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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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 = 정현준 기자
삽화 = 정현준 기자
삽화 = 정현준 기자

네이버 Data Lab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인기검색어에 제일 많이 오르내리던 단어 중 하나는 ‘미세먼지’였다. 계절풍을 타고 한국으로 넘어온 중국발 미세먼지로 인해, 3월부터 뉴스에서는 매일 미세먼지에 대한 기사를 집중적으로 다뤄왔다. 일기예보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혹은 ‘매우 나쁨’이라 할 때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뿌옇게 바랜 공기 속을 걸어 다녔다. 더욱이,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온라인 쇼핑몰과 편의점 등에서의 마스크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최대 15배 급증했다.

사실 미세먼지 문제는 올해 갑작스럽게 생긴 것이 아니라 수십 년 넘게 이어져온 대한민국의 고질적인 문제이다. 1970년 산업화 이후 생겨난 수많은 공장에서는 쉴 새 없이 황산화물과 질산화물을 포함한 검은 연기를 하늘로 방출하며, 2000만 대가 넘는 자동차들은 매연을 내뿜고 다닌다.

이런 문제를 의식한 제 19대 대통령 선거 후보였던 문재인(당시 기호 1번) 대통령과 안철수(당시 기호 3번) 서울시장 후보는 당시 미세먼지에 대한 공약을 내걸기에 이르렀다. 이렇듯 정치인들이 오래 전부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미세먼지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017년 기준으로 대한민국의 관광경쟁력 중 미세먼지 부문은 전 세계 136개국 중 130위에 이를 만큼 세계 최하위 수준이며,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WHO 기준 수치보다 2.5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대한민국의 미세먼지 문제는 분명히 주목해야 할 문제임이 틀림없다.

호흡기, 심혈관계 질환의 원인
기후 변화도 초래할 수 있어…

미세먼지의 유해성은 1948년 미국 펜실베니아 주의 도노라(Donora) 스모그 사건으로 인해 처음 알려졌다. 도노라는 제철소와 황산 제조 공장이 있는 소도시였으며, 계곡 위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안개가 자주 꼈다. 도노라에서 약 5일간 바람이 불지 않는 날이 지속되자 공장에서 배출된 매연과 유해가스들이 멀리 분산될 수 없었고, 결국 안개 속에 섞여 대기 중에 머물렀다. 결국 이 오염된 공기 속에 있었던 20여 명의 주민이 사망하고 6000여 명이 호흡기 질병 진단을 받았다. 이후 으로 인한 오염미세먼지가 원인임이 밝혀지면서 미국 정부는 대기오염 기준과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4년 후, 런던 스모그 사건으로 인해 1만 2000명이 사망하면서 영국 의회 또한 청정대기법을 제정하여 미세먼지 감소를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이 사건들로 인해 WHO는 미세먼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했으며, 2013년에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 신규 지정하여 그 위해성을 경고했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보다 그 크기가 작고, 동일 질량당 표면적이 높아 더 많은 중금속이 흡착되어 인체에 침투한다. 초미세먼지가 인체에 침투하면 면역세포들이 그것을 제거하려는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천식, 호흡기, 심혈관계 질환이 나타난다. WHO는 2014년 미세먼지로 인해 700만 명의 사람들이 기대수명보다 일찍 사망했다고 추정했으며, 사망률도 1~10%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미세먼지는 임산부나 영유아, 흡연자들에게 더욱 위험하며 합병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미세먼지는 인체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기후 변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세먼지는 구름을 생성하는데 응집원으로서 필요하며, 초미세먼지의 종류에 따라 구름 방울의 크기와 농도가 달라진다. 이로 인해 강수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냉각과 온난 효과에 의해 지구 복사 열평형에 영향을 준다. 이 외에도, 햇빛을 차단하고 태양에너지를 흡수·반사하기 때문에 생태계에도 영향을 주고, 지구의 기후 변화에 큰 역할을 한다. 즉, 미세먼지는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할 전 세계적 문제이며, 효과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미세먼지는 중국만의 문제?
국내 요인도 영향이 커

겨울과 봄철에는 계절풍으로 인한 중국발 모래바람으로 인해 도시가 온통 희뿌연 공기로 둘러싸인다. 그 기간에는 중국 및 몽골 지방의 사막지대에서 불어오는 황사를 비롯해 공장에서 내뿜는 황산화물과 질산화물을 포함한 초미세먼지가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를 공격한다.

중국의 공기가 좋지 않다는 인식 때문에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미세먼지 문제가 중국 때문이라 생각한다. 물론 중국의 영향이 적은 것은 아니다. 석탄은 미세먼지의 중요한 원인이고, 2011년 기준 중국은 연료의 70%를 석탄에 의존했다. 이에 더해 2013년 환경부 보고 내용에 따르면, 우리나라 오염 물질의 30~60%는 중국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통계가 있으며, 한 연구에서는 겨울철에는 미세먼지의 80%가 중국발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국내 요인의 영향도 만만치 않다. 환경부는 2016년 대한민국 초미세먼지의 주 원인으로 석탄 화력발전소를 꼽았다. 화력발전소는 직접적으로 미세먼지를 생성하지는 않지만, 발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각종 질산화물과 황산화물이 화학반응을 거쳐 초미세먼지가 된다. 대한민국은 아직도 노후화된 50 여개의 화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그 의존도가 30%로 매우 높다.

또한 상대적으로 좁은 땅에 밀집한 높은 인구밀도와 산업시설로 인해 수많은 생활먼지가 생성되고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 대한민국 인구의 1/5인 1100만 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도심의 대기 오염이 매우 심각하다. 한국은 디젤자동차의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초미세먼지에 대한 국가 기준이 늦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보다 그 문제는 심각하다. 무조건 중국 탓만 할 것이 아니라 내부 요인도 함께 돌아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

현재 대한민국 미세먼지의 대책은?

중국은 이미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노후화된 공장 감시 등을 실시하고 각종 정책을 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06년부터 초미세먼지 농도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며, 현재 2013년 수치의 거의 절반의 수준으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대한민국은 2002년 수도권 대기개선 특별대책을 수립한 이후 대기 중의 미세먼지 농도가 조금씩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도 선진국들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치이다. 미세먼지로 인해 2005년에 50조원, 2010년에 약 70조원의 경제적 피해를 보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노후화된 화력발전소 가동 중단, 한중 정상급 주요의제로 격상, 유치원과 학교 공기 질 향상을 위한 비상조치 실시 등을 공약으로 내놨지만 아직까지 시행되고 있지 않다.

최근에는 2016년 미세먼지 기술개발 종합계획 수립, 부처합동 과학기술 기반 미세먼지 대응 전략 등을 통해 미세먼지를 제거하려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특히, 2017년 GIST 송철한·박기홍·이재석 교수는 미세먼지 제거를 위한 연구 프로젝트 책임자로 선정되는 등 과학기술 향상을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지구환경공학부 박기홍 교수는 초미세먼지 실시간 측정시스템 개발과 미세먼지 마스크를 위한 소재 개발을 통해 미세먼지 관련 연구에 힘을 쓰고 있다.

융합기술학제약부 임춘택 교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평소에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자신도 친환경적인 전기자동차를 새로 구매한 만큼 사람들도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서해상에 약 10km의 에어커튼을 만들어, 인공강수를 통해 미세먼지를 제거하면 어떨까 하는 의견을 내놓았다. 덧붙여 “과학자들이 현재 개발되어있는 미세먼지 저감 기술의 효율을 높이거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여, 국가의 비상사태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승우 기자 ohseongwoo@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