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쿠키런’ 개발자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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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시스터즈 개발자 오승용 학생 인터뷰

2013년 큰 인기를 끌었던 모바일게임 ‘쿠키런’을 기억하는가? ‘쿠키런’은 하루에 전 세계 천만 명이 접속해 게임을 즐기기도 했다. ‘쿠키런’을 만든 회사인 ‘데브시스터즈’에서 게임 서버 개발, 구축,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오승용(전전컴,10) 학생을 만났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저는 GIST대학 1기생이자 학부생 최초로 취직한 사람이에요. 사실 아직 졸업은 하지 못했어요. 작년에 졸업할 수 있었지만 졸업 논문을 조금 더 잘 쓰고 싶은 마음에 미뤘거든요. 2013년 여름방학 때 작은 스타트업에서 인턴을 시작해 여러 IT 기업을 다니다가 지금은 ‘쿠키런’으로 유명한 ‘데브시스터즈’란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요. 처음 회사에 다니기 시작한 지는 벌써 5년 정도 됐네요.

보통 대학원 과정을 거치는 GIST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취업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013년 봄 학기에 SAP로 UC버클리에 다녀왔어요. UC버클리는 한 학기가 5월에 끝나서 덕분에 방학이 길어졌는데, 마침 아는 선배로부터 인턴 제의를 받았어요. 당시엔 취업 생각까진 없었지만, 지금까지 공부한 것을 써먹을 수 있겠단 생각에 6월부터 일을 시작했어요. 일을 해보니 배운 기술들을 활용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방학이 끝나도 하던 일을 마무리하고 싶은 생각에 휴학 후 일을 계속했어요. 그러다가 ‘넥슨’에서 ‘서든 어택’ 게임에 탑재된 음성 채팅 서버를 개발하기도 했고, ‘데브시스터즈’에서 산업기능 요원을 시작해 끝난 뒤에도 일을 계속하고 있네요.

현재 회사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서버 관련 다양한 일을 하고 있어요. 다른 사람들과의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나 게임 계정 저장을 위해선 게임 서버가 필요한데, 동시에 수십만 명의 플레이들이 접속해도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도록 잘 개발하고 운영하는 일을 해요.

또한, 게임에서는 플레이 기록을 비롯해 플레이어들의 활동을 로그로 남기는데, 고객 상담이나 게임 문제 해결은 물론, 데이터 분석을 통해 플레이어분들이 게임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등 다양한 곳에서 쓰이고 있어요. 이를 위해 하루에 발생하는 수백 GB의 로그를 효율적으로 수집하고, 쉽게 분석할 수 있도록 저장하는 것도 제 일이죠.

회사 생활의 하루는 어떤가요? 프로그래머를 떠올리면 흔히들 컴퓨터 앞에서 코딩만 계속 하는 모습을 떠올리고는 하잖아요. 실제로 그런가요?

실제로 그렇지는 않고, 보통 하루에 2~3시간 정도 코딩하는 것 같네요. 물론 일정에 따라 온종일 할 때도 있어요. 서버를 잘 만들기 위해선 기획자, 다른 프로그래머와의 소통이 중요해요. 개발에 앞서 설계하는 시간도 필요하고요. 그래서 회의시간과 설계하는 시간이 차지하는 비율이 생각보다 많아요.

석사, 박사 학위를 받은 후에 취업하는 분들이 있을 텐데, 대학교 공부만으로 부족함은 없었나요?

업무에 따라 다르지만, 제가 하는 업무는 석사, 박사 학위만큼의 지식이 필요하진 않아요. 대신 탄탄한 기본 지식과 실무 경험이 중요하죠. 자연계 학과들과 달리, 전산 분야는 박사나 석사 학위가 없어도 전공을 살려 일하기에 어려움이 적은 것 같아요. 물론 대학원 과정이 요구되는 경우도 있어요 관련해서는 Quora(https://www.quora.com)에 좋은 답변들이 있으니 관심이 있으면 검색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만약 취업을 준비한다면, 어떤 점이 중요할까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어떤 문제를 소프트웨어 기술을 활용하여 해결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제가 면접관으로 참여하게 되면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 해결한 경험이 있는지’를 꼭 봐요. 저는 GEL의 전신인 G-Class를 만들었어요. 교수님들이 개인 홈페이지에 공유한 수업자료들을 찾기 어렵운 등 문제점이 많아 학교에 건의해서 만들었죠. 원활한 공지사항 전달을 위해 지스토리도 개발했고요. 이런 문제해결 경험을 통해 간단한 실무 경험도 쌓고 학교에서 배우는 기초 지식의 필요성도 직접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대부분 관련 업계에서는 학점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아요. 보통 이력서와 서류 평가, 코딩 테스트, 면접 과정을 거치죠. 이때 학교에서 배웠을 수준에서 업무에 필요한 기술들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해요. 따라서 실무와 관련된 수업, 예를 들면 자료구조, 알고리즘, 운영체제 등을 충실히 듣는 게 좋아요.

