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가의 셰르파, ‘엑셀러레이터’

0
183
사진 출처: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블루포인트파트너스 투자심사역 한정봉 인터뷰

‘엑셀러레이터’에 대해 알고 있는가? ‘엑셀러레이터’는 새로운 기술을 가진 사람들의 사업화를 도와주고, 투자와 함께 사업의 길잡이 역할을 해 주는 회사이다. 스타트업들의 성공적인 창업을 지원하는 엑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트너스’에서 투자심사역으로 재직 중인 한정봉(10, 전전컴졸) 동문을 만났다.

사진 출처: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사진 출처: 블루포인트파트너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초기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회사,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이하 블루포인트)’에서 투자심사역으로 일하고 있는 한정봉이라고 합니다. 저는 GIST대학 1기 입학생으로 전기전산과를 졸업했고 KAIST 기술경영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어요. 대학원에서 하던 기술 창업 동아리에서 있던 인연으로 현재 회사에 재직하게 되었네요.

졸업 후 전기전산이 아닌 기술경영 쪽으로 대학원에 진학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공계 대학원을 간다는 것은 연구자의 삶을 산다는 것이잖아요. 이공계에서는 어떤 분야에서 제일이 되거나, 화두를 던지거나 하지 못한다면 그냥 남들이 만들어놓은 퍼즐을 맞추는 식의 연구를 진행하게 되더라고요. 속도를 조금 빠르게 하거나, 성능 조금 개선하거나, 이런 연구 말이죠. 전 이런 연구를 하고 싶지가 않았어요. 거기에 저는 제게 새로운 화두를 던질 만한 능력이 있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전기전산 쪽으로 대학원을 가지 않았어요. 또, 제가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고, 인문학적인 면에도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기술만이 아니라 경영 같은 것도 배우면 둘 다 깊게 알게 되진 못하겠지만 두 가지에 모두 장점을 가진 사람이 되지 않을까, 해서 기술경영 대학원에 진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술경영 대학원에서 어떤 것을 배우고, 어떻게 지금까지 이르게 되었나요?
사실 대학원에서 배운 것과 이 회사에 가게 된 것 사이에 큰 관련은 없어요(웃음). 대학원 생활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은 대학원에서 공부한 것이 아닌 동아리 활동이었습니다. 기술 창업 동아리 활동이었는데, 각자 자신의 기술력을 갖고 창업을 하려는 대학원생들이 모인 동아리였어요. 그곳에서 두 가지 주제로 매주 발표와 토론을 진행 했어요. 전자과, 기계과, 화공과 등 다양한 전공과 전문성이 섞인 시야에서 바라보는 토론을 매주 나누는 일은 배움의 연속이었습니다.

두 가지 주제의 팀이 돌아가며 발표를 하게 되는데, ‘Tech-Trend’팀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최신 기술에 관한 얘기를 주로 나누는 발표를 해요. 알파고, 블록체인 등도 화제가 되기 전에 여기서 먼저 얘기가 나왔었죠. 또, ‘Tech-Company’팀은 연구실에서 연구된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에 성공한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게 됩니다.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기술을 시장에 접목해서 성장해 왔는가에 대한 내용을 조사해 각자의 전공과 관점을 바탕으로 발표하는 것이었죠.

저는 이러한 동아리 활동이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또, 이런 활동을 하면서 ‘엑셀러레이터’라는 업을 알게 됐는데, 제가 대학원 갈 때 생각했던 ‘기술과 경영 두 가지 시각을 모두 가진 사람’에 맞는 직업이었죠.

블루포인트를 처음 만나게 된 곳은 동아리와 회사가 함께 진행한 행사였어요. 함께 행사를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회사에 초청도 되고, 교류도 하면서 계속 회사 대표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그러다 석사 2년 차에 제가 그 동아리의 대표를 맡았는데 대표 일을 하면서 블루포인트 회사와 함께 창업경진대회 등을 계획하다가 문득 궁금증이 생기더군요. “엑셀러레이터 활동을 바깥에서 보기만 했는데, 실제로 회사에 들어가 활동을 해보면 어떨까?” 하고 말이죠. 그래서 작년 여름쯤 블루포인트에서 인턴을 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한두달 인턴을 하다가 대표님께서 고맙게도 대학원을 졸업하고 나서 계속 회사에서 일했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하셨어요. 저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고, 이후 대학원을 졸업하고 나서 벌써 이 회사에서 1년째 일하고 있네요.

