 미래를 확정 짓지 못한 이들이 적지 않았은 것이다. 최효정 씨는 “학교라는 곳 자체가 가능성이 많은 곳이다. 갈 수 있는 진로가 너무 많아 선택하기 힘든 것이지 갈 곳이 없어서 고생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또한 대학원생들은 진학과 취직 사이에서도 갈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석사과정 응답자는 “처음엔 박사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요즘엔 앞으로 이 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인지 모르겠다”며 학업와 연구를 계속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을 드러냈다.

  취업을 결정하더라도 그 길이 순탄치만은 않다. 2014년에 졸업한 대학원생들의 취업률이 (대학 알리미, 2015년 6월 1일 기준) 69.8%란 사실은 대학원생들의 고민을 잘 보여주고 있다. 오왕석(신소재공학부, 석·박사 통합과정) 씨는 “대학원에서 학위를 취득하더라도 원하는 직장에 취직이 된다는 보장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구환경공학부 김준하 교수는 “두려운 것이 당연하다. 끝을 경험해 보고, 새로움을 두려워하는 과정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것이 익숙해지면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도 두렵지 않게 된다. 어려운 과정의 끝에 도달했다는 것이 두려움을 즐겁게 만들 것이다.”라고 조언을 남겼다.

양지희 기자 zzzwlgml159@gist.ac.kr

전준렬 기자 dynamic98@gist.ac.kr

유재헌 기자 jhyoo@gist.ac.kr

삽화 윤지현, 이성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