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브스카이트, 태양광 전지가 만들 새로운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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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로브스카이트의 구조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한국화학연구원 연구팀이 발표한 페로브스카이트 관련 논문이 2월 26일 자 네이처지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페로브스카이트는 기존 실리콘 소재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잘 휘어지며 투명한 특징을 가진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차세대 태양광 전지로 쓰여 에너지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스트신문>에서는 페로브스카이트의 특징, 보완점, 전망 등을 다룬다.

페로브스카이트란?
태양광 전지에 쓰이는 페로브스카이트는 ABX3 형태의 광물을 통칭하는 말로, 러시아의 과학자 페로브스키가 발견했다. ABX3 구조에서 A 부분은 탄소를 포함하는 유기 양이온, B는 탄소를 포함하지 않는 금속 양이온, X는 할로겐 음이온이다.

페로브스카이트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9년 일본 미야자키 교수 연구팀에서 태양광 전지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이후부터다. 이후 태양광 전지 소자로서의 페로브스카이트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졌다. 현재는 실리콘 태양광 전지를 이을 강력한 차세대 태양광 전지 후보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하지만 페로브스카이트 물질 자체에 관한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다. 김주현 학생(신소재공학부, 박사 과정)은 “페로브스카이트의 태양광 전지 사용 가능성은 물질에 대한 연구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실험을 통해 발견된 것이다. 하지만, 물질 자체에 대한 연구는 많이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광 전지 구조와 원리
페로브스카이트 태양광 전지는 투명 전극, 전자 수송층, 페로브스카이트 층, 정공 수송층, 금속 전극으로 층이 나뉜다.

태양이 방출한 빛은 투명전극을 통해 페로브스카이트 층으로 들어간다. 이 빛에 의해 전자와 정공이 분리된다. 분리된 전자와 정공은 각각 전자 수송 층과 정공 수송 층으로 이동하는데, 이 흐름이 전류를 발생시킨다.

패로브스카이트의 구조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패로브스카이트의 구조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기존 실리콘 소재 대비 강점
현재 상용화된 실리콘 소재 태양광 전지는 이론상 최대효율인 30%에 근접한 26.7%의 효율을 낸다. 그러나 복잡한 공정 과정으로 큰 비용 절감은 어렵다. 반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광 전지는 효율, 비용 면에서 큰 잠재력을 가진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광 전지는 띠틈1) 조절 가능성을 통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띠틈이란 전도띠2)와 원자가띠3) 사이의 에너지 차를 말한다. 입사된 빛의 에너지가 띠틈보다 크면 전류가 발생된다. 띠틈이 크면 전기 생산 효율은 높아진다. 하지만 흡수 파장대가 좁아진다. 반대로 띠틈이 너무 작으면 그 반대다.

따라서 태양광 발전을 위해서는 1.3eV 정도의 적절한 띠틈이 가장 좋다.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는 실리콘 소재와 달리 ABX3에 들어가는 물질 조성을 바꿀 수 있어 1.3eV의 띠틈을 만드는데 유리하다.

비용 면에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광 전지가 유리한 이유는 간단한 공정 때문이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미세한 결정구조이기에 저온에서도 잘 용해된다. 덕분에 약 500℃에서 제작하는 실리콘 소자와 달리 200℃ 이하에서 제작할 수 있다. 이 용액을 기판에 바르는 간단한 공정으로 페로브스카이트 층 제작이 가능한 점이 제작 비용을 낮춰준다.

이 밖에도 페로브스카이트 소자는 실리콘 소자보다 유연해 곡면으로 만들 수 있고, 반투명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
페로브스카이트 태양광 전지 효율은 2012년 약 10%에서 현재 약 25%까지 비교적 짧은 기간 내 급격하게 증가했다. 효율을 높이기 위해 국내외 연구진은 여러 전략을 취했다.
한국화학연구원 서장원 박사 연구팀은 전자 수송층의 물질을 TiO2보다 페로브스카이트 층에서 전자를 잘 흡수할 수 있는 SiO2로 바꿨다. 이를 통해 25.2%의 효율을 기록해 NREL4) 차트에 등재됐다.

