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가치를 느낀 신안 섬으로의 교육 봉사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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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신안신의중학교에서 개최된 ‘찾아가는 과학캠프’의 단체 사진이다.
지난 7월 신안신의중학교에서 개최된 ‘찾아가는 과학캠프’의 단체 사진이다.
지난 7월 신안신의중학교에서 개최된 ‘찾아가는 과학캠프’의 단체 사진이다.

지난 7월 15일(목)부터 16일(금)까지, 2일간 GIST 사회공헌단 피움단(이하 피움단)이 신안신의중학교에서 ‘찾아가는 과학캠프’를 개최했다.

‘찾아가는 과학캠프’(이하 과학캠프)
는 피움단이 학교에 직접 방문해 과학 수업과 진로 멘토링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지역사회 협력, 소외 지역 청소년들에게 과학문화 확산 및 배움의 나눔 정신 실천을 목표로 한다.

섬에 있는 학교, 전교생은 31명
신의중은 전교생이 31명으로 소규모다. 조 구성을 여러 학년을 섞어 배정했음에도, 학년에 상관없이 친근하게 대화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필자가 중학생 때는 같은 학년, 같은 반 외에는 이름조차 몰랐다. 그에 비해 신의중은 구성원 모두가 서로를 잘 알고 있었다. 덕분에 화목한 분위기 속에서 수업할 수 있었다.

신안 섬에서 가장 가까운 육지로 나가는 데 배로 2시간이 걸린다. 배가 뜰 수 없는 날이면 육지와 섬 사이의 이동이 단절된다. 아이들은 대부분 섬 안에서 놀 거리를 찾는다. 육지에서 볼 수 있는 당구장 등의 시설도 일부 존재하지만, 아이들이 놀기에는 마땅치 않다. 섬에 없는 피시방 대신, 집에서 컴퓨터로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사교육으로 과열된 육지와 달리, 섬은 대부분 공교육에 의존하고 있었다. 수업 중 준비한 퀴즈들은 아이들의 학습 능력 증진을 위해 교육과정 외의 난도 높은 내용도 일부 포함했다. 아이들이 교과 과정 외 내용에 적응하지 못해 의욕을 잃을까 염려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떤 문제든 도전을 하며 수월하게 맞혔다. 오답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고, 서른 명의 아이들 모두 한 번 이상 손을 들어 발표했다. 눈을 빛내며 자신의 근거를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아이도 있었다. 도전적인 태도가 아이들의 학습 능력의 바탕처럼 보였다.

신의중 측도 다양한 기관과 협력하여 진로 탐색 캠프를 운영하고 여러 과학 키트를 접하는 등 교육에 대한 열정이 높았다. 아이들은 이전에 다뤄본 다른 과학 키트를 언급하기도 했다. 학교 곳곳마다 보이는 과학 키트로 제작된 물건들이 그 사실을 방증했다. 학교 시설 또한 깨끗하고 편리했다. 학교 측은 도서 지역의 지리적 단점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러한 노력은 도서 지역의 균등한 교육 기회 제공을 위해 교육 봉사 단체들의 지속적 관심 및 도움이 필요함을 보여줬다.

말썽꾸러기 문제아
조별 활동 중에 자리 이동이 끝나지 않아 소란스러울 때 학교 선생님이 다가와 필자에게 말을 건넸다. 해당 조에 배정된 아이가 학교의 가장 말썽꾸러기이니, 주목해서 봐달라는 것이었다. 옆에 앉은 다른 아이들도 맞장구를 치며 가장 문제아라고 말했다. 아직 성숙하지 않은 아이들은 가끔 말썽을 피울 때도 있기에 그런 아이이겠거니 하는 생각을 했다.막상 수업에 들어가자 그 아이는 예상과는 다른 행동을 보였다. 누구보다 조의 득점을 위해 열의를 보였다. 수업 중 흥미도 증진을 위해 준비한 퀴즈 중 꽤 어렵다고 생각했던 문제를 한 번에 맞추기도 했다. 다른 문제와 다르게 두 배의 점수를 걸었지만, 교실 안에는 정적만 가득했다. 그 순간 그 아이는 손을 번쩍 들어 정답을 말했다. 초음파 자동차 만들기도 멘토 도움 없이 시행착오 끝에 스스로 해냈다. 물론 학교 선생님이 우려했듯이 과격한 언행
과 행동도 있었으나, 멘토인 필자와 일대일 대화를 통해 금방 수긍하는 태도를 보였다. 전형적인 ‘모범생’과는 다른 행동 양상을 보였지만, ‘문제아’라는 호
칭을 받을 정도인지 의문이 들었다.

