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으로 교육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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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교육학부 김희삼 교수 인터뷰

“지금의 교육이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기르는 데 적합한 내용과 방식인지에 대해 진단해 보면 상당히 안타깝고, 또 걱정스러운 현실을 느끼게 되죠.”

올해 지스트 대학에 새로 부임한 김희삼 교수는 비주류경제학의 유산을 물려받은 주류경제학자다. 위스콘신 대에서는 주류경제학과 공공경제학을 전공분야로 해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경제학자이면서 교육분야 연구자다. 지스트에 오기 전에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인적자원정책연구부에서 연구위원으로 일하며 교육분야에 대한 연구를 했다. 지난 2월 김희삼 교수를 만나 경제학자로서 교육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물었다.

경제학으로 교육을 보다

Q. 한국개발연구원을 떠나 지스트에 오셨습니다. 이유가 궁금합니다.

A. 한국개발연구원에서 10년 정도 연구를 하면서 교육분야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그러면서 느낀 것이 더 이상 이런 방식으로는 우리의 밝은 미래가 기대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러기 위해서는 현장이 바뀌는 게 중요해요. 처음에 관심을 가진 건 대안학교모델이었어요. 하지만 저는 박사학위는 있지만 교사자격증은 없어요. 인가받은 대안학교에서는 수업을 할 수가 없는거죠. 그래서 대안학교에 뛰어드는 건 한계가 있는 일이었어요.

그런 미망의 꿈을 가슴에 담아두다가 2010년 전후로 해서 지스트에 방문한 적이 있었어요. 그렇게 와서 보고 지스트의 학부프로그램이 상당히 독특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규모도 크지 않고, 학과도 자유롭고, 특히 사회과학이나 예체능 같은 것을 폭넓고 깊게 가르친다는 점이 제가 생각하는 교육 방향이랑 잘 맞았어요. 그래서 제가 직접 교육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에, 또 성공하는 교육모델을 이끌어보고 싶은 마음에 지스트의 교수 채용 공고에 지원하게 된 거죠.

Q. 경제학과 교육은 연관성을 찾기가 어려워 보입니다. 경제학자면서도 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으십니까?

A. 경제학적으로 교육은 노력, 교사, 돈, 시간 등의 자원을 넣어서 인재라는 결실을 얻는 일종의 생산함수입니다. 그때 양적으로 측정하기 쉬운 것을 지표로 정하겠죠. 가장 쉬운 건 성적이에요. 자원을 어떻게 투입해야 성적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가, 그게 경제학자들의 주된 관심사죠.

그건 효율성의 관점이고, 자원배분을 할 때 고려해야할 또다른 기준은 형평성인데, 예를 들어 좋은 대학이 있는데 등록금이 너무 비싸다. 그러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에서는 보내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공정한 경쟁인지, 가정형편 때문에 능력이 사장되는 아이는 없는지, 그런 측면을 고려하게 되는 거죠.

여기까지는 그저 교육에 관심 많은 경제학자의 관점이죠. 그런데 저는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서 우리가 아웃풋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과연 적절한가, 학교에서 말도 안 되고 쓸모도 없는 것을 외우게 한다면, 높은 성적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에 주목했죠. 그래서 제가 무엇을 어떻게 배우고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그런 교육의 본질, 본령의 문제에 천착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겁니다. 그래서 제가 경제학자로서 교육을 연구하기도 하지만, 경제학을 넘어서서 교육에 관심이 있기도 한 겁니다.

Q. 지스트가 좋은 교육 모델인 것 같다고 하셨는데, 지스트가 교육모델을 바꾸는데 해야할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지스트에 느낀 매력 중 하나가 학생에 대한 지원이에요. 여기 들어와서 학비나 생활비 걱정하는 친구가 거의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런 혜택을 우리나라 모든 대학생들이 누릴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능력이 뛰어난데도 여건이 너무 좋지 않아서 택배 알바를 하는 그런 친구들이 있을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이런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생각해야 하는 게 공공심, 영어로는 public mind라고 생각해요. 사회가 나에게 혜택을 주는 건 이 세상에 기여해 달라는 주문이 아닐까 생각해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이제 초일류 연구자가 돼서 세상에 기여를 하겠다, 혹은 창업을 해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식으로 본인도 행복하면서 사회에 기여하는 인재가 나오는 요람이 지스트가 되면 참 좋겠어요.

Q. 경제학은 음울한 과학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경제학이 내놓는 결과들은 일반인들에게는 우울해 보입니다.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경제학의 다른 측면이 있으십니까?

A. 경제학은 외연이 굉장히 넓은 분야에요. 그만큼 같은 경제학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도 완전히 다른 생각을 가지는 경우가 많아요. 같은 해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하이에크와 미르달은 정 반대의 연구입장를 가지고 동시에 수상했습니다. 그만큼 세상은 단순하지 않아요.

그래서 ‘현실은 저 사람의 생각과 내 생각 중간쯤에 있지 않을까’하는 열린 생각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서울대에서는 비주류 경제학을 많이 공부했습니다. 진보적인 학풍이라 할 수 있는 위스콘신 대학 메디슨 캠퍼스에 가서는 주류경제학을 공부했고요. 그래서 저도 그런 두 가지 관점을 가지고 있는 거죠. 저는 그런 균형 감각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지스트의 학생들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A. 수업에 잘 들어오고 과제를 열심히 할 거라는 기대를 하죠(웃음). 물론 실험 실습도 있고 많이 바쁘겠지만. 또 서로 잘 알기 때문에 서로 배려하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어요. 팀프로젝트든 토론이든. 그렇게 상호작용 하면서 무엇이 나와 다른 사람들을 위해 더 나은 방향인가, 그런 힌트를 제 수업 안에서 얻어갔으면 합니다. 그런 잠재력은 다 있는 친구들이기 때문에 성장이 기대가 됩니다.

서승우 기자 chrd5273@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