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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기숙사, 학생 수용인원 늘고 편의시설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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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실 등 대학원기숙사의 편의시설 일부가 학생들의 거주공간으로 바뀌게 된다.

교학팀은 대학원기숙사 부족 현상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기숙사 호실 증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23일 대학원기숙사 1동~7동의 2층과 3층 공사가 완료됐고, 11월 말까지 대학원기숙사 7동 영어공부방·9동 공사와 가구 배치가 완료된다.

학생들이 거주하는 호실로 바뀌는 곳은 기숙사 공용 공간인 로비, 휴게실, 회의실, 공부방 등 이다. 27개 실이 증설돼 총 88명을 추가로 수용할 수 있다. 휴게실이나 회의실 같은 편의시설은 기존 호실보다 넓기 때문에 3~4인실로 바뀐다. 교학팀은 앞으로는 기숙사 호실이 남아도 연구원들을 수용하지 않고 인턴과 신입생 모집을 대비해 일정부분 여유호실로 비워둘 예정이다. 기숙사 개조 공사비로는 4억여 원, 가구 배치비로는 1억여 원이 쓰였다.

현재 지스트 대학원기숙사는 다른 과학기술원과 달리 석사·박사과정의 연차 초과자와 박사후연구원들을 모두 수용하고 있다. 이는 지난 3월 발생했던 대학원 기숙사 부족 사태의 원인이 됐다. (관련 기사 본지 2호. <기숙사 이사 문제, 관리강화 필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4월 초 교학팀은 ▲대학원 기숙사 호실 증설 공사 ▲7월 말까지 연구원들의 퇴실 ▲12월까지 3~4년차 연차 초과자의 퇴실을 결정했다.

교학팀은 공사에 앞서 대학원생들에게 안내 메일을 보냈다. 교학팀 관계자는 “안내 메일을 두어 차례 보낸 후 항의도 많이 받았지만, 대화를 통해 대학원생들의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대학원 기숙사자치회 측은 “학생 수 증가로 인한 주거 공간 부족에 따른 기숙사 증축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감당할 수 없는 학생 수 증가로 인한 내부복지의 저하는 결국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려 학교경쟁력 저하로 이루어질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연차 초과자의 퇴실에 대해 대학원 기숙사자치회 측은“연차초과자에 대한 아무런 보상 없이 추가적인 불이익을 감수하라는 것은 연차초과자 학생들의 불만을 일으키는데, 이에 대한 학교의 적절한 조치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교학팀은 일정 기간 내에 퇴실해야 하는 연구원과 석사·박사과정의 연차 초과자들을 위한 ‘부동산 추천’서비스를 도입했다. 학생상담·경력개발센터에 접수하면 시중 수수료의 절반만 내고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주택을 소개받을 수 있다. 교학팀 관계자는 이를 통해 “연차초과자 학생들이 여러 번 부동산을 찾아다니는 수고를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현준 기자 myblue610@gist.ac.kr

폭력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세상에서 완전한 결백을 말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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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내가 알게 됐는지 알아? 꿈에 말이야. 내가 물구나무서 있었는데…… 내 몸에서 잎사귀가 자라고, 내 손에서 뿌리가 돋아서…… 땅속으로 파고들었어. 끝없이, 끝없이…… 사타구니에서 꽃이 피어나려고 해서 다리를 벌렸는데, 활짝 벌렸는데…… 『채식주의자』 중

사진  모두가 예스라고 할 때, 혼자 노라고 하는 사람.’ 15년 전, 한 증권회사의 TV 광고에 등장해 아직도 많은 사람에게 언급되는 말이다. 우리는 아닐 때 아님을 말할 수 있는 당당함을 가지라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 우리 사회는 이러한 행동을 하는 소수를 어떻게 대하고 있을까. 불편함의 시선뿐만 아니라 비난, 심지어는 물리적인 폭력으로까지 이어진다. 그런데도 당신은 많은 이들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에 대한 부조리함을 느꼈을 때, 당당하게 그 상황을 거부할 수 있을까?

한강 작가는 소설 『채식주의자』를 통해 폭력과 아름다움이 뒤섞인 세상 속 인간에 대한 끈질긴 질문을 던진다.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과 폭력’, 그리고 이를 벗어나 결백하고자 하는 ‘아름다움’ 사이에서 인간은 과연 어떤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가.

 

세계를 집어삼킨 채식주의자

『채식주의자』는 지난 5월 16일 노벨 문학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이라 불리는 맨부커인터네셔널상의 올해의 수상작으로 호명돼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맨부커상 선정위원회는 “아름다움과 공포의 기묘한 조화, 불안하고 난감하면서도 아름다운 작품 『채식주의자』는 현대 한국에 대한 소설이자 수치와 욕망, 그리고 타인을 이해하고자 하는, 갇힌 한 육체가 다른 갇힌 육체를 이해하려는 우리 모두의 불안정한 시도들에 대한 소설이다”며 선정이유를 밝혔다. 『채식주의자』에 대한 해외의 평가는 작품의 충격성과 불안정함에 주목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감각적이고 도발적이다. 한 문장 한 문장이 놀라운 경험”이라고 평했다.

『채식주의자』는 한강 작가의 세 번째 소설이다. 표제작인 「채식주의자」, 2005년 이상문학상 수상작 「몽고반점」 그리고 「나무 불꽃」 총 3편의 중편들을 엮은 연작 소설이다. “따로 있을 때는 저마다의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합해지면 그중 어느 것도 아닌 다른 이야기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 가 담기는 장편 소설이다”고 작가는 말한다.

