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의 공유경제, 택시 셰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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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
삽화 = 김하연 기자

전 세계적으로 공유경제는 뜨거운 화두다. 우버와 리프트, 에어비앤비를 필두로 한 공유경제는 전 세계에서 붐을 일으키고 있다. GIST에도 공유경제는 존재한다. 배달긱, 공용자전거 등 많은 시도가 있었고 실패도 있었다. 현재 페이스북의 지스트-택시 잡는 사람들 페이지를 통해 이루어지는 택시 셰어링도 공유경제의 한 종류라고 볼 수 있다. GIST 택시 셰어링의 현 상황과 미래에 대해 분석해보자.

공유경제와 온디멘드 경제
공유경제가 현대적 의미로 처음 정립된 것은 하버드 대학의 로렌스 레식 교수에 의해서다. 레식 교수는 공유경제를 상업경제의 대척점으로서 화폐 대신 ‘인간관계나 자기 만족감이 교환의 매개로써 작용하는 경제’로 정의했다. 레식 교수의 공유경제에 해당하는 예는 도서관, 위키피디아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공유경제 개념은 현재 원래 가지고 있는 뜻보다 훨씬 넓은 범위에서 혼동돼 사용되고 있다. 룸셰어링, 오피스 셰어링, 카셰어링뿐만 아니라 배달긱 같은 공동구매, 위키피디아, 도서관, 고스펙의 PC를 공유하는 PC방 등 공유경제라는 단어는 혼동되는 폭이 넓다.

현재 공유경제와 혼동돼 사용되는 대표적인 개념으로는 ‘온디멘드 경제(On-demand Economy)’가 있다. 온디멘드 경제란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 줌으로써 기존 시장 대비 가격경쟁력을 갖춘 소비를 가능하게 하는 경제를 뜻한다. 대표적인 예로 우버나 에어비앤비가 있다. 이들은 모두 ICT기술을 이용해 소비자와 생산자를 연결해 주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우버나 에어비앤비가 ‘공유경제 사업모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이들이 공유경제의 대표격으로 취급받으면서 혼동이 생겼다. 이 모델들은 공유경제와 거의 관련이 없다. 오히려 온디멘드 경제에 가깝다. 그러나 그들이 ‘공유경제 사업모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사람들이 이에 너무 익숙해졌기 때문에 요즈음에는 공유경제와 온디멘드 경제를 거의 같은 의미로 쓰고 있다. 이 기사에서는 택시 셰어링에 초점을 두고 있어 공유경제란 단어를 온디멘드 경제와 같은 뜻으로 사용하겠다.

한국의 공유경제
공유경제의 대표주자인 우버는 라이드 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이들은 우버 소속의 차량이나 공유 차량을 승객과 연결해 수수료를 얻는다. 우버는 현재 전 세계에서 9,100만 명이 이용하고 연 113억의 매출을 낼 정도로 성장했다. 또 다른 대표주자인 에어비앤비는 숙박 공유업체로 방을 빌려줄 사람과 빌릴 사람을 연결해준다. 현재 전 세계 191개국, 10만 개 이상의 도시에 700만 개 이상의 숙소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에서 공유경제 산업은 큰 주목을 받고 있지만 한국은 이야기가 다르다. 한국에서 라이드 셰어링은 불법이기 때문이다. 우버는 2013년에 한국 시장에 진출했으나 택시 단체의 강한 반발과 함께 수사기관에 고발당했다. 결국 2015년 법원에서 불법 판단을 받고 해당 서비스를 중단했다. 사실상 택시와 같은 영업을 하면서 운전자의 노동 시간 및 여건, 자격증, 세금 등에서 법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한국에서 라이드 셰어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기업인 타다는 카셰어링을 서비스하고 있지만 11인승 카니발만을 대여하고 있다. 한국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르면 렌터카를 임차한 자에게 운전자를 같이 대여할 수 있는 경우는 외국인이나 장애인, 또는 11인승 이상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사람뿐이기 때문이다. 또한 일반 택시보다 20%가량 비싼 요금과 국토교통부의 규제로 입지를 빠르게 넓히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미국에서의 우버와 같은 라이드 셰어링 시스템은 한국에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GIST의 공유경제
놀랍게도 GIST에는 잘 운영되고 있는 공유경제 체제가 있다. 바로 택시 셰어링이다. 현재 택시 셰어링은 페이스북 페이지 ‘지스트-택시 잡는 대학생들’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GIST의 택시 셰어링은 어떤 주체가 소비자와 생산자를 연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같은 목적지를 가진 학생들이 글을 올리면 같이 타기를 원하는 사람이 댓글을 다는 방식이다. 같이 탈 사람들이 정해지면 모일 시간과 장소를 정한 후 택시를 같이 타고 돈을 나눠 낸다.

