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프로젝트, 학생들만의 무한도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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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4일 오룡관에서 2017년 무한도전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그 동안의 성취를 발표하는 성과 발표회가 열렸다. 2017년 무한도전 프로젝트에는 24팀, 총 116명의 학생들이 활동에 참가하였으며 ‘창의적 작품제작 활동’, ‘3C1P 역량 강화 그룹 활동’, ‘영상 촬영제작 및 방송 활동’의 세 가지 부문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2017년 무한도전 프로젝트는 2016년에 비해 늘어난 참가팀 수와 다양화된 활동이 눈에 띄는 한편, 학교 측의 행정절차 때문에 프로젝트 동안 많은 불편함이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연구 관련 없는 프로젝트, 예산 집행 어려워
올해 무한도전 프로젝트는 3월 말까지 지원 신청을 받았고, 본격적으로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은 6월부터였다. 예산 배분은 그보다 조금 더 늦어졌다. 작년보다 규모가 커지고 많은 팀을 선발했음에도 담당자는 그대로 한 명이었다. 현실적으로 24개의 팀을 전부 관리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프로그래밍과 작곡, 삽화 제작을 통해 게임 개발 활동을 한 팀, 공유 자전거 시스템을 연구하고 개발한 팀 등 활동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몇몇 팀들에게는 미뤄진 일정이 타격이 됐다. 무한도전 프로젝트 담당자는 “무한도전 프로젝트 관련 업무를 다른 부서에서 연구지원팀으로 이관되었다. 또,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연구비로 집행되는 무한도전 프로젝트 예산 특성 상, 팀 별로 구매하고 싶은 것들을 전부 구매할 수 없는 경우가 생겼다. 성과가 확산되고 앞으로 지속될 프로젝트이다 보니, 작년보다 더 엄격하게 기준을 적용하게 돼 모든 팀에 대한 재검토가 이루어져 불가피하게 어느 정도의 일정 지연이 생겼다”고 말했다.

무한도전 프로젝트 예산이 연구비에서 집행되는 것 역시 프로젝트에 한계가 됐다. 무한도전 프로젝트 팀 선정 단계에서 선정 여부를 결정할 때에는 실질적인 예산 집행보다는 각 팀이 제시한 프로젝트의 방향성이나 목표 등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그러나 실제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후에는 예산을 사용할 수 있는 곳에 한계가 있어, 특히 연구와 큰 관련이 없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팀들은 어려움이 있었다. <청춘문학잡지 샛별>팀의 경우, 기존 계획으로는 작가들에게 원고료를 지불하기로 했지만 무한도전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후에야 원고료 지급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국가연구개발사업 연구관리표준에 따르면, 이력 상 전문가로 증명될 수 없다면 원고료를 지급하는 것이 부당 지급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계획됐던 오프라인 잡지 제작은 무산됐고, 작가 영입도 실패하여 팀원들 스스로 제작한 콘텐츠만으로 온라인 매거진 서비스로 제공해야 했다.\

부당한 예산 집행 방지, 비용과 효율에는 부작용…

작년 무한도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꾸준히 사적인 예산 사용 문제가 제기됐다. 노트북, 카메라 등을 구매해 프로젝트가 끝난 이후에도 계속 사용하는 것이 정당치 못하다는 것이다. 이에 올해 무한도전 프로젝트는 ‘자산성 물품 구매 불가’라는 원칙이 추가됐다. 카메라 등 자산성 물품은 구매 대신 대여해서 사용해야했다. 부당한 예산 집행을 막기 위한 것이지만, 비용과 효율 면에서는 부작용이 생겼다. 물품을 대여할 경우 절차가 복잡할 뿐만 아니라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팀, <딴 짓의행복>팀 등 영상 촬영 부문 활동 팀들은 “카메라를 구매하는 비용보다 대여하는 비용이 더 많이 든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장성 진원동초등학교와의 협력을 통해 간이 천문대를 설치하여 천체 관측 활동을 진행한 팀은 250만원을 들여 설치한 가건물의 철거를 요구받았다. ‘개인 팀이 건물을 관리하면 땅 임대에 관련하여 차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에 측은 철거 재고 요청문을 통해 ▲초등학교의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토지 임대료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 ▲철거를 위해 금액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점, ▲프로젝트의 장기성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어 철거 재고를 요청했지만, 결국에는 철거를 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팀의 최정은(기초,16) 학생은 “학교 측에서 융통성 없는 태도로 절차를 따르라는 느낌을 준 것 같다”며 무한히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지 못한 학교 측에 대해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무한도전 프로젝트는 지난해 좋은 성과를 거뒀고, 관련 방송이 제작되는 등 외부의 주목도도 높았다. 자연히 프로젝트의 규모도 커졌지만, 예산 집행 등 행정절차 역시 보다 엄격해졌다. 연구비 명목으로는 예산 집행이 어려운 분야의 팀도 있었으나, 이러한 부분들은 선정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되지 못했다. 무한도전 프로젝트가 앞으로 ‘무한도전’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정원 기자 jungwon98@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