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역대 최다 스크린 독점

0
353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포스터

지난 4월 25일 개봉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이하 ‘어벤져스 3’)가 큰 인기를 끔과 동시에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불거졌다. ‘어벤져스 3’는 개봉 첫 날 기준 스크린 점유율 46.2%, 상영 점유율 72.8%을 차지했다. 같은 날 기준 차지한 스크린 개수는 2.500개로 이는 역대 최다인 ‘군함도’의 2,208개를 넘어서는 수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포스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포스터

스크린 독점 논란은 한국 극장가를 떠나지 않는 문제였다. 이때까지 ‘명량’, ‘군함도’ 등 대형 배급사의 한국 영화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등 할리우드 영화들은 개봉할 때마다 매우 높은 스크린 점유율을 갖고 개봉했으며, 이에 대한 독점 논란도 항상 일어났다.

스크린 독과점의 가장 큰 문제는 해당 시기에 개봉하는 다른 영화들을 관람하기 힘들어진다는 점이다. ‘어벤져스 3’를 제외한 영화들은 스크린을 거의 배정받지 못하거나 받더라도 조조나 심야 시간대를 배정 받았다. ‘어벤져스 3’와 같은 날 개봉한 스릴러 영화 ‘살인소설’ 관계자는 “관람하기 좋은 시간대를 ‘어벤져스 3’에 모두 빼앗겨 ‘살인소설’을 보고 싶은데 시간대가 맞지 않아 볼 수 없음을 호소하는 관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범준 성균관대 통계물리학 교수는 “한국 영화계는 개봉 첫 날 개봉관을 얼마큼 확보하는지가 첫 날부터 그 이후의 영화 관람객 상당수를 결정한다. 초반 성적이 흥망을 좌우하는 한국 극장가에서 독과점이 일어날 때마다 다른 영화들은 입지가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문제는 독립영화, 예술영화 등의 소위 ‘다양성 영화’들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민병훈 독립영화 감독은 “독과점식 배급구조에서 감독은 언제나 시나리오를 흥행할 수 있는 방향으로만 써야한다. 그렇게 되면 다양성 영화는 나올 수 없고, 이는 문화 사막화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민 감독은 “정부가 이를 방치하면 안 되고, 교통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반면 ‘어벤져스 3’의 스크린 독과점은 어쩔 수 없었다는 여론도 존재한다. ‘어벤져스 3’는 개봉 전부터 매우 큰 관심을 받아왔으며, 실제로 개봉 후에도 예매율 97%를 자랑하며 그 인기를 자랑했다. 스크린 독점이 일어나도 좌석이 매진될 만큼 수요가 높기에 그에 합당한 공급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또한 ‘군함도’의 사례와 비교해 볼 때, ‘어벤져스 3’는 보장된 작품성에 맞는 흥행을 이뤄냈을 뿐이라는 견해도 있다. ‘군함도’의 경우, 개봉 첫 날 스크린 점유율 37%를 차지해 97만 명에 달하는 관객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지나친 애국심 마케팅, 역사 왜곡 문제, 허술한 스토리와 개연성 등 이어지는 악평으로 인해 개봉 3주차에는 관람객이 5천 명 대로 떨어지면서 손익분기점도 넘지 못한 채 스크린에서 자취를 감췄다. 반면 ‘어벤져스 3’는 개봉 첫 날 98만 명의 관객을 모으고도 개봉 4일차에 133만 명을 모으며 한국 역대 일일 최다 관람객 수를 기록했다. 두 사례에 비춰 볼 때, ‘어벤져스 3’는 관객을 모을 만한 요소가 충분했기에 그만큼의 스크린을 차지했다는 것이다.

한편, ‘스크린 상한제’ 등 영화 독과점 방지를 위한 개정안 3건이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정희찬 기자 hchwjd2017@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