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를 마지막으로 편집장이라는 직함을 내려놓고 정들었던 신문사실을 떠납니다. 신문창간준비위를 꾸렸을 때가 벌써 2년 전입니다. 그새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대학 독립언론인 <지스캐치>가 창간됐었고, 올 4월에는 <지스트신문>으로 거듭나 학교의 공식언론이 되었습니다. LG도서관 1층에는 신문사실이 문을 열어 10명 남짓한 기자들이 다섯 번째 지면을 펴냈습니다.
초대편집장으로서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것은 공정보도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기본에 충실해 사실관계가 옳은지 이중 확인을 거쳤습니다. 또한, 학교의 공식언론으로서 객관성을 잃지 않으려 했습니다. 신생 언론인만큼 독자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안전하고 쉬운’ 기사는 지양했습니다. 시간은 부족하고 객관·사실 보도 원칙은 지켜야 하니 자칫하면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 얕게 다루기 쉽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사실만을 전달하는 기사보다는, 심층 보도를 통해 학교와 학생사회가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려고 했습니다. 기자의 사유가 담겨 있고 독자들에게도 생각 거리를 던져주는 기사를 써내고 싶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열심히 준비한 아이템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기사화되지 못한 적도 많았고, 바쁜 학업에 치여 신문사실에서 밤을 꼴딱 새우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지스트신문>의 첫 학기를 별 탈 없이 이끌어온 것 같아 마음이 놓입니다.
아쉬운 점도 많이 남습니다. <지스캐치> 시절에 비하면 지금은 제법 구색을 갖췄지만, 다른 대학언론과 비교했을 때 조직의 체계나 지면의 구성, 독자와의 소통 등에 있어서 엉성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후배들에게 무거운 짐을 넘기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기자로서 맡은 일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고민을 계속 이어나간다면 어떤 일이라도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돌이켜보면 정말 많은 분께서 도와주시고, 읽어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점이 많았는데 말이죠. <지스트신문>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독자분들의 관심과 도움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사 잘 봤다는 격려도 해주셨고, 때로는 문제점에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관심 가지고 <지스트신문>을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신문은 읽는 이들이 있어야 그 가치를 발하니까요.
그동안 신문을 제작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신 여러 교수님과 행정 직원분, 조판 담당자분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편집장으로서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믿고 따라와 준 기자들도 정말 고맙습니다.
<지스트신문>이 지스트의 역사와 함께 학교의 눈과 입으로써 제 역할을 다하길 빕니다.
초대편집장 백승혁(기계공학전공 14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