  인간에 대한 질문을 문학으로 승화시키는 작가

한강 작가는 1970년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났다. 1993년 《문학과 사회》 계간지에 「서울의 겨울」 등 시 4편이 당선되면서 시인으로 먼저 등단했다.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서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도 등단한 그녀는 올해 만 46세, 작가 생활 23년을 맞은 중견작가다.

한국 여성작가들은 인간의 내면에 관심을 섬세한 문장으로 풀어간다. 특히 한강 작가는 인간의 상처와 고통에 대한 관심을 탐구해왔다. 한강 작가는 책을 쓰는 것을 자신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존재의 깊고 어두운 심연은 어떤 모습인가’를 다룬 작가의 초기작 『검은 사슴』부터, ‘우리는 삶을 살아내야 하는가, 그것이 가능한가’를 묻는 『바람이 분다, 가라』, ‘정말 우리가 살아내야 한다면, 인간의 어떤 지점을 바라보면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 『희랍어 시간』, 가장 최근에 발간된 『흰』까지 인간의 내면과 광기에 대한 질문을 소설들 전체에서 치밀한 문장과 서사를 통해 제기한다.

  폭력을 거부하는 개인에게 폭력을 가하는 세계

  거적때기를 걷고 들어간 순간 봤어. 수백 개의, 커다랗고 시뻘건 고깃덩어리들이 기다란 대막대들에 매달려 있는 걸. 어떤 덩어리에선 아직 마르지 않은 붉은 피가 떨어져 내리고 있었어 입고 있던 흰옷이 온통 피에 젖었어. (중략) 갑자기 숲이 환해지고, 봄날의 나무들이 초록빛으로 우거졌어. 어린아이들이 우글거리고, 맛있는 냄새가 났어. 수많은 가족이 소풍 중이었어. 그 광경은, 말할 수 없이 찬란했어 하지만 난 무서웠어. 아직 내 옷에 피가 묻어 있었어 내 손에 피가 묻어있었어. 내 입에 피가 묻어 있었어. 그 헛간에서, 나는 떨어진 고깃덩어리를 주워 먹었거든. 내 잇몸과 입천장에 물컹한 날고기를 문질러 붉은 피를 발랐거든. 헛간 바닥, 피 웅덩이에 비친 내 눈이 번쩍였어. – 「채식주의자」 중 영혜의 꿈 일부분

어느 새벽, 소설의 주인공인 영혜는 충격적인 꿈을 꾼다. 이후 영혜는 고기를 거부하고 ‘채식주의자’가 된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은 그녀의 그런 모습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영혜는 억지로 고기를 먹이려는 가족들에게 자신의 손목을 그으며 저항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영혜의 이런 모습을 ‘정신병’으로 치부해 정신병원으로 들여보낸다. 반복된 꿈과 주위의 압박에 지쳐가는 영혜는 결국 모든 음식을 거부하며 아무것도 해치지 않는 식물이 되고자 한다. 광합성을 하는 듯 나체 상태로 햇볕을 쬐고, 병원을 탈출해 비 오는 숲에 서서 가만히 죽음을 기다리는 등 자기 파괴의 길을 걷는다.

영혜는 주어진 일상의 조건에서 답답함과 옥죄임을 예민하게 느끼는 존재이다. 현실을 바꾼 것은 꿈이었지만 꿈의 기저엔 폭력에 대한 트라우마가 짙게 깔려있다. 영혜의 기억 속에 있던 어린 시절 자신을 물었던 개의 비윤리적 죽음, 아버지의 폭력, 남편에게서 얻게 된 공포심과 두려움. 넓게는 세상의 폭력이 영혜의 무의식 속 큰 충격으로 새겨지다 이런 불안정함이 어느 날의 꿈에서 육식으로 나타난다. 그녀는 육식으로 상징되는 ‘폭력성’을 토해내는 방법으로 채식을 택한다. 세상의 폭력성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영혜는 홀로 결백을 실현하려 한 것이다.

그러나 극단적인 채식주의는 영혜와 그 주변 사람들에게 충격을 일으킨다. 영혜가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을 바라보는 사람들, 특히 누구보다 그녀를 이해해줘야 하는 그녀의 가족들은 영혜를 묶고 억지로 고기를 입에 쑤셔 넣는다. 이후 가족들에 의해 정신 병원에 수용됐을 땐 의사와 간호사들이 호스로 미음을 넣고 그녀가 뱉어내지 못하게 진정제로 재워버리는 등 영혜의 ‘육식 거부’를 인정하지 않는다. 세상의 폭력성을 토해내기 위해 채식을 선택한 영혜에게, 아무것도 해치고 싶어 하지 않았던 그녀에게 세상은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려 폭력을 행사한다.

인간의 욕망과 폭력을 거부하고 근원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려 했던 영혜, 소설 『채식주의자』에서 작가는 영혜를 통해 독자들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고 싶었을까. “저는 인간의 선함을 간절하게 믿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인간의 존엄성을 굳게 믿고, 인간을 사랑하기 때문에 아름다움과 폭력이 공존하는 세계에 고통과 슬픔을 느낍니다”고 작가는 한 국내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은 우리의 인식은 성장했고,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나와 다름을 인정한다고 말한다. 혹은, 그렇다고 믿는다. 그러나 아직도 누군가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하고, 누군가는 왼손이 아닌 오른손을 써야하고, 누군가는 다수에 반대되는 자신의 신념을 밝히지 못한다. ‘모두가 예스라고 할 때, 혼자 노라고 하는 사람’, 우리는 이렇게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려는 사람들에게 ‘폭력’을 쓰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가.

