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우울 풀어내기
필요할 때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친구가 힘들어하면 함께 있어 주는 것이 최선
공황장애가 있던 지스트의 한 학생은 방에 혼자 있을 때 ‘죽을 것 같은 불안감’을 자주 느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느끼던 문제였기에 누구에게나 있는 ‘일상’으로 생각했다. 치료를 받기 시작한 것은 증상이 시작된 지 5년이 넘어서였다.
우울감이나 불안감은 기본적으로 누구나 느낀다. 우울증이라 말하는 것도 뚜렷한 증세 없이 우울감이 심한 정도일 뿐이기에 본인도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도 개인이 해결해야 하는 일로 여기기도 한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증상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헤매는 사례도 많다.
조성은 상담경력개발센터 상담실장은 정신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을 확인하려면 일상생활이 정상적으로 가능한지를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학업, 수면, 식사 등이 3주 이상 힘들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사건에 단기간 충격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이 충격으로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오랜 기간 힘들다면 전문가를 찾는 게 좋다는 것이다.
지스트 내에는 상담경력개발센터(CCDC)에 4명의 전문상담사가 있다. 인근 정신의학과 병원에서도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전문가를 방문하기 힘들고 당장 도움이 필요할 땐 ‘정신건강 위기상담전화’ 1577-0199로 전화하면 정신보건전문요원과 통화할 수 있다.
정신건강에 이상이 있었던 여러 학생은 힘들 땐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학생은 “전문가를 만나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게 되었다”며 “스스로하기 힘든 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주변인의 역할은 지지해주는 것이고 치료는 전문가에게 받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스트 상담경력개발센터에서는 정신건강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기적인 개인상담을 제공하고,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위한 집단상담도 매 학기 열고 있다. 대학원의 경우는 연구실 전체를 대상으로 집단상담을 진행하기도 한다. 조 상담실장은 “이러한 상담 프로그램이 학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보인다”라고 말했다.
우울증을 비롯한 많은 증상의 경우, 치료는 증상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한 학생은 “치료가 끝난 후에도 우울함이 재발할 수 있다. 하지만 재발할 경우엔 처음과 달리 스스로 극복하는 방법이 있다”라고 했다. 조 상담실장도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치료라는 점을 들며 “어떤 사람은 증상을 가지고 평생 사는 사람도 있다. 스스로가 ‘난 우울증이니까’라고 낙인찍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조 상담실장은 주변 사람의 일상생활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면 같이 있어 주며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상생활에 심하게 지장이 오는 수준이라면 상담센터나 병원에 가는 것을 권유하는 것이 적절하다”라고 말했다.
삽화 : 이성주 lsj2121@gist.ac.kr, 채유정 codbwjd@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