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 총선을 말하다 ③ – 청년 정치, 어떻게 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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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년들 “정치 진입 막는 제도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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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정치인이 필요하다
20대 청년들은 정치에 관한 관심은 많지만,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다른 세대보다 높은 정치 참여 비용, 거대 정당의 헤게모니라는 진입 장벽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청년들은 정치적 약자인 20대들을 위한 일종의 배려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청년비례대표할당제’와 같은 강도 높은 대책을 주문했다.

이의정 전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20대 정치인을 만드는 것이 20대 청년들이 총선뿐만 아니라 정치 전반적인 상호작용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계기이자,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20대 정치인을 배출하게 되면, 어떤 식으로든 미디어들은 20대가 가지고 있는 의제에 대해 자연스러운 보도가 이어지게 되면서 사회적 관심으로 떠오를 것이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선거 때만 20대 정치인 배출에 대한 기대감을 올린다. 청년이 최대 화두였던 지난 20대 총선에서도 국회에 발을 들인 20대는 단 한 명, 그마저 비례대표였다. 이번 총선도 별다른 바 없어 보인다. 22일 기준으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역구 예비후보자 중 20대는 단 한 명도 없는 상태다.
공진성 조선대 교수는 “특정 지역을 범위로 하는 지역구 선거는 기득권력의 이권 투쟁이자 패거리 싸움으로, 소수의 20대가 세대를 이익집단화해서 끼어들 수 있는 선거는 아니다”고 말했다.

청년들은 정치권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민주당 전국청년당과 전국대학생위원회는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호명되고 소비되는 청년 팔이 정치는 거부한다”며 “민주당은 20~30대 청년 후보들이 21대 국회에 진입할 수 있도록 기성 정치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청년 공천 비율 대폭 증가와 비례대표·전략 공천 지역에 2030세대 30% 할당 등을 촉구했다.

다만 공 교수는 “같은 세대의 정치인이라고 해서 반드시 그들의 이해를 대변하거나 또 20대들이 이들 또래 정치인에 동질감을 가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제하며 “정당들 또한 표를 얻기 위한 단순 ‘장식용 비례’는 자칫 20대들에게 또 다른 측면의 불공정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고 경고했다.

“체계적인 청년 육성 시스템 필요”
그동안 각 정당은 선거 때마다 경쟁적으로 20대 청년을 영입하며 친(親)청년 정책을 통한 ‘이미지 쇄신’에 열 올리는 모습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선거용으로 영입할 때만 잠깐 주목받을 뿐, 청년 정치인으로 제대로 된 역할을 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기존 정당이 20대 청년을 소비하고 버린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청년 정치가로 활동하고 있는 우 모 씨도 “현재 국내 정치는 총선만 되면 청년 인재 영입, 청년 공약을 말하지만, 평소에는 기회도 권한도 주지 않고 청년을 키우지 않는다. 사연이 있는 청년을 영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청년들에게 기회와 권한을 주는 당내 구조를 만들어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 또한 ‘청년 정치인 육성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청년들을 조기부터 예비 정치인으로 육성해 정치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선진국에서는 청년 정치인을 육성하는 시스템을 오랜 시간에 걸쳐 구축해왔다. 청년들이 일찍이 정당의 육성 프로그램에 들어가 정당의 이념과 운영 방식을 배우며, 정치 현장에 입문하게 된다. 미국 민주당이나 공화당의 대학생위, 청년위를 운영하며 인턴십 제공, 당직자 등 정당 실무 경험을 쌓는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도 공화당 청년위에서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독일의 경우 대부분의 정당이 ‘청년 사민당’, ‘청년 녹색당’ 등을 운영해 정치 지망생을 육성한다.

“실망하고 등 돌리면 정치 더 멀어져”
그동안 20대는 꾸준히 정치권을 향해 ‘구애’의 메시지를 보냈다. 최근 20대의 투표율 변화가 이를 보여준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28.1%에 불과했던 20대 유권자 투표율은 19대 총선에서 41.5%, 20대 총선에서는 52.7%까지 상승했다. 이런 투표율의 비약적인 상승에는 청년 정치인에 대한 꾸준한 손짓과 반값등록금 등 20대의 관심을 끈 공약이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대부분 20대는 여전히 힘든 생활에 시달리고 있다.

10% 남짓 들어가는 대기업과 공기업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치열한 취업 전쟁에 시달리면서도 생활비 감당을 위해 아르바이트 전선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시간이 가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없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희망 고문’을 퍼붓는 정치권에 실망을 넘어 분노까지 하고 있다.

조선대 공진성 교수는 22일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 위해 청년 친화적인 이미지를 만들고, 청년들에게 요식적으로 구애한다는 것을 20대는 이미 알고 있다”면서 “어쩌면 이용되고 싶지도, 동원되고 싶지 않다는 것을 저조한 투표 행위로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은 안정된 경제적 기반을 갖추기 이전인 20대의 삶에 맞닿은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조 모 씨(26)는 “정쟁은 정치에서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지만, 청년 일자리 등과 관련한 법안들마저 그들의 밥그릇 싸움 뒷전으로 밀려나거나 인질로 잡고 협상하는 모습을 보면 없던 정치 혐오가 생긴다”고 개탄했다.

20대 청년들도 정치로부터 등 돌리기보다는 투표처럼 그들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이의정 전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정치를 통해 결실을 보는 과정은 쉽지 않으며, 오랜 시간 많은 갈등과 타협을 통해 열매를 맺기 때문에 단기간에 실망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면서 “지난 선거 때보다 어떻게 조금이라도 사회를 바꿔볼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 즉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 현재 20대뿐만 아니라 모든 정치를 대하는 유권자들에게 필요한 자세”라고 주장했다.

지역 언론, 20대에게 다가가야
20대 유권자들은 다가오는 총선에 관심이 있지만, 지역구 후보가 누구인지, 어떤 공약이 있는지 모른다고 호소한다.

기획취재팀이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만 19세 이상 29세 이하 광주지역 청년 51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4.1%가 인터넷 뉴스를 통해 정보를 수집한다고 답했지만 인쇄 매체(신문 등)를 통해 정보를 수집한다고 한 이는 2.5%에 불과했다. 지역 언론 대부분이 인터넷뉴스를 공급하고 있지만,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은 중앙 뉴스 위주로 공급하고 있다. 지역구 후보 등 지역 후보와 현안 등에 대해 가장 자세히 보도하는 매체는 지역 언론이지만, 정작 20대가 지역 언론을 접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지역 총선 정보에 대해 정보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지역 언론 또한 주요 독자층이 아닌 20대와 관련한 의제를 다루지 않는다고 전문가는 분석했다.

윤석년 광주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신문 등 지역 언론은 주 독자층인 기성세대를 위한 보도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독자층이 아닌 20대 청년들의 의제나 이슈에 대해서는 소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는 다시 20대의 지역 언론에 대한 무관심을 야기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지역 언론이 20대가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의정 전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역 언론이 당장 성과가 나오지는 않더라도, 끊임없이 20대를 위한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그들과 연결할 수 있는 계단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