양지희 기자  zzzwlgml159@gist.ac.kr

대체복무제도 폐지와 ‘신뢰받는 혁신강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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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6일, 국방부는 병역자원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대체복무 제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결과적으로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문연구요원제도의 경우 불과 3년 뒤인 2019년부터 완전히 없애겠다고 하였다. 당연히 전방위적인 반발에 부딪혔다. 전국 이공계 및 의과 대학생들은 물론, 미래창조과학부, 행정자치부 같은 정부 기관에다가 중소기업중앙회를 위시한 민간기관까지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그야말로 국방부 홀로 외롭게 외치고 있다.

‘인구구조의 변화로 병역자원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이야기는 갑자기 등장한 게 아니다. 심지어 1982년 9월 27일자 <동아일보> 2면에도 비슷한 취지의 기사가 실려 있을 정도로, 오래되다 못해 박물관에라도 모셔둬야 할 법한 문제인 것이다. 이 문제에 대비할 수 있었던 지난 30년의 긴 세월 동안 국방부는 진정 최선을 다했는가?

물론 국방력 유지를 위해서 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병역자원을 더 확보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그 ‘일환’으로 전문연구요원까지 일반 병력으로 활용하겠다면? 얻는 것에 비해 잃는 게 너무도 큰 나머지, 국방부가 ‘지능적 종북’으로까지 불리지 않을까하는 걱정마저 든다.

전문연구요원들과 그 제도는 개인, 대학은 물론 기업과 국가에까지 막대한 편익을 제공해왔다. 중소/중견기업들의 경우 주로 전문연구요원 제도를 통해 연구개발 인력을 충당해 왔는데,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2012년 보고서에 따르면, 그들이 제공하는 경제적 가치는 연간 수조 원에 이른다. 한편 국내 이공계 대학원은 전문연구요원 제도를 통해 원래라면 해외로 나가버렸을 인재들을 유치해왔다. 국방부 스스로조차 과학기술인으로 하여금 일반적인 병사로 복무토록 하기보다는 ‘과학기술 전문사관’ 등의 제도를 통해 국방과학기술의 발전에 기여하도록 유도해왔다.

따라서 이 제도가 폐지된다면 단기적으로는 기업과 국내 이공계 대학원에,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산업 경쟁력과 국방과학기술 수준에 크나큰 악영향을 끼칠 것이며, 이 모든 ‘쇠퇴’를 북한은 가만히 앉아 빙긋이 지켜볼 것이다. 그럼에도 이 제도를 폐지하여 사병을 무려 ‘1%’나 늘리려 한다면, 이는 그야말로 ‘지능적 종북’이나 할 법한 자해인 셈이다.

사실 전문연구요원 제도는 ‘특혜’라는 비판이 있었고, 국방부는 그것을 입장에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 제도를 마냥 특혜라고 보기는 어렵다. 특혜라고 칭하기 위해서는 전문연구요원 본인들만 이익을 보고 전체 사회 모두가 손해를 보거나 해야 하는데, 앞서 언급하였듯 해당 제도는 무엇보다 기업과 국가에 유익한 제도이지 않은가?

물론 전문연구요원 제도가, ‘개인의 학업’에 대한 혜택이라는 주장 또한 큰 오해이다. 국가 전반에 유익하기에 다른 누구도 아닌 ‘정부’가 연구비를 지급하는 것이고, 그 유익함이 매우 크니 장학금까지 지급해서라도 육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즉, 단순한 ‘개인’의 ‘학업’이라기보다는 ‘국민 생활 향상’을 위한 ‘투자’인 것이다.

국방력 저하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 그러나 ‘전문연구요원 제도 폐지’는 소탐대실이다. 심지어 ‘개인 학업에 대한 특혜’인 것도 아니다. 국방부는 병력이 부족하다며 전문연구요원 제도 폐지를 검토하는 대신 실질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  국방부 공식 페이스북 계정의 ‘신뢰받는 혁신강군’이라는 슬로건이 더욱 실감있게 되길 바란다.

유재덕 (지스트대학 기초교육학부·14학번)

과학기술이 이렇게 중요한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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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접한 갑작스러운 뉴스, 이공계 병역특례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려 한다는 국방부의 검토 내용을 앵커가 전한다. 이건 무슨 소리? 사회적 반응을 한번 보려고 국방부에서 언론에 흘렸나 보다 하고 생각했는데, 다음날 학교에 와보니 당장 학생들의 동요가 매우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저성장 시대. 2010년대 들어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3%대로 접어들었고, 올해는 2%대의 성장률을 전망하고 있다. 국가가 돈을 못벌고 있다는 이야기다. 성장의 시대인 1960-1980년대에는 10% 안팎의 높은 성장률을 누려 왔었다. 경제학자 타일러 코웬 교수는 『거대한 침체』란 책에서 쉽게 따는 과일(low-hanging fruit, 쉽게 얻을 수 있는 경제 성장 동력)은 지금 모두 없어졌다고 이야기 한다. 과거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던 무상의 토지는 지금 없고, 노동력은 더 이상 끌어 올 곳이 마땅치 않다. 의무교육, 맞벌이, 이민자 수용 등 노동력 확대를 통한 성장은 한계에 달한 것이다. 자동차, 전화기, 의약품, 비료, 그리고 인터넷과 같은 과학기술 발전이 토지와 노동력 다음으로 꼽히는 과거의 성장 동력이었고, 이 성장 동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믿음이 있다. 스마트폰, 전기자동차, 바이오신약 등이 최근 과학기술을 통한 경제 성장 동력이었고, 그럼 다음은 무엇일까 모두들 생각을 한다. 동시에 국가의 미래를 위한 과학기술 정책 비전과 과학기술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떠올린다.

