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특집] 설문조사로 본 가정 속 지스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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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2015.05.25. 23:03]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지구가 멸망해서 다른 별로 이주해야 하는데 지구에서 단 한 가지만 가져 갈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떤 것을 가져가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나는 한국의 대가족제도를 가지고 가겠다.”라고 답한 바 있다. 토인비는 가족 간의 유대와 질서를 통해 효도, 사랑, 배려를 실현하는 한국의 대가족제도를 부러워하였다.

그러나 토인비가 부러워하던 대가족제도는 더 이상 찾기 힘들어졌다. 실제로 2010년 통계청의 ‘장래가구추계’와 각 연도별 ‘인구주택 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1세대 가구와 단독가구는 증가한 반면, 2세대 가구와 3세대 가구는 계속해서 감소했고 앞으로도 이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가족의 규모나 의미가 과거에 비해 많이 달라진 것이다. 이렇듯 핵가족화와 개인화가 가속화되면서 가족 구성원들과의 유대관계도 과거와 같지만은 않다. 특히 기숙사 생활을 통해 가족과 따로 생활하고 있는 우리 대학 학생들의 경우 이를 더욱 체감한다. 대부분 반복적인 일과를 보내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부모님께 연락드리는 것을 종종 잊곤 한다.

<지스캐치>에서 5월 5일에서 7일까지 3일간 ‘부모님과의 유대관계’에 대한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우리 대학 학생들이 대체적으로 부모와 교류를 많이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링크를 게시한 ‘지스트 대학생’ 페이스북 페이지 멤버 수 기준 698명의 학생 중 84명이 설문에 응했다.

설문조사에 응한 학생들 중 49%는 ‘한 학기에 한두 번’ 집을 찾아간다고 답했다. 윤지현(14・기초교육) 학우는 “집에 가서 부모님을 뵙고 싶지만, 집에 한 번 다녀왔을 때 드는 시간과 돈이 부담되기 때문에 자주 집에 가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라며 집을 방문하는 횟수가 적은 것에 대한 이유로 타지 생활을 꼽았다.

부모와의 통화 횟수의 경우, 일주일 동안 ‘1회 이하’라는 답변이 46%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2-3회’의 답변이 32%로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통화 시간은 일주일에 ‘10분미만’이라는 답변이 77%의 비율로 압도적이었다. 10분 미만의 시간은 간단한 안부만 주고받을 정도의 대화를 하는 정도이다.

또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학생 중 80%가 방학동안 기숙사나 집 밖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민준(14・기초교육) 학우는 “주로 방학 때 기숙사에 잔류하는 편이다. 우리 학교에서 제공되는 프로그램이 다양하여 알차게 방학을 보내는 수단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했었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방학 때 집에서 생활했다면 기숙사에 잔류한 것만큼 알차게 시간을 보내기 힘들었을 것 같다”라며 기숙사에 잔류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부모 부양의 경우 응답자 중 약 10%는 결혼 이후에도 부모님과 한 집에서 살면서 부양 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지만, 나머지 90%의 학생들은 경제적으로만 부양을 하거나 부모 스스로 노후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부모와의 교류에 소홀해진 것은 우리 학생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사회 전반적으로도 부모와 자식 간의 교류가 줄어드는 추세이다. 통계청에서 10대와 20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가족과 만나는 횟수가 2008년에는 ‘거의 매일’이라는 답변이 8.5%, ‘일주일에 한두 번’이라는 답변이 22.3%를 차지했다. 반면 2014년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거의 매일’의 답변이 3.6%, ‘일주일에 한두 번’이라는 답변이 17.6%를 차지하였다. 사회 전반적으로 과거에 비해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수단이 늘어났음에도 연락의 빈도는 적어진 것이다.

가족 간 교류가 줄어들면서 개인주의적인 분위기가 가정 내에서도 짙어지는 추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2년에는 모든 연령층이 ‘가족이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답변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그렇지만 2014년 조사 결과에서는 ‘가족과 정부, 사회가 부양해야 한다’는 답변이 모든 연령층에 아울러 높게 나왔고,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의견도 2002년에 비해 10% 정도 높게 나타났다. 12년 사이에 가정 내 유교적 분위기가 약화되고 개인주의의 분위기로 돌아선 것이다.

이에따라 결혼에 대한 전반적인 사회의식도 변해가고 있다. 통계청에서 실시한 ‘사회조사: 결혼에 대한 견해’의 통계 결과를 살펴보면, 2002년에 비해 ‘결혼을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10대와 20대가 2012년에는 10%이상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흥미로운 것은 60세 이상의 인구에서도 ‘결혼을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는 의견이 10% 가량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모든 세대에서 인식이 달라진 것을 보여준다.

학생 전원이 기숙사에 거주하는 우리 대학의 특성상 학기 중에는 학업과 시간적・경제적인 이유로, 방학 중에는 대학생으로서의 다양한 활동 등을 이유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란 쉽지 않다. 가족들끼리 옹기종기 모여앉아 TV를 시청하며 과일을 먹는 모습보다 각자 방에서 스마트폰을 만지는 모습이 더 익숙하기만 하다. 오늘, 부모님께 전화 한 통 드리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