일반적인 공교육은 한 교사가 다수의 학생을 지도해, 각 아이의 특성에 따라 지도 방식을 변환하기 힘들다. 그러나 과학 캠프 동안에는 한 멘토가 소수 학생만 맡았기에 개인 지도가 가능했다. 짧은 시간 안에 그 아이가 변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된다. 한정된 교육 인프라는 모든 학생의 특성을 반영할 수 없다 보니, 다수를 따르지 않는 학생은 문제아로 분류될 수밖에 없다. 학교란 단순히 지식을 배우는 공간이 아닌, 사회의 일원이 되기 전에 거치는 사전 단계이다. 본 사례로 필자는 오늘 터득한 지도법을 바탕으로 추후 과학캠프에서도 아이들이 공동체에서 공부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수업에 몰두하는 아이들
과학 캠프는 총 3부로 진행됐다. 4교시 동안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수업에도 아이들은 끝까지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2부 수업은 스마트폰 현미경을 제작하고 관찰하는 것이었다. 관찰을 위해 수업 중간에 스마트폰을 배부했는데, 수업 중 사용으로 참여도가 떨어질까 걱정했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주어진 시간에만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그 후에는 수업에 집중했다. 눈앞에 있으면 마음이 갈 법도 한데 잘 참고 열심히 참여해주는 아이들이 고마웠다.

3부 수업에서는 초음파 자동차를 제작했다. 멘토들도 처음 제작해볼 때 꽤 긴 시간이 걸릴 정도로 어려운 키트였다. 그러나 아이들은 설명서만 보고도 혼자서 척척 해냈다. 먼저 완성한 아이들은 어려워하는 옆자리 친구를 기꺼이 도와주기도 하며 보조 멘토의 역할을 자처했다. 친구가 도움을 요청하기 전에 먼저 “내가 도와줄까?”라고 물어보는 배려심과 혼자서 어떻게든 해보려고 노력하는 탐구심이 기특했다.

멘토들의 꿈, 아이들의 꿈
쉬는 시간에 아이들과 얕게 나눈 대화에서도 아이들의 미래와 진로에 대한 고민이 느껴졌다. 얼마나 막막한 고민인지 필자도 잘 알기에 경험을 공유해 고민을 덜어주고 싶었다. 초등학교부터 GIST에 이르기까지 필자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늘어놓았다. 이야기를 시작하자 작게 빛나는 서른 쌍의 눈동자가 한곳에 모이는 것이 느껴졌다. 20대 필자의 꿈 이야기가 10대 아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길 바랐다.

멘토들의 이야기가 끝나고, 아이들의 꿈은 무엇인지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꿈을 얘기하는 게 부끄러운지 이전 수업 내의 퀴즈 시간에 보여준 기세는 사라지고 수줍어하는 모습만 남았다. 이에 발표의 보상으로 사탕 뭉치 한 줌을 제시하자 한 아이가 손을 번쩍 들었다. 자신의 꿈은 ‘스카이다이빙’이라고 말했다. 그 아이를 기점으로 다른 아이들의 꿈들이 쏟아져나왔다. ‘우주여행’, ‘번지점프’, ‘세계여행’, ‘100만 유튜버’ 등 각양각색이었다. 자신의 꿈이 ‘의사’라고 곧은 자세로 대답한 한 아이 외에는, 흔히 생각하는 꿈의 대표적 예시인 ‘사’자 직업이 나오지 않았다. 육지와 떨어진 섬에 사는 아이들이지만, 꿈만큼은 섬에 묶이지 않고 자유로웠다.

이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짓궂은 질문도 대응하겠다고 다짐했지만, ‘GIST에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했다. 오늘 GIST를 처음 접한 아이들이, 과학캠프를 거친 후 진학 의지를 보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과학캠프가 만족스러웠다는 증거인 듯해 보람찼다.

캠프를 마무리하며
오프라인에서 아이들과 머리를 맞대고 하는 교육 봉사는 교습 능력뿐 아니라 상황대처 능력도 성장시킬 수 있었다. 사전에 협의한 아이들의 명찰이 당일 현장에서는 일부 준비되지 않아, 급하게 빈 라벨 용지로 아이들의 명찰을 대신했다. 교구로 나눠준 사물들을 아이들이 장난으로 사용해 위험한 상황을 막느라 진땀을 빼는 일도 있었다. 당일 발생한 여러 변수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를 극복하면서 다방면으로 성장하는 기회가 되었다.

지식은 나눌 때 가장 가치 있다. 자신에게는 그저 평범한 지식이 상대방에게는 흥미롭고 가치 있는 지식일 수 있다. 이는 지식이 한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며 교육이라는 수단이 존재하는 이유일 것이다. 모두에게 지식이 공유될 수 있도록, 더 알고 있는 사람들이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필자가 본 과학캠프에 참여한 이유이다. GIST 학우들도 교육 봉사 기회가 주어진다면 주저하지 말고 경험해보길 바란다. 멘토인 당신에게도, 멘티인 학생에게도, 모두에게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