바로 지난주에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제1회 과학기술전략회의에서 “성장 동력을 잃은 우리 경제의 유일한 대안은 창의적 아이디어와 과학기술에 있다”고 하였다. 언론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빠르게 도래하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인공지능로봇, 사물인터넷, 무인자동차, 바이오테크놀로지와 의약품, 에너지, 광기술, 그리고 이들 사이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과학기술 패러다임의 창출을 이야기 하지만, 아무도 4차 산업혁명을 정확하게 정의내리기 어렵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만들어 나갈 주역인 학생들, 특히 미래 이공계 연구실, 기업 연구소, 벤처 회사에서 연구개발에 열정을 쏟을 이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정의하게 될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대한민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지 따라갈지를 결정할 소중한 사람들이다.

지금 우리 사회가 절실하게 요구하는 것은 혁신적 과학기술에서 출발한 새로운 성장 동력이다. 남북분단이라는 특수 상황으로 인해 국가 안보가 최우선 가치가 되어 왔지만, 그 가치를 위해서 과학기술특성화대학에 진학하여 미래 과학기술에 인생을 건 인재들에 대한 국가의 투자를 포기하는 것에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2016년 현재 63만인 대한민국 국군, 그리고 그 중 52만명의 대군을 거느린 대한민국 육군에서 한해 겨우 3천명의 병력을 더 확보하고자 하는 움직임이라면 더욱 그렇다. 해군과 공군이 중심이 된 미국이나 일본 군대를 보면서, 인구 절벽을 과거에 예측하면서 우리도 병력 숫자에 의존한 육군 보다는 해군과 공군을 중심으로 한 군 현대화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많이 있어 왔다. 국가 안보의 중요성에 동감하지만, 그와 동시에 국가 과학기술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더 확산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혁신적 과학기술을 이야기 한다. 요즘은 ‘innovative’란 말 보다, ‘disruptive’란 단어가 좀 더 와 닿는다. 쉽게 딸 수 있는 과일들이 없어졌기에 기존의 틀을 깨는 ‘disruptive’한 아이디어가 절실하게 필요한 세상이다. 새로운 시도와 접목, 과감한 아이디어는 한 살이라도 더 젊은 나이에 유연한 사고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숙련된 손발의 노동력보다는 젊은이들의 열정과 창의적 아이디어가 과거 어느 때보다 필요한 세상이다.

타일러 코웬 교수는 대중들의 “과학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고, “과학분야의 일이 사회적으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과학기술이 이렇게 중요한 적이 없었다”고 하며 책을 끝맺는다. 젊은이들에게 신나게 과학기술의 판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 보라고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미국이나 중국. 그 나라들의 젊은이들은 자신의 인생을 과학기술에 걸고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미래 과학기술에 인생을 건 우리 학생들에게 한국 사회는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과학기술이 이렇게 중요한 적이 없었다_서지원

 

지스트 대학원 화학과 서지원 교수

<사설> 전문연구요원제도 폐지, 신중히 재검토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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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계가 들썩이고 있다. 국방부가 내놓은 <대체복무제도 축소 계획안> 때문이다. 국방부의 안에 따르면 모든 대체복무제도는 2023년까지 완전 폐지 절차를 밟는다. 특히 2,000여 명 규모의 전문연구요원제도는 2019년이면 전면 폐지된다.

국방부가 대체복무제도를 폐지하는 주된 이유는 저출산에 따른 병력 감소다. 2020년 이후에는 병력을 단계적으로 줄인다고 해도 인구절벽으로 병력 자원이 2~3만 명가량 부족해진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이 부족한 병력 자원을 대체복무제도를 폐지함으로써 보충한다는 계획이다.

출산율 저하에 따른 병력 감소는 불가피한 일이다. 현재 35만여 명인 20세 남성인구가 2023년쯤이면 25만여 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연구요원제도 폐지가 이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인지는 의문이다. 전문연구요원제도는 고급인력에 연구기회를 부여하고 산업체에는 고급인력을 지원함으로써 국가산업의 육성·발전과 경쟁력을 높일 목적으로 생긴 제도다. 1970년대부터 시행된 이래로 국내 이공계 고급인력의 해외 유출을 막는 유인책으로서 기능해왔으며, 이를 통해 과학기술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해 왔다. 또한, 중소기업체의 연구 기술 인력난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해왔다. 중소기업연구원 노민선 연구위원의 <중소기업 병역대체복무제도의 현황과 과제> 발표에 따르면, 이에 따른 연간 이익이 1조 87억 원에 달한다.

