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입력 : 2015. 11. 07. 14:30]
영화를 예술로서 접할 수 있는 공간은 이제 거의 남지 않았다. 광주에서 예술영화를 중점적으로 상영하는 극장은 이제 충장로에 있는 광주극장이 유일하다. 전통과 예술을 간직하고 있는 그 공간에서 영화의 예술이란 과연 무엇인지, 그리고 한국에서 예술영화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광주극장의 김형수 이사와 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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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광주극장은 광주지역 거의 유일한 예술영화 상영관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단관극장인 데다가 예술영화전용관이다 보니까 어려운 점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런 어려운 점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A. 그게 극복한다고 극복해지는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광주극장이 워낙 큰 사이즈잖아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건물을 유지하고 관리하는데 비용들이 굉장히 많이 나가죠. 보통 유럽의 아트하우스들이 보통, 뭐, 진짜 크면 100석 이렇게 하는데, 광주극장은 개관 당시 그런 형태의 극장을 계속 유지하다 보니까 이걸 작게 줄일 수도 없는 사항이고요.
작년까지는 영화진흥위원회에서 보조형태의 지원금이 나왔었는데, 그것도 이제 작년부터 사업이 폐지가 됐어요. 저희도 계속 안고 있었던 문제지만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해서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지요.
Q. 대형상영관들도 예술영화를 상영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하던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예술영화 전용관 사업이 2002년도에 첫 시행이 됐는데 당시에는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굉장히 어려움이 많았어요. 그러다가 한 2000년도 중반 이후에 거대기업에서도 (예술영화 극장) 몇 개 관을 운영하기 시작했죠. 문제는 그 지역 영화관 가까운 지역에다가 상영관을 배점을 시킨 거죠. 그러다 보니까 이제 개인이 운영하던 전용관들이 더 힘든 상황에 빠지게 된 것도 사실이고요.
대기업이 진입함으로써 시장이 넓어진 것 같지만, 다양성이라는 측면을 충족을 못 해줘요. 왜냐면은 예술영화중에서도 대기업 전용관에서 밀어주는 영화가 아니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게 돼버리니까요. CGV 아트하우스도 그 상영관만의 영화를 관객들한테 보여주지 않고 전국에 있는 체인들이 똑같은 영화를 상영해요. 그런 게 (아쉬운 거죠).
Q. 극장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예술영화에 대한 편견이 주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주로 가지고 있는 편견은 ‘예술영화는 난해하다’라는 건데요. 그런 편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우리가 볼 수 있는 영화들에는 블록버스터의 구조들이 있잖아요. 거기에 너무 익숙해지다 보니 화면전환이 느리거나 뭔가 플롯이 약간만 다르면 못 견뎌 해요. 그런 의미에서는 수용자인 관객들이 그런 낯선 부분에 대해 마음을 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또 영화예술을 능동적으로 느껴야 하는데 최신영화들 광고가 쏟아지고, 또 그런 영화를 보지 않으면 대화가 안 되잖아요. 환경이 주입식이 되는 거죠. (그런 환경에서) 다른 영화들을 보려고 하는 노력과 더불어서 학교에서 영화에 대한 교육적인 부분들, 그런 게 병행이 되어야 사람들이 뭔가 다른 재미들을 느끼지 이렇게 획일적으로 문화를 시장에서 결정해버리면 (안 되는 거죠).
왜 영화가 제7의 예술로 인정을 받는지 찾아가는 것, 화면 구도라든지, 영화의 역사도 한 번씩 보고, 그런 것도 하다 보면 굉장히 재미있는 일입니다.
Q. 대학생들도 이제 블록버스터의 문법에 익숙해졌다고 볼 수 있는데. 기존영화와 비슷하면서도 약간 틀을 벗어난 그런 영화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즉 대학생들이 즐길만한 영화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A. 그런 영화들, 실제로 뭐 광주극장에서 하는 영화들 대부분이 그런 영화들이에요(웃음). 지금 상영 중인 대니 콜린스 같은 경우도, 저희가 봐서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대중영화에요. 어차피 광주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대부분의 영화가 방금 학생이 말씀하신 그런 영화 쪽에 가까워요.
Q. 국제영화제에 출품된 작품을 보면 다양성이 있는 영화들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 영화제의 높은 인기가 예술영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필름으로 보는 것만 인정하던 예전에 비해 환경이 바뀌면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서 영화들을 쉽게 볼 수 있으니까 편리해진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세대들의 문화적 연대라는 것들이 약해졌죠. 그리고 요즘에는 영화제를 찾아가서 보실 분들은 국내에서 개봉을 안 하겠다 싶으면 그 영화들만 그런 플랫폼을 통해서 봐요. 그러면 그 영화가 수입이 안 되죠.
맥이 약간 어긋났는데, 요즘에 영화에 대한 통계들이 워낙 잘 나오잖아요. 하지만 실시간으로 관객 수를 제공해주는 게 과연 능사인가 하는 부분도 있어요. 금주에 500만 돌파. 그러면 당연히 그 영화에 (몰리게 되죠). 산업이 커지는 것 같아도 결국 몇몇 회사(에 몰리죠). 결국 나중엔 시장이 황폐화가 돼요. 그래서 A라는 영화만 보여주는게 아니라 B에서 Z까지, 이 영화 개봉도 같은 무대에 있다. 이걸 동등하게 정보를 제공을 해야 된다는 거죠. 그런데 박스오피스 상위 영화들만 실시간으로 제공되니까 관객들도 그 안에서 영화를 선택하게 되고, 제작자들도 당연히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고.
Q. 다른 플랫폼과 영화관에서 관람하는 것의 차이는 상당히 막연한데. 영화관에 직접 가서 관람하는 것의 의미는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A. 그 의미는 영화를 보는 개개인이 찾아가야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왜냐하면 영화 극장이라는 게 위기가 굉장히 많았었잖아요. 무성에서 유성으로, 또 흑백에서 칼라로, 또 TV가 나오고. 요즘엔 TV도 화질도 좋고 3D도 되고, 하지만 극장은 지금도 살아남아 있어요.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두 시간 동안 최신영화를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곳이라고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시간과 돈을 들여서 극장이라는 공간에서 본다는 것의 의미를, 극장이 살아남은 이유를 느껴봤으면 하는 게 좀 있어요. 실제로 느끼신 분들도 굉장히 많으실 거에요. 좋은 사운드, 화면, 그 외에도 다른 여러가지 것들이 많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의미들도 좀 다양했으면 좋겠죠.
서승우 기자 chrd5273@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