GIST에 다니면서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요?

제가 가진 소프트웨어 지식으로 학교 문제 해결을 시도할 때 부담이 적었어요. G-Class 개발 당시 학부생 수가 300명 남짓이었어요. 혹시 잘못 만들더라도 불편을 겪을 사람이 적잖아요?(웃음) 학생과 교수, 학생과 교직원 관계도 굉장히 가까워서 제안하기도 쉬웠어요. 당시 최정옥 교수님께 필요성을 말씀드렸더니 그럼 같이 추진해보자고 하셔서 쉽게 시작했죠.

또, 학교 구성원 전체가 서로 다 친근하고 실패도 존중해주고 응원해주는 분위기라 새로운 시도를 편하게 시작할 수 있었어요. 요즘은 ‘무한도전 프로젝트’ 등 기회가 많은 게 우리 학교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작년에 복학했을 때 새로운 시도에 대해 서로가 응원하기보다는 불편해하고, 소통도 경직된 것 같아 아쉬웠어요. 마땅한 해결책이 떠오르진 않지만요.

반대로 GIST를 다니면서 아쉬웠던 점은요?

제가 1기이다 보니 다른 학교보다 커리큘럼이 체계적이지 못했어요. 그래서 이론적인 면에서 업무에 어려움이 있었어요. 현재도 관련 전공 교수님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커리큘럼이 비교적 부실해 학생이 스스로 공부해야 할 부분이 많아요. 또, 관련 업계나 콘퍼런스를 살펴보면 GIST의 영향력이 전통적인 학교들은 물론 UNIST처럼 비교적 최근에 설립된 학교보다도 많이 약한 것 같아요. 최근 학교에 AI를 중심으로 관련 부분이 조금씩 확충되고 있는 것 같은데, 전산 분야 전반으로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KAIST나 서울대 출신 동료들이 이미 사회에 진출한 동문으로부터 정보 교류나 도움을 얻을 때가 많은 것도 부러워요. GIST학부는 사회에 진출해 있는 동문이 적고 네트워킹도 활발하지 않아 아쉽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조그만 개선책으로 전산 분야 재학생 및 졸업생들 간 교류를 위해 페이스북에 ‘지스트에서 전산하기’라는 비공개 그룹을 운영하고 있는데, 관심 있는 분들께 가입 부탁드려요.

전공 수업에서 부족했던 것들은 어떻게 보완하셨나요?

UC버클리 SAP을 통해 당시 우리 학교에 없던 컴퓨터 분야 과목을 들은 게 많은 도움이 됐어요. 다른 학교에 비교해 전공과목이 제한적이어서 일반적으로 필수로 여겨지는 과목들을 수강하기 힘들다면 본인 스스로, 또는 주변 친구들과 공부하는 게 필요해요.

회사 인턴 경험을 해보는 것도 좋아요. 학교에서 배운 게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 또 내가 모르는 게 뭔지 어느 정도 알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제가 취업을 선택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고요.

대학원 진학과 취업 사이에서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앞서 언급했듯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게는 대학원이 필수는 아니에요. 연구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도 많으니 본인에게 뭐가 더 잘 맞는지 생각해보세요. 방학이나 휴학 기간에 인턴을 해서 회사가 맞는지, 연구가 맞는지 확인하는 것을 추천해요.

남학생들의 경우 군대 때문에 박사과정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을 것 같은데, 군대가 목적이라면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다만 석사학위가 있으면 전문연구요원으로 소프트웨어 업계의 다양한 회사에서 복무할 수 있기 때문에, 석사과정을 하며 진학과 취업 중에 고민해보는 것도 괜찮은 옵션일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현재 하는 일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어요. 제가 주변의 몇몇 동료들과 개발한 것들이 전 세계 수백만 사람들에게 이용되고 즐거움을 선사할 기회가 흔치 않잖아요? 다만 현재에 안주하기보다 새로운 시도를 이것저것 해 보려 노력하고 있고, 필요성을 느끼고 여건이 된다면 미래에 대학원 진학도 생각해 보고 있어요.

장원식 기자 wonsicjang@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