이러한 장점들을 젖혀두고도 전문연구요원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실질적인 국방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면 이도 고려해봄 직하다. 대체복무제도가 도입된 배경이 군의 병역 수급상 발생하는 잉여자원 해소 및 국가 인적자원의 효율적 활용이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전은 머릿수보다는 정보, 첨단기술, 무기체계 등이 더 중요한 경향을 띠고 있다. 전문연구요원 2,500명을 전투병으로 차출하는 것이 이들이 후방에서 과학기술 연구·발전을 통해 국방력 향상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하는 것보다 국방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전문연구요원제도를 폐지한다고 해서 부족한 병력 규모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되는 것도 아니다. 당장 2020년대의 병력 감소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고 해도 현재의 저출산 경향으로 보았을 때 병력 감축은 좀 더 큰 관점에서 풀어야 할 문제다. 현재 적용받고 있는 인원이 연간 8,500여 명에 그치는 산업기능·전문연구요원제도 폐지는 임시적인 방편일 뿐이다.

오랜 기간 고민을 하고 발표한 정책인지도 의문이다. 교육부가 산업 수요에 맞춘다며 학생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이공계 대학생 정원을 늘리는 프라임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공계 육성 정책과 반대되는 대체복무제도 폐지를 국방부가 밝힌 것은 정부 부처 간 협의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임을 보여준다.

전문연구요원제도는 도입 이래로 그간 대한민국의 종합적 국력 향상에 크게 기여함으로써 과학기술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왔다. 전문연구요원제도 폐지를 통한 머릿수 채우기 정책을 고려하기 이전에 현대전 양상에 맞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국방정책 수립이 우선이다. 국방부는 대체복무제도 폐지를 재고해야한다.

 

 

쓰레기 과학, 과학자들의 양심을 사들인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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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가습기 살균제가 국내에 처음 출시됐다. 가습기 살균제란 가습기 내부의 물에 타서 사용하는 방식의 살균제로, 2011년 임산부 및 소아에게 치명적인 폐 섬유화 증상의 원인으로 지목돼 판매가 중지됐다. 그러나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회사 옥시레킷벤키저는 2016년까지 처벌받지 않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처벌이 늦어진 것에 대해 한국의 행정적 실책을 지목했지만 이에는 최근 밝혀진 과학자들의 연구 조작행위도 주요했다.

서울대 조명행 수의과 교수는 2016년 5월 가습기 살균제 제품의 독성을 조작하여 보고서를 제출한 혐의로 체포됐다. 그가 연구부정행위를 실제로 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옥시 측이 그의 개인계좌로 수천만 원을 별다른 명목 없이 입금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어 호서대에서 제출한 보고서 또한 조작혐의로 검찰에서 수사 중이다.

  잘 팔기 위한 과학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과학적 연구결과를 조작하는 현상에 대해 ‘쓰레기 과학’(junk science)이라는 용어가 존재한다. 이 용어는 해외에서 발생한 지구온난화 혹은 기후변화를 둘러싼 논쟁에서 유래했다. 이 논쟁에서 짐 인호페 미국 상원의원과 윌리 순 박사를 위시한 회의론자들은 인간이 지구온난화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더 나아가 과학자들이 환경단체 등의 이익집단으로부터 돈을 받고 편향된 연구를 했다며 ‘쓰레기 과학’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그린피스와 가디언은 인호페 의원과 순 박사가 석유업체 등으로부터 후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회의론자들의 주장이 오히려 쓰레기 과학에 가까웠던 셈이다.

쓰레기 과학, 과학자들의 양심을 사들인 기업들 삽화

쓰레기 과학은 과학적인 정설에 의문을 제기하는 형태를 취한다. 조작된 연구결과를 통해 특정 사실을 모호하게 만들어 여론을 돌리고 정부 규제의 도입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다. 정설에 대한 과학적 회의도 물론 있을 수 있기에 전문가가 아닌 입장에서 이러한 의문제기는 건전한 의심과 구별하기 어렵다. 일례로 미국에서는 담배가 폐암을 유발시키므로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자 도시화와 폐암의 상관관계 등 다른 원인을 찾는 연구가 쏟아졌다. 『청부과학』의 저자 데이비드 마이클스는 이러한 연구 행태를 “건강을 해친다는 비난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의심 만들어내기”라며 비판했다.

  돈의 출처에 좌우되는 연구결과

뇌물이나 불법적인 유착관계가 없더라도 과학자들의 연구결과는 누가 후원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과학자들은 기업에서 후원한 연구들이 그렇지 않은 연구들보다 기업에 유리한 결과를 내놓을 확률이 더 높음을 지적한다. 이러한 경향을 ‘후원 편향’(funding bias)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규제와 직접 연관되는 의학계열의 연구에서 두드러진다.

안케 허스 등을 비롯한 연구자들은 ‘휴대전화 사용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논문 59건을 추출해 메타분석했다. 분석결과 기업에서 후원한 연구는 휴대전화가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과를 내놓을 확률이 기타 재원에서 후원한 연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티나 터너와 조지 J. 스필리치는 ‘니코틴의 지각력 향상’에 대한 연구를 메타분석했다. 결과는 비슷했다. 담배 회사가 후원한 연구에서 니코틴이 지각력 향상에 기여한다는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았던 것이다.

  가짜 지식의 상아탑에 선 과학자들

학계는 이러한 편향을 억제할 능력이 없을까. 과학계에서는 동료평가(peer review)라는 제도로 논문의 질을 결정한다. 해당 분야의 연구자들이 직접 논문의 질을 평가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회지는 엄격한 동료평가를 통해 편향되거나 잘못된 방법론을 적용한 연구를 탈락시킨다. 그러나 동료평가의 효용 또한 학계에서 의견이 갈린다. 저명한 《영국의학저널》의 전 편집장 리처드 스미스는 “결함이 많은 시스템이며 최선이 아니라 차악이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는 한편, UCL의 생태학 교수 조지나 메이스는 동료평가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어떠한 근거도 없다고 말한다.

