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 소설의 시작, 셜록 홈즈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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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 도일, 추리 소설의 기틀을 잡다

모든 것에는 흐름이 있다. 추리 소설도 마찬가지다. 지금부터 추리 소설의 역사를 따라가며 시대를 풍미했던 작가들과 그들의 대표작을 만나보자. 그 시작은 당연히 ‘최초의 탐정’ 셜록 홈즈 시리즈다.

셜록 홈즈 시리즈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영국의 탐정이자 작가였던 아서 코난 도일에 의해 탄생한 셜록 홈즈 시리즈는 ‘주홍색 연구’를 포함한 9권의 작품으로 이뤄져 있다. 런던 베이커가 221B번지에 사는 가상의 탐정 셜록 홈즈가 그의 파트너인 왓슨과 함께 여러 사건을 수사하고 해결하는 것이 셜록 홈즈 시리즈의 주된 내용이다. 이 작품의 인기는 엄청나서 작가인 도일에게 엄청난 부와 명예를 안겨준 것은 물론이고, 출간 후 약 100년이 지난 지금에도 계속해서 재창작되며 많은 사람에게 읽히고 있다.

이러한 인기는 아마 셜록 홈즈라는 캐릭터의 매력 때문일 것이다. 최초의 추리 소설이라고 일컬어지는 에드거 앨런 포의 ‘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 등 셜록 홈즈 시리즈 이전에도 추리 소설은 있었지만, 홈즈 이전의 탐정은 그냥 문제를 푸는 인물에 불과했다. 한 탐정이 시리즈로 활동한다는 개념도 없었다. 하지만 도일의 홈즈는 달랐다. 그는 탐정답게 날카로운 추리력과 분석력을 가지고 있지만, 감정에 휘둘리는 모습도 보이며 추리 실수도 하는 인간적인 면모 역시 가지고 있다. 이런 홈즈의 입체성은 셜록 홈즈 시리즈의 대성공을 가져 오게 되고, ‘탐정이 나오는 추리소설’이란 장르의 기틀을 잡게 된다.

셜록 홈즈 시리즈의 추리 소설로서의 의의는 철저한 증거 위주의 수사에 있다. 홈즈 이전의 추리 소설들은 탐정의 직관이나 추리력을 강조했다. 하지만 홈즈는 가설을 세우고 증거에 따라 타당하지 못한 것들을 하나하나 지워 가다가 진실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즉, 홈즈는 증거를 획득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그는 의학, 토양학, 식물학, 화학, 암호학이나 이전의 범죄 기록 등 범죄에 관련된 지식으로 무장하여 보통 사람은 넘어갈 만한 증거들을 빠짐없이 찾아낸다. 이러한 홈즈의 논리적인 수사는 이후 추리 소설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셜록 홈즈 시리즈는 요즈음의 추리 소설과 비교하면 상당히 지루할 수 있다. 내용 전개 방식이 현대 추리 소설의 주요 플롯인 ‘독자의 뒤통수를 치는 반전’이나 ‘독자와 작가간의 치밀한 논리 싸움’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이는 도일이 추리 소설의 지평을 연 작가이기에 갖는 한계다. 추리 소설은 도일 이후에야 하나의 장르로서 자리 잡았다. 때문에 현대의 추리 소설의 대표적인 플롯은 셜록 홈즈 시리즈 훨씬 이후에야 개발된다. 오히려 이런 현대적인 플롯의 시초는 도일 다음 시대의 작가인 애거서 크리스티나, 엘러리 퀸 등이라고 할 수 있다.

홈즈 또한 이후의 탐정들과는 많이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그러기에 홈즈는 현대의 탐정 캐릭터들과 매우 상이한 특성을 갖고 있다. 정보를 바탕으로 추리만 하는 탐정이 있는가 하면, 탐문수사 기술로 결정적인 정보를 모으는 탐정, 혹은 범인의 심리를 파악하는 탐정 등 다양한 탐정들이 있지만, 홈즈처럼 과학적 지식과 관찰력을 주 무기로 갖는 탐정은 드물다. 오히려 홈즈는 요즈음 탐정들의 아버지라기보다는 현대의 CSI 같은 과학수사대의 아버지라고 보는 것이 옳다.

셜록 홈즈를 읽었다면, 당신은 추리 소설의 세계에 한 발짝 들어온 셈이다. 셜록 홈즈와 코난 도일 뿐 아니라 수많은 작가와 그들이 만들어낸 멋진 탐정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홈즈는 그 시작에 불과하다. 다음 글에서는 추리 문학의 어머니, 애거서 크리스티에 대해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