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고민하고 생각하겠다…구성원들은 ‘글쎄’

0
1865
삽화=강희주 기자

지스트신문은 GIST 구성원들의 행정, 소통, 처우 문제에 대한 개선 정도와 의견을 묻기 위해 ‘2020 지스트신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는 2월 19일부터 2월 23일까지 총 5일간 진행됐으며 총 469명이 설문에 응답했다. 응답자의 비율은 대학생 74명(15.8%), 대학원생 284명(60.5%), 교원 25명(5.3%), 직원 52명(11.2%), 연구원 34명(7.2%)였다. 본 설문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12%다.

삽화=강희주 기자
삽화=강희주 기자

설문조사 결과 소통 문제와 처우 문제가 ‘개선되지 않았다’고 답한 응답자는 각각 169명(36%), 181명(39%)이었다. 5명 중 2명꼴로 작년의 문제점을 다시 지적한 셈이다. 처우 문제의 경우 오히려 악화됐다는 주관식 응답이 많았다. 행정 문제에서 ‘개선됐다’와 ‘개선되지 않았다’를 선택한 응답자는 각각 132명(28%), 146명(31%)으로, 의견이 나뉘었다.

소통 악화…일방적 통보 늘었다
소통 부분에서 두드러진 점은 ‘일방적 통보’와 ‘갑작스런 공지’의 언급이 작년보다 증가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2019년도에는 학기 중에 종강 연장이 결정되고, MOOC과목의 시행 규정이 갑자기 변하는 등 사안의 번복이나 일방적 결정이 다수 있었다. 이에 익명의 응답자는 “학생들의 의견을 묻지 않고 학교 내에서 자체 결정해 통보하는 방식에 큰 불만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이해를 강요하는 분위기’ 역시 다수 지적됐다. 몇몇은 “학교가 불편을 겪는 당사자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이해를 부탁한다”고 했다. 대학생 집단에서는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대학기숙사 T하우스 거주자 긴급이동 요청’에 대한 언급이 많았다. 당시 T하우스에 거주 중이었던 학생들은 대학기숙사 내 외국인 대학원생 격리 사안이 논의되고 있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갑작스러운 공지에 해당 학생들은 급하게 S하우스로 이사해야 하는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익명의 응답자는 “격리가 급했던 건 이해하나 너무 독단적이었다”, “비대위에서 결정한 사안의 공식 발표조차 없이 학생들의 양해만 구했던 점은 잘못됐다”고 답했다.

중요한 사안은 논의 단계에서부터 알려 달라
“원내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는가”라는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한 인원은 116명(24%)으로 부정 응답 176명(38%)에 비해 적었다. 구성원들이 소통 악화를 지적하지만,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일부는 “의견 제시가 힘들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중요 사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결정 과정에서 원내 구성원들의 의견이 반영되기 힘든 것은 당연했고, 일부 구성원들은 통보받는 느낌을 받았다고 답했다.

실제로 응답자 중 다수는 학교가 사안이 확정된 후에야 전달하는 점에 불만을 제시했다. 이들은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의 경우 논의 단계부터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어떤 사안이 문제고, 논의 중이며, 진행 상황은 어떤지 등을 포함한 일괄적인 정보 공유를 바란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를 통해 구성원들이 문제를 명확히 인식함과 동시에 깊이 있는 고민으로 연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몇몇은 열린 정보 공유 공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응답자들은 “모두가 공통된 문제를 겪고 있음에도 자신만의 문제라 생각하고 넘기기 쉽다”, “소통 창구가 정기적이고 공적일 필요는 없다. 실생활에 밀접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원 창구의 홍보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GIST는 온라인 및 오프라인으로 다양한 소통창구를 운영하고 있지만, “소통 창구가 없다”고 답한 응답자도 많았다. 이에 한 응답자는 “여러 민원 창구를 제대로 홍보하지 않는 탓도 있는 것 같다. 특정 사안에 대해 민원을 넣을 때 어떤 창구로 넣어야 할지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행정 처리 개선됐다
모호한 업무, 관련 부서 함께 힘써야

행정 부분에서 두드러진 변화는 ‘행정처리 속도 개선’과 ‘잦은 인사이동 문제’다. 작년에 비해 행정처리 속도가 개선됐냐는 질문에 ‘만족’ 또는 ‘매우 만족’을 선택한 인원은 200명(43%)으로 일부 나아졌다는 결과를 보였다. 이에 대해 한 응답자는 “직원분들의 행정 처리는 많이 개선된 것 같다. 개인적으로 문의해도 잘 알려 주신다”고 말했다.

반면 응답자 중 다수는 잦은 인사이동을 문제로 지적했다. 업무가 자주 바뀌면 인수인계가 이뤄지더라도 업무에 대한 이해도나 능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 응답자는 “인사이동이 잦아 담당자보다 학생이 관련 절차를 더 자세히 알 때도 있다. 문의한 학생이 오히려 관련 내용을 알려주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답했다.

일부 응답자는 특정 업무를 다른 부서에 떠넘기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한 응답자는 “A는 B에 문의하라, B는 A에 문의하라는 식이다. 분류가 모호한 문제라면 관련 부서 모두에서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직원 집단에서도 업무에 대한 교류 부족이 지적됐다. 몇몇 응답자들은 “얼굴도 모르는 직원이 너무 많다”, “업무에 대한 상호이해가 필요하다”며 부서 간 활발한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성원 3명 중 1명 이상, 처우 문제 개선없다
처우 문제에 대한 지적은 대학원생과 연구원 집단에서 크게 두드러졌다. 처우 문제가 개선됐냐는 질문에 부정적으로 응답한 대학원생과 연구원은 각각 122명(42.9%), 16명(47.1%)으로 각 집단 내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들 중 다수는 작년 설문조사에서 제기됐던 노동시간 대비 낮은 인건비, 연구실 내 갑질, 편하게 쓸 수 없는 휴가, 낙후된 기숙사, 계약직 처우 등에 대한 큰 개선이 없었다는 의견을 표했다.

일부 응답자들은 교직원들에게만 적용되는 하모니데이, 가족의 날 등의 복지에 대해 언급했다. GIST에서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후를 교직원 문화/체육 활동의 날인 하모니데이로 지정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계약직 직원의 경우 해당 내용에 대한 안내조차 없는 실정이라고 답했다. 또한, 연구실 내 구성원의 경우, 하모니데이와 같이 정기적으로 지정된 활동은 없는 상황이다.

다수의 응답자는 자유로운 휴가 사용이 힘든 상황을 지적했다. 한 응답자는 “전문연구요원의 경우 학교에서 정해진 일자만큼 휴가 사용을 권고하나, 연구실 내 분위기상 휴가사용이 힘들다. 형식적으로 권장만 하지 말고 실질적인 환경이나 제도를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