엄격한 동료평가에도 불구하고 기업에서 후원한 편향된 연구가 학회지에 실리는 일은 적지 않다. 특히 통계적인 연구의 경우 결과에 대한 세밀한 조작을 동료평가과정에서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 황우석 박사의 논문이 《사이언스》에 게재된 일은 동료평가에 존재하는 맹점의 예이다. 가상의 동료평가자를 만들어 동료평가를 조작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학회지에 실린 논문 중에는 후원의 출처를 밝히지 않는 논문이 다수 존재하여 논문에 후원편향이 존재하는지 파악하는 것도 어렵다.

그러나 가장 커다란 문제는 기업의 보고서들이 이러한 동료평가 체계를 회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조명행 교수의 보고서는 오로지 검찰과 법정에만 제출되었으며 최근까지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다. 이러한 경우 동료평가 체계는 무용지물이다. 불리한 보고서는 은폐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옥시는 불리한 내용의 보고서를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1930년경 듀폰은 자사의 염료가공용 화학약품과 방광암과의 관계에 대해 내부 연구진이 자사에 불리한 내용의 보고서를 계속 제출하자 연구진들을 해고하고 보고서를 은폐하려 시도한 바 있다.

요크 대학의 조엘 렉친은 의학연구에서의 후원편향을 연구한 그의 논문에서 “연구자와 돈의 직접적 연결을 막고, 중립적인 재원을 개발하는 것”을 그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은 열악하다. 《경향신문》은 최근 연구비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연구자가 중립을 지키기 어렵다는 내용의 특집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제 2의 옥시사태를 막고 유사한 연구부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여 과학자들이 투명하고 건전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글 서승우 기자 chrd5273@gist.ac.kr

그림 채유정 디자이너

전문연 폐지 대책 논의 총장·학생 간담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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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3일 오후 2시, 총장과 지스트대학 총학생회·지스트 대학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국방부의 전문연구요원 제도 폐지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오룡관에서 면담을 했다.

이 간담회에서 문승현 총장은 국방부의 전문연구요원 폐지 계획으로 국내 이공계 진학을 고려하는 학생들이 혼란스러워 할 수 있다는 학생대표들의 우려에 대해 “국방부의 최종 방침 발표까지는 아직 여러 단계가 남아 있고, 학교 기관 차원에서도 최선을 다해 응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문승현 총장은 “폐지가 되더라도 사회와 국가에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대체하는 새로운 제도가 생길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만약에 전문연구요원 제도가 완전히 폐지된다면 지스트만의 순수한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데 전력을 다할 생각이다. 교수·학생 비율이 높고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지스트의 특징을 이용해 해외 명문대학원들과 비교해 경쟁력을 갖추고 우수인력들을 지스트로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스트대학 총학생회장이 대체복무제도가 이공계만의 특혜라는 사회적 여론이 있다고 말하자 문 총장은 “인구 감소에 따라 대체복무제도 인원을 조정할 수 있다. 그러나 과학기술이 정말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고 있음을 알려 제도가 완전히 폐지되지 않도록 이 제도의 필요성을 널리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1,000명가량의 박사과정 전문연구요원은 국가의 핵심적인 연구 인력으로 잔존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전문연구요원은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의 존재 이유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으며, 여러 방면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자칫 이공계의 이기주의로 비칠 수 있으니 겸손한 태도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학내에서 지속해서 소통하며 신중하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고 말했다.

김수호 기자 soohoda0501@gist.ac.kr

특대위, “국방부는 전문연구요원 제도 폐지 계획을 백지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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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대위, 국방부는 전문연구요원 제도 폐지 계획을 백지화하라!(5.6매, 이정민)

<한 학생이 대학기숙사 로비에서 서명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5월 23일 ‘전국 이공계 학생 전문연구요원 특별대책위원회’(이하 ‘특대위’)의 주도로 전문연구요원(이하 전문연) 제도 폐지에 반대하는 서명 운동이 시작됐다. 국방부는 “대체복무제 폐지, 확정된 건 아니다”라며 한발 물러섰지만 특대위의 행보에는 변화가 없다.

이 서명운동은 전국 주요 10개 대학을 중심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지스트대학 총학생회도 특대위 소속으로 대학기숙사 A동과 B동 로비에서 23일(월)부터 27일(금)까지 5일간 서명을 받았다. 특대위는 이 서명운동을 통해 국방부에 전문연구요원제도 폐지 계획의 백지화와 전문연구요원제도의 현장을 이해하기 위해 이공계와의 대화 채널을 개설, 유지하라는 견해를 밝혔다.