현재 회사에서 하는 일을 소개해 주세요
저는 우리 회사 투자팀 중 소프트웨어 관련 회사를 주로 만나는 ‘Stein’ 팀에 소속되어 있어요. 그곳에서 주로 새로운 창업 아이템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사업 소개를 듣고, 우리가 투자할만한 회사인지를 구별하는 일을 합니다. 투자의 과정은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이라, 연애랑 비슷한 것 같아요. 연애가 서로의 성향에 대해서 알아가는 과정인 것처럼 서로를 점점 알아가면서 서로가 줄 수 있는 이익은 무엇인지, 그 팀은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는지, 대표는 어떤 사람인지를 파악하고 어떤 기술을 가졌는지 알아가는 거지요. 그러다가 우리와 fit이 맞다고 판단되면 투자심의라는 절차를 통해 투자를 확정하고 진행합니다. 투자 이후에도 회사가 성장하기 위한 사업적 방향을 잡기위해 도와주고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소개해주는 등의 전략적인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투자에 대한 결정 조건 같은 것이 있나요?
투자라는 것은 돈만 지원해 주고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product-market fit’이 될 수 있는지를 주요하게 봅니다. ‘product-market fit’은 그 기술이 시장에 맞는지 확인하는 작업이에요. 고객이 확실히 정의되어 있는지, 고객이 느끼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인지, 그걸 풀기 위한 우리의 해결책은 무엇인지, 해결책을 구동하는 그 기술의 바탕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비즈니스를 이끌고 갈 사람이 적합한지를 판단합니다.

일단 기술이 기본적으로 좋다는 것이 판단되면 저희는 창업가의 성향을 중요하게 봅니다. 우리 회사에서 보는 창업가가 가져야 할 성향은 크게 3가지입니다. 첫 번째, 나의 상태와 경쟁자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인지능력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이해하고 그에 대한 조언을 받아들이는 수용성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조언을 바탕으로 개선할 수 있는 능력, 또는 새로운 인재를 들여올 수 있는 능력인 개방성이 필요합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제가 창업 업계에 있다고 굳이 창업을 장려하고 싶진 않아요. “대학원이나 취업 등의 길 외에도 또 다른 길로써 창업이 있다.” 정도로만 알려주고 싶어요. 왜냐하면 준비되진 않은 상태에서 창업하는 것은 시간과 돈만 날리는 일이거든요.

일단 창업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준비를 자세히 하세요. 가장 중요한 준비는 생각하고 있는 기술이 고객이 원하는 것인지 파악하는 일이에요. 보통 기술이나 솔루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뭔가를 만든 다음에 생각을 해요. “아, 이거 좋은데, 어디에 쓰일까? 어디에 쓰면 좋지 않을까?” 이런 접근은 좋지 않아요. 이런 접근으로 시작으로 하면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서비스나 제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요. 이는 통계적으로도 증명된 바인데, 많은 창업가들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장이, 고객이 원하지 않는 제품을 만들어서’예요.

저는 생활 속에서 문제점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봐요. 창업을 한다는 것은 생활 속의 문제를 찾고, 그 문제를 풀기 가장 적합한 기술을 만드는 것이에요.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가장 좋을 테고, 설령 내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를 할 수 있는 사람을 데려올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게 좋겠죠?

결국 GIST대학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일상생활에서 문제점을 찾아서 그를 해결하거나, “이게 바뀌면 좋을 거 같은데 왜 안됐지?” 싶은 것을 먼저 찾은 다음에 그에 대해 창업을 시작하라는 것이에요. 여러분에게 창업 아이디어가 있다면 정말 세상이 필요한 것인지, 그저 내 상상 속의 문제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시작하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