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판매 철수…학생 불편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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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최정은 기자

지난 5월 1일 기숙사 무인 매점(이하 무인 매점)의 냉장·냉동 식품 코너가 사라지고 자판기가 들어왔다. 이는 감사부가 무인 판매의 계약위반 사실을 확인한 후 총무팀이 내린 결정이다.

2019년 시행한 만족도 조사 결과 학생 다수가 카드 사용이 가능한 자판기로의 교체를 원했다. 자판기를 운영 중인 대림유통 측이 비용 문제 때문에 카드 결제 단말기가 설치된 자판기를 들여놓기 어렵다고 밝히자 원 측이 키오스크를 허가했다.

결제 편의만을 위해 키오스크를 허가한 것이므로 대림유통 측이 취급할 수 있는 품목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림유통은 원 당국과 상의 없이 무인 판매 품목을 늘렸다. 냉동고와 냉장고를 설치하고 냉동식품, 아이스크림 등 자판기에서 판매될 수 없는 품목을 명확한 계약서 없이 불법적으로 추가했다.

이에 학생회관에 자리하고 있는 원내 매점은 작년 12월 이의를 제기했고, 무인 판매 품목의 축소가 이뤄졌다. 일부 냉동식품과 마스크를 비롯한 생필품의 판매가 금지됐다. 지난 3월, 원내 매점은 이윤 감소를 이유로 감사부에 추가 민원을 제기했다. 판매 품목 확장에 관한 계약서가 없고 계약관계가 불명확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총무팀은 감사부의 지적 사항을 반영해 사전 협의 없는 무인 판매 품목의 즉각적인 철수를 통보했다. 한편 대림 유통과 학교 간 계약은 2022년 1월 말에 종료된다. 신규 자판기 운영업체는 공개 입찰을 통해 선정될 예정이다.

이에 하우스 연합회(이하 하우스)는 기숙사 무인 판매 물품 축소에 관한 의견을 묻고자 설문을 진행했다. 192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 99.5%의 학생(191명)이 물품 축소에 반대했다. 다수 응답자가 반대 이유로 냉장식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한, 원내 매점과 비교했을 때 기숙사 무인 매점의 장점으로는 주말과 심야 운영, 접근 용이성, 계산 편리성 등을 짚었다.

삽화=최정은 기자
삽화=최정은 기자

하우스는 재계약 기간까지 기숙사 무인 판매 업체와의 정식 계약과 일시적무인 매점 재도입을 요구했다. 이에 관해 원은 “학생들의 복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학생, 원내 매점 운영자, 자판기 사업자 등 이해관계자의 협의와 조정을 거칠 것이다. 무인 판매가 정당한 행정절차와 계약에 따라 운영될 수 있도록 조속히 방안을 마련하라는 감사부 권고 사항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매점 계약 관련 부서와 부총장이 회의한 후 학생대표와 관계자가 모여 본 안에 관해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광주과학기술원노동조합(이하 노조)은 원내 매점의 민원 제기를 무인 매점의 물품 축소 이후에 알았으며, 본 상황과 무관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대나무숲, 에브리타임 등 커뮤니티에서 노조의 지시로 학내 매점이 사라졌다는 추측성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에 노조는 “원내 매점의 위탁업체 선정만 할 뿐 운영과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원내 매점에 제기되는 불만을 인지하고 있었고 원내 매점과 상의 중이라고 했다. 또한, 원내 매점의 24시간 무인 편의점 전환을 학교 측에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원내 매점의 가격 인상은 이전 계약자와 물류 업체 간의 계약으로 인한 것이다. 운영 시간 감소는 인건비보다 이윤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매점 운영자를 향한 지나친 비난을 삼가 달라”고 호소했다.

총무팀은 원내 매점의 24시간 무인 편의점 전환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총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기관 사정상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있다며 학생들의 양해를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