공유경제의 핵심인 소비자와 생산자의 연결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우버와 리프트의 경우 출발지와 도착지가 제각각이라 이를 연결하는 데 고도의 기술이 필요했다. 하지만 GIST의 경우 페이스북에 게시물을 올리는 것으로 충분하다. 출발지와 도착지가 GIST, 광주송정역, 유스퀘어, 광주공항 정도뿐이기 때문이다.

또한 페이스북을 통한 셰어링은 접근성 면에서 큰 장점이 있다. 학부생 중에서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드물다. 소비자가 많을수록 더 효율적인 소비가 가능해지는 공유경제의 특성상 이는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만약 GIST 택시 셰어링이 페이스북이 아닌 다른 플랫폼을 이용해야 했다면, 이용자를 모으기 힘들어 실패했을 것이다. 실제로 우버와 리프트 역시 앱이 정착되기 전까지 파격적인 할인정책으로 일단 사용자를 늘리는데 주력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손해를 좀 보더라도 소비자층을 늘리도록 하기 위해서다.

우버가 불법이었던 이유는 노동자 보호에 대한 책임을 전혀 지지 않기 때문이다. 우버는 소비자와 생산자를 연결해서 수수료를 벌지만,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수익을 올리지만 노동자를 보호할 책임을 전혀 지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수익을 창출하지 않고, 택시 조합을 통해 운영되는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세금을 내고 이용하는 택시 셰어링의 경우 전혀 불법이라고 할 수 없다.

또한 공유경제가 초기에 주목받았던 이유인 ‘자원 낭비 방지’ 측면에서 GIST의 택시 셰어링은 훌륭하다고 볼 수 있다. 우버와 리프트의 경우 큰 비판을 받는 측면이 오히려 교통량을 늘린다는 점이었다. 이들은 셰어링할 때는 물론이고, 혼자 이용할 때도 택시보다 저렴하다. 공유로 교통량을 줄어드는 폭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교통량이 늘어나는 폭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실증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GIST 택시 셰어링의 경우 혼자 이용하는 경우가 없으며 단순히 같은 길을 갈 사람을 모아서 가는 것뿐임으로 교통량을 줄이는 데에 일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높은 효율성과 수요
그렇다면 실제로 택시 셰어링을 했을 때의 요금 변화는 어떨까. GIST에서 유스퀘어로 택시를 타는 경우, 요금은 약 14,000원 정도 시간은 약 30분 정도가 걸린다. 이를 3명에서 셰어링할 경우 인당 4,500원 정도를 낸다. 버스를 이용할 경우 구글 맵스 기준으로 43분이 소요되며 성인 기준으로 1,200원이 부과된다. 여전히 버스가 더 저렴하긴 하지만 버스의 배차 시간이 길고,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는 버스 특성상 택시보다 느릴 수 밖에 없다. 또한 캐리어나 큰 짐을 택시 트렁크에 넣은 채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GIST의 택시 수요는 높다.

실제 수요도 많다. 지난 1학기(3, 4, 5, 6월) 기준으로 지스트 대학생 페이지(이하 지대생)에 게시된 택시 동승자 모집 글은 159건에 달한다. 특히 중간고사가 있었던 4월의 경우에는 모집 글이 49건에 달했다. 기말고사가 있었던 6월의 경우 종강 셔틀버스 운행으로 인해 모집 글이 27건으로 위의 넉 달 중 가장 적었다.