특대위는 국방부가 전문연 및 산업기능요원 제도를 전면 폐지하겠다고 발표한 후 전국 이공계 대학 총학생회 및 단과대 학생회가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결성됐다. 현재 지스트대학 총학생회를 포함하여 카이스트 총학생회,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연석회의 등 10개 대학, 29개 학생회로 구성되어 있다. 유홍제 지스트대학 부총학생회장(14·기계공)은 특대위의 역할을 “이공계 학생들을 대표하여 학생들의 의견을 모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대위는 19일 국회 정론관에서 ▲ 대한민국의 연구와 학문의 맥이 끊기려 한다 ▲ 전문연구요원제도 폐지는 곧 국방력 손실이자 국가적 후퇴이다 ▲ 현장에 대한 이해 없는 국방부의 졸속행정에 분개한다는 내용의 입장표명문을 발표했다. 이공계 석·박사 인력이 전문연구요원제도를 통해 국가 과학기술 발전과 국방력 향상에 크게 이바지해왔고 폐지안이 시행될 경우 국방력과 연구개발이 크게 퇴보할 위기를 맞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특대위는 국방기술력 확보의 길은 과학기술 발전을 통한 군의 현대화·고급화에 있고, 단순히 병력 유지를 위해 핵심 과학기술 연구 인력의 연구를 현역 복무로 중단시키는 것은 구시대적이고 근시안적인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이 서명 운동의 결과는 국방부에 전달되며 각 정부부처와의 미팅에도 이용될 예정이다. 유 부총학생회장은 이 서명운동에 대해 “해당 안건에 대해 개인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권리를 갖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julie@gist.ac.kr

지스트 학생들 대체복무제도 폐지 한 목소리로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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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특례 커버사진-이성주 디자이너

지스트신문사는 전문연구요원(이하 ‘전문연’) 폐지 계획안을 접한 석·박통합 1년 차 학생, 현역복무를 마친 대학원생, 복무하지 않은 대학생, 그리고 복무 중인 산업기능요원의 의견을 들었다. 각자 다른 위치에 있지만 ‘연구 질 하락 우려’, ‘갑작스러운 폐지에 대한 반발’ 등 공통적인 부분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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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연 폐지 대책 논의 총장·학생 간담회 열려

  국내 연구 질 하락 우려

전문연을 준비 중인 지스트 대학 출신 채성호(지구환경·석박통합) 씨는 “대체복무하기 위해 대학원에 가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외국대학원과 국내 대학원 사이에서 고민할 때 중요한 고려사항 중 하나다”라며 대체복무제도가 이공계 학생들을 국내 대학원·연구실로 유도하는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연구 환경이나 복지 측면에서 학생들이 아직은 국내대학원보다 외국대학원을 선호한다”며 대체복무제도가 없어질 경우 이공계 국내 대학원으로 진학할 이유가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번 국방부의 대체복무제도 축소 계획안이 통과된다면 외국대학원으로 가는 인원이 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007년~2009년 육군에서 현역으로 복무한 지스트 이용이(박사3·기계공학) 씨는 “연구에 있어 자신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누가 같이 참여하느냐도 중요하다. 연구 인력이 외국으로 나가면 국내 이공계 연구의 질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문연 논란은 이미 군 복무를 마치거나 현역대상자가 아닌 사람이라도 국내에서 이공계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면 같이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현재 지스트대학 4학년인 최다솔(화학·13) 씨는 전문연을 준비하여 아직 군 복무하지 않았다. 최다솔 씨는 대체복무제도가 폐지될 경우 이공계 특성화 대학 출신 학생들의 외국대학원 진학률을 무시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대학원이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큰 타격이 생기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외국대학원 진학이 가능한 사람들은 그 기회를 거절할 까닭이 없다”고 말했다. 결국, 가장 우수한 인재들은 놓치는 것이기에 국내 대학원 연구의 질 하락과 인재 소실은 어쩔 수 없는 결과일 것이라고 밝혔다.

2014년도 말부터 산업기능요원으로 편입되어 군 복무 중인 오승용 씨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산업기능요원 분야가 다양해 산업별로 파급효과에 차이가 있겠지만, IT분야에서 산업기능요원은 벤처기업의 도약을 돕는 중요한 역할을 여럿 해왔음을 언급했다. “대기업인 넥슨과 네이버를 비롯해 카카오와 복무 중인 회사 데브시스터스 등 다양한 벤처기업에서 산업기능요원 인력이 회사의 성공에 기여한 부분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계적 축소 공감하지만 갑작스러운 폐지는 반대

이용이 씨는 “현재 2만 8천 명 규모의 대체복무제도 인원이 현역 숫자 감소에도 불구하고 계속 유지되는 것은 옳지 않다”라며 현역입대자와의 비율과 사회적 필요성을 고려하여 대체복무제도 인원이 축소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장기적 계획을 논의하는 것이 아닌 갑작스러운 제도의 폐지는 지나치게 단순하고 타당성 없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국방부 계획은 대체복무제도가 국방과 국가경쟁력에 정말 필요한 일인지 이해해보려는 노력과 고민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채성호 씨도 “인구감소로 인한 대체복무제도의 단계적 축소에 공감하고 최종적으로는 전면폐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아직은 이공계학생들의 국내 대학원 진학을 위해 필요한 제도라고 말했다. 또한, 유예시간과 논의 없이 전문연구원 제도를 폐지하게 되면 대체복무를 준비 중이던 학생들에게 경력단절을 줄 수 있다며 우려하기도 했다.