실리콘, 페로브스카이트, 텐덤 소자의 태양광 전환 효율 (0.1cm3 소자 기준, NREL 차트 데이터 중 일부 발췌)
실리콘, 페로브스카이트, 텐덤 소자의 태양광 전환 효율
(0.1cm3 소자 기준, NREL 차트 데이터 중 일부 발췌)

UNIST 석상일 교수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광활성층5)의 미세구조 안정화로 효율을 올렸다. ABX3 구조에서 이온의 크기를 고르게 하여 내부 구조의 틀어짐을 막았다. 내부 구조가 틀어지면 물질 결함 생성 및 물질이 불안정해지며 전하 전달도가 떨어져 효율이 낮아진다. 연구팀은 변형을 막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재 페로브스카이트 단일 소자 최고 전환 효율인 25.5%를 기록해 NREL 차트에 등록됐다.

GIST 이광희, 김희주 교수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층 내부 주기적인 배열이 깨져 전하를 띄는 이온 결함을 막기 위해 양쪽성 이온을 이용했다. 양쪽성 이온은 한 가지 분자에 양이온과 음이온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온을 말한다. 기존에는 이온 결함을 조절하기 위해 양이온과 음이온을 따로 첨가했기 때문에 과도하게 첨가물을 넣어 효율이 떨어졌다. 반면 양쪽성 이온을 이용하면 한 분자가 양이온 또는 음이온이 돼 첨가물의 양을 줄일 수 있다.

내구성 향상을 위한 노력
내구성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광 전지의 수명을 결정한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광 전지는 물, 빛, 열에 취약하므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GIST 이상한, 이광희 교수 연구팀은 방수 기능이 있는 액체 금속, 티타늄 포일을 이용해 페로브스카이트 소자를 밀봉했다. 이에 따라 수분에 의한 내구성 하락을 줄일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전 세계적으로 빛, 열에 대한 취약성을 보완하거나 태양광 전지 소자 자체의 내구성을 개선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상용화를 위한 과제, 납 문제
납 이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광 전지가 상용화 될 수 없다. 페로브스카이트의 구조 ABX3 중 B에 주로 납이 사용된다. 납은 금속 양이온 중 가장 뛰어난 효율을 보인다. 그러나 납은 신체와 환경에 모두 유해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주석, 게르마늄 등으로 납을 대체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효율 면에서 미비한 실정이다.

전망 및 방향성
GIST 연구진은 상용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광희 교수 연구팀 김주현 학생은 “최근 페로브스카이트 태양광 전지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체감한다”며 “이광희 교수는 궁극적으로 반투명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광 전지를 만들고 싶어 한다. 이를 통해 창문, 차문 등 일상적인 공간에 쓰일 수 있는 전지를 만들면 태양광 전지가 활발히 보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리콘 전지와 페로브스카이트 전지를 결합한 텐덤 전지는 상용화가 더 이상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다. 고도화된 실리콘 전지를 이용할 수 있고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연구진이 29.5% 효율을 달성하면서 고효율화 가능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외 기업에서 텐덤 전지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렇듯 페로브스카이트 태양광 전지는 텐덤 전지부터 시작해 서서히 우리 삶 속으로 들어올 것이다. 정부가 태양광 발전에 거는 기대가 큰 만큼, 페로브스카이트 태양광 전지가 얼마나 빠르게 문제점을 보완해 성공적으로 상용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용어 설명
1)띠틈:
맨 아랫부분의 에너지 준위와 원자가띠 맨 윗부분의 에너지 준위 간의 에너지 차
2)전도띠(conduction band : EC): 전자가 자유롭게 되는 에너지 준위
3)원자가띠(valence band : EV): 반도체 에너지 준위 중 더 낮은 에너지 준위
4)NREL: National Renewable Energy Laboratory
5)광활성층: 유기태양전지 다층 소자 구조에서 태양광을 직접 흡수하는 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