페이스북 플랫폼의 대안 찾아야
페이스북을 통한 택시 셰어링이 완벽한 상태인 것은 아니다. 동승자 매칭이 안 되는 경우도 있으며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의 경우 셰어링을 이용할 수 없다. 택시 동승자 모집글을 검색이나 분류하기 힘들다는 문제도 있다. 대학원생들의 수요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GIST TAXI는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고자 고안된 사이트이다. GIST TAXI의 관리자 박희수(12,생명과 졸업)씨는 “지대생 페이지는 택시 셰어링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지들이 올라오는 곳이다. 800여 명이 넘는 학우들이 택시 관련 글을 올리니 페이지가 난잡해진다. 또한, 페이스북은 검색이나 분류 기능도 약하다. 대학원생의 수요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점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GIST TAXI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GIST TAXI는 이용률이 지대생에 비해 현저히 낮다. GIST TAXI는 모바일 플랫폼이 없고 홍보가 적었던 데다가 사실상 지대생 페이지와 연결해주는 중개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이에 박희수 씨는 “하지만 결국 수요가 있으니 전용 택시 플랫폼이 필요하다. 전용 플랫폼은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않는 사용자도 포함해야 하며 지대생처럼 접근성도 좋아야 한다. GIST TAXI가 그런 플랫폼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음 학기가 되기 전 와 GIST TAXI의 성능을 개선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GIST 택시 셰어링이 나아가야 할 방향
택시 셰어링은 수요가 꾸준히 있다는 점에서 발전 가능성이 있는 플랫폼이다. 앞으로 GIST의 택시 셰어링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기초교육학부 진규호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한 GIST의 택시 셰어링 시스템의 문제점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공유경제에 특화되지 않은 페이스북의 불편한 인터페이스다. 대부분의 성공적인 공유경제 플랫폼들은 재화나 서비스의 공유에 있어 공유경험의 모든 활동들을 인터페이스 내부에 포함해 소비자 편의성을 극대화한다.반면, 현 택시 셰어링 시스템은 약속 장소 및 시간의 지정, 공유자 확인, 결제까지의 일련의 과정들을 공유소비자에게 전가하여 편의성이 떨어진다. 이는 수요 감소의 원인이 된다.

둘째는 좀 더 근본적인 문제로서 공유경제 참여자(즉, 수요)의 부족이다. GIST 내 학생들은 수요자이자 수혜자로서 하나의 공유경제 플랫폼을 형성시키기에는 그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진규호 교수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특정 시점에 수요를 동기화함으로써 일시적으로라도 공유경제에 접근이 가능하도록 수요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가장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대를 정해 미리 공지하여 학생들의 공유기회를 높일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또한 “택시 셰어링이 배달긱과 다른 가장 근본적인 차이점은 낯선 사람끼리 직접 대면해 같은 공간을 나눠야 한다는 점이다. 이처럼 강제된 상호작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심리적 불편함은 수요를 더욱 낮추는 요인이 된다. 새로운 앱이나 인터페이스의 개발이 여의치 않을 경우, 모집부터 결제까지의 일련의 과정에 대해 미리 프로토콜을 마련하고, 학내에 공유하는게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공유경험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비대면성을 높여주면 수요 진작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며 택시 셰어링 개선에 대하여 조언했다.

기초교육학부의 김희삼 교수 역시 “택시 셰어링 같은 온디멘드 경제는 디지털 플랫폼이 가장 중요하다. 수요자와 공급자를 잘 연결해줄 플랫폼이 필요하다. 이런 문제는 디지털 원주민인 학생들이 더 잘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참신한 디자인과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수요자를 모을 필요가 있다”며 디지털 플랫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지스트는 소규모 기숙학교기 때문에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으로도 공유경제를 시험하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다듬어져 확산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