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코펜하겐 유학 프로그램, 성과 및 개선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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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병리학 수업에서 학생들이 직접 자료를 찾으며 실험하고 있다. 사진=강성무 학생 제공

지난여름, 처음으로 코펜하겐 대학 여름학기 프로그램이 시행돼 학부 2학년생 다섯 명이 참가했다. 첫 해외대학 여름학기 학생 파견이 이뤄진 2010년 이래, UC버클리 이외의 대학으로 참가기회가 확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학생들은 UCPH 국제 여름 프로그램(UCPH International Summer Program)에 참여하여 2~4주간의 집중 과정(Intensive course)을 수강하게 된다. 세부 일정은 수강 과목에 따라 다르며, 수강 가능한 과목의 수는 하나다. 학교 측에서는 수업료와 기숙사비, 식비의 장학금을 지원한다. 수강 신청을 비롯한 제반 절차는 학생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 버클리 여름학기와 중복 지원은 할 수 없다. 선발 과정에서 탈락했을 경우, 추가적인 프로그램 지원 또한 불가하다.

학사지원팀 박은식 씨는 여름학기 프로그램의 확대 배경에 대해 “학생들에게 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한국서 경험 어려운 특별한 수업
덴마크 행복 문화 느낄 기회

식물병리학 수업에서 학생들이 직접 자료를 찾으며 실험하고 있다. 사진=강성무 학생 제공
식물병리학 수업에서 학생들이 직접 자료를 찾으며 실험하고 있다. 사진=강성무 학생 제공

참가 학생들은 우리나라에서 접하기 힘든 독특한 수업에 대해 만족스러움을 표했다. 식물병리학 과목을 수강한 김여진(16,기초) 학생은 “우리나라와는 완전히 180도 다른 수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접할 수 없는 방식”이라며 “거의 필드트립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대부분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9시간 동안 수업이 진행되는데, 실제 강의 시간은 하루 3시간도 되지 않는다. 나머지 시간은 직접 식물을 채집하고, 실험실에서 관찰한 후 보고서를 적는다. 그러면 교수님이 거기에 대해 한 줄마다 코멘트를 다 달아주신다. 매일매일 이런 작업을 계속한다”고 말했다.

같은 과목을 수강한 강성무(16,기초) 학생은 “교수님이 따로 초빙하신 환경전문가들의 삶의 현장을 들여다보러 가기도 한다. 밭에 가서 농부를 만나기도 했고, 숲에 가서 생태학자를 만나기도 했다”며 “지식적으로도 깊게 배울 수 있었지만, 진로 탐색에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덴마크어 수업을 들은 서동건(16,기초) 학생은 한국 수업과의 차이점으로 활발하고 적극적인 분위기를 들었다. 그는 “자연스럽게 학생의 참여를 유도하는 선생님이나, 참여를 망설이지 않고 적극적으로 하는 유럽 학생들의 분위기가 많이 달랐던 것 같다. 같은 외국어 수업이라도 아시아문화권은 조용하고 말하는 걸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데, 그런 의미에서 언어수업이 우리나라나 아시아 국가보다 조금 더 낫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한, 학생들은 덴마크 특유의 행복 문화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김여진 학생은 “덴마크 문화 자체가 휘게 라이프라고 해서 행복하게, 사람답게 살아가는 걸 추구한다는 느낌이 많다. 그래서 사람들이 잘 쉬는 법을 안다”며 “정말 평화로운 게 어떤 건지 느끼게 해주는 나라다”고 말했다. 서동건 학생 또한 “우리처럼 바쁘게 살지 않는 게 너무 좋은 것 같다. 다들 여유롭게 사니까 덩달아서 여유를 갖고 살 수 있는 마음가짐이 생겼던 것 같다”며 유럽의 여유 넘치는 분위기를 설명했다.

지원자 스스로 모든 행정 절차 준비해야
불충분하고 한정적인 과목 수

한편, 학생들이 모든 행정적 절차를 스스로 처리해야 했단 점은 어려움으로 지적됐다. 김여진 학생은 “재정적인 부분은 학사지원팀의 박은식 선생님께 말씀드리면 결제가 되기 때문에 신경 쓸 것이 없었지만, 그 외에 필요한 서류는 저희가 직접 다 챙기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코펜하겐 대학 측과의 연락에 관해 “학생들이 국제전화를 건 적이 몇 번 있을 정도로 연락이 힘들다. 워낙 (코펜하겐 측에서) 메일을 안 받으니까. 행정이 좋지 않다 보니 기본적으로 통화가 가능한 시간이 하루에 1시간 반뿐이다. 바쁜 지스트 생활을 하면서 준비하기에 번거로웠던 부분도 있었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의 종류가 제한적이었던 것 또한 아쉬운 점으로 언급됐다. 이번 여름학기에 개설된 강좌 중, 학사 과정 학생(bachelor level)이 수강할 수 있는 강의 수는 16개였다. 이 중 과학 과목의 수는 4개에 불과했다. 서동건 학생은 “당장 나만 해도 식품학인 양조 과목에 지원했을 만큼 이과 과목이 거의 없었다. 오히려 덴마크는 DTU라는 공대가 따로 있고, UCPH에는 공대가 없다. 아무래도 지스트 학생들이 이과 수업을 들으러 가기에는 조금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국제대학 여름학기 프로그램은 앞으로도 계속 다양화될 전망이다. 학사지원팀 박은식 씨는 “내년에도 지원 가능한 대학이 한두 군데 늘어날 예정”이라며 “계속해서 세계 여러 대학에 연락하며 알아보는 중이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추가될 대학들도 코펜하겐 프로그램과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학교에선 장학금을 지원하되, 그 외 절차는 학생 스스로 진행함으로써 불필요한 인력 소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선발 방식에 대해서는 “버클리나 코펜하겐 등 학교별로 일정 선발 인원을 배정 후, 학생들이 지원하면 그 수에 맞게 선발하게 될 것”이라며 “정해진 인원 내에서 경쟁하게 되므로 신중하게 생각하고 지원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예인 기자
smu04018@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