최다솔 씨도 “국방부에서 이 계획안을 발표하고 시행하려는 이유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당장 시행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했다. 특히 이미 연구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과기원 학부 3, 4학년과 석사 1년 차들은 지금 입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석사를 마치고 입대하기도 난감하다고 말했다. “생각지 못한 현역 입대를 해야 한다는 점은 인생계획을 다시 세우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하며 갑작스러운 결정을 비판하며 별도의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오승용 씨는 “전문연구/산업기능요원 등 병역특례의 존치 여부를 떠나, 국방부에서 충분한 여유 없이 이런 계획을 발표하는 것은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방부에서 이야기하는 인구절벽은 아마 십 년 전부터는 예측 가능했을 테고, 그 절벽이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없지만, 제도의 변경이 필요했다면 사전 공지는 가능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정민 기자 julie@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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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연 폐지 대책 논의 총장·학생 간담회 열려

자세히 들여다 본 전문연구요원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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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년대 도입된 이래, 이공계 유인책으로 기능/과학기술 국력에 기여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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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트 학생들 대체복무제도 폐지 한 목소리로 반대

  전문연구요원 제도는

1970년대 경제 개발의 일환으로 ‘병역자원병역의무의 특례규제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다. 국가 산업발전을 위해 과학기술요원 및 산업기능요원을 두는 것이 그 내용이다. 이는 오늘날 전문연구요원(이하 ‘전문연’) 제도의 시초다. 1983년, 1989년에 걸쳐 두 번의 특례제도 정비가 있었다. 전문연 편입인원은 2002년 35,000명까지 증가했다가 배정인원 감소로 2005년 15,000명 수준으로 하락했고 2016년 올해 배정인원은 2,500명에 불과하다.

  전문연구요원 제도, 왜 필요한가

국방부가 병역자원 감소, 병역의무 형평성, 전문연의 복무관리 및 감독 부실 등을 이유로 전문연 폐지 계획을 밝히자, 5월 24일 카이스트에서는 전문연 폐지방침 긴급토론회가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 같은 당의 이공계 출신 문미옥 의원을 비롯해 엄미정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전략기획실장, 허대녕 기초과학연구원(IBS) 전략정책팀장 등이 참석했다.

인포 1  토론회에서는 전문연제도 폐지의 주요 쟁점을 다루기에 앞서 전문연제도의 효과를 분석한 ‘교육과학기술부 위탁과제 보고서’가 제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연을 거친 이공계인들의 76.2%는 전문연 제도가 높은 이공계 유인효과를 가진다고 말했다. ‘전문연 제도가 없을 경우 어떤 대안을 선택할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약 80%의 전문연 요원이 해외유학이나 취업을 선택할 것이라고 답했다.

토론의 참석자는 전문연폐지의 반대 이유로 이공계 인력 유출, 과학기술·국가경쟁력 저하, 정책의 비일관성 이 세 가지를 제시했다. 이공계 인력 유출 조사를 위해 한국연구재단이 해외 박사학위 취득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학위취득자들의 현지체류 희망박사 비율은 2007년 68.7%에서 2011년 74.9%로 증가했다. 국방부의 발표가 다른 정부 부처들이 추진하는 이공계 정책들과 충돌한다는 주장 또한 제기됐다. 정부는 국가 R&D 혁신을 내세우면서 지난 5월 12일 과학기술전략회의를 개최한 바 있고, 교육부도 이공계 중심의 대학구조개혁 추진을 선언했다. 더불어 국방부가 병력 자원 감소를 이유로 제시하면서 4급 보충역 판정요건을 완화한 것은 스스로 모순된 행동을 보인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인포 2

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현대전은 머릿수로 하는 것이 아니고, 승부는 과학에 있으며 연구자들은 과학기술 국력에 기여하게 둬야한다”고 말했다. 함께 참석한 같은 당 문미옥 의원은 “오늘날 전쟁억지력(deterrence)은 국방력만이 아닌 경제, 외교, 과학기술 등의 요소들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이러한 거시적 맥락을 포괄하는 국방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이스트를 졸업한 한 박사는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센터에서 5년 간 전문연으로 근무해 군복무를 마쳤다고 밝히며 “만약 나와 동료들이 전문연으로 복무하지 않았다면 이후 개발한 우리별 3호, 그를 바탕으로 개발한 과학위성 시리즈, 한국 유일의 위성시스템 수출업체인 쎄트렉아이는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지스트와 전문연구요원

현재 지스트에는 124명의 학생들이 전문연으로 대체복무 중이며 약 400명의 동문이 전문연 출신이다. 지스트 교학처의 학사기획 및 인재선발 담당자에 따르면 2016년 2월 박사학위 취득자 중 전문연 출신 취득자들이 쓴 SCI급 논문은 1인당 7.4편이다. 이는 같은 시기 전체 박사학위 취득자 평균보다 0.5편 많은 수치다. 또한, 올해 톰슨 로이터 선정 세계 상위 1% 과학자에 선정된 지스트 동문 세 명 중 두 명이 전문연 출신이다. 전문연 출신자들의 평균 박사과정 졸업 연령 또한 현역 복무 시 생기는 2년여의 연구 공백기가 없다 보니, 전체 남학생 졸업 연령 평균보다 3년 빠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담당자는 이 점들을 통해 “전문연제도가 과학기술 전문 인력이 연구의 단절 없이 국가 발전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도록 보장하는 제도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문연 폐지 문제는 소위 행정학의 ‘난제(wicked problem)’에 가까운 문제라면서 단독적인 해결이 어렵고 국회를 비롯하여 관련 기관들이 지혜를 모아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교학처 입학관리팀은 이 문제가 원활히 해결되고 학생들이 학업과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글 = 유재헌 기자 jhyoo@gist.ac.kr

삽화 = 윤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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