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탐방① – <머신러닝&비전 연구실>이미지를 통해 경계 너머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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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신러닝&비전 연구실의 전문구 교수 및 구성원들

연구실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진 것은 생각보다 자유로운 분위기. 대학원 힘들다는 얘기를 줄곧 듣던 터라 더 신선하게 다가왔다. 연구실에 도착했을 때 마주친 장면은 함께 모여 한 모니터를 쳐다보고 있던 사람들이었다. “10분만 기다려주시겠어요?” 무엇인가 결과를 지금 봐야한다는 뜻인 것 같았다. 몇 초 안되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연구에 대한 애정과 연구실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첫 번째로 방문한 연구실은 GIST대학원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의 머신러닝&비전 연구실이다.
이 연구실에서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유종민, 이윤관 학생과 기계공학부에서 올해 전과한 석사과정 이상현 학생을 만났다.

머신러닝&비전 연구실의 전문구 교수 및 구성원들
머신러닝&비전 연구실의 전문구 교수 및 구성원들

Q. 머신러닝에 관한 연구를 하는 연구실이라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설명해달라.
이윤관(이하 관) : 크게 세 가지 분야의 연구를 하고 있다. 첫 번째는 시각 지능과 관련된 연구이다. 쉽게 말해 사진을 보고 그 객체가 무엇인지, 혹은 그 객체가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분석할 수 있게 하는 연구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이미지가 아닌 일반 신호, 예를 들면 주식 수치나 전력 생산량 같은 것들을 분석하는 연구다. 마지막은 오브젝트 인지나 경로 설정 등을 포함하는 자율주행 연구이다.

Q. 연구실의 하루 일상
유종민(이하 유) : 출근은 오전 10시, 퇴근은 정해진 시간 없이 저녁 식사 이후에는 자유롭게 퇴근하고 있다.
관 : 점심과 저녁 식사는 되도록 연구실 사람들과 함께 하는데, 개인 약속이나 다른 일이 있다면 굳이 강요하지는 않는다.
유 : 생활적인 면에서는 자유롭기 때문에 정해진 일상은 딱히 없는 것 같다.

Q. 연구실에서 하는 일은 무엇이 있나?
유 : 연구실에서 하는 일은 개인 연구와 연구실 과제 등을 포함한 연구실 업무가 있다. 함께 생활하다 보니 연구실 업무가 없는 것은 아닌데, 개인 연구를 방해할 만큼은 부담을 주지 않아서 개인 연구할 시간은 충분한 것 같다.

Q. 연구실 멤버 소개를 부탁한다.
유 : 우리 연구실은 인원이 아주 많은 연구실이다. 아마 이 건물에서 가장 많을 것 같다.
관 : 석사 6명, 박사 13명, 포닥 2명, 학부 인턴 2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유 : 다른 연구실에 비해 외국인 학생이 많은 것도 특징인데, 영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 그렇다고 소통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외국인 학생들도 우리가 영어를 잘 못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Q. 우리 연구실만의 특색이 있다면?
이상현(이하 현) : 가장 큰 점은 상하관계나 위계질서 같은 것들이 없다는 점인 것 같다. 연구실 안의 사람들 사이가 수평적이라는 것?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 랩미팅도 특징인 것같다. 연구의 최신 동향을 파악하는데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

Q. 친목 도모를 위한 행사는 없나?
관 : 매주 목요일마다 함께 농구를 하면서 친목을 다지고 있다.
유 : 겨울에는 스키장 워크샵을 간다. 그리고 벚꽃이나 단풍피는 시기에는 내장산에 가기도 한다.

Q. 교수-학생 간 지도는 어떻게 이루
어지는가?
관 : 연구에 대한 것은 개인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주신다. 큰 틀에서의 연구 방향만 문제없다면 세부 사항은 크게 건드리지 않고, 또 연차 차이 있는 박사과정끼리도 많이 도와주신다.

Q. 연구실에 들어오게 된 계기는 무
엇이었나?
관 : 학부 때부터 컴퓨터 비전 연구에 관심이 많아 진학하게 됐다.
유 : 여러 대학원 중에 고민하다 관심이 많았던 머신러닝과 인공지능 분야를 연구하는 GIST 연구실이 있어서 왔다.
현 : 기계과에서 취직해 어느 한 파트, 예를 들어 자동차의 손잡이만 만들게 된다면 매너리즘에 빠질 것 같았다. 또 자율주행 시스템 전체를 구상해보는 것은 이 연구실에서밖에 못해보겠다는 생각이었다.

Q. 우리 연구실의 최대 장점?
유 : 자율성이다. 위계질서 없이도 수평적 관계로 강한 조직력이 있어서 좋다.
관 : 연구할 때 선배들과 소통이 자유로운 것도 좋다. 연구에 대한 격렬한 토론이 있을 때에도 뒤끝이 전혀 없고, 실수에 대한 인정도 빠르다.
현 : 활기나 생동감이 넘치는 것? 대학원은 학부에 비해 분위기가 활기차지 않은데, 우리 연구실은 다른 연구실에 비해 훨씬 활기찬 것 같다. ‘함께 으쌰으쌰해서 같이 해보자!’ 이런것들.

Q. 그렇다면 최대 단점은?
관 : 뭘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 연구를 너무 열심히 하는 게 단점인 것 같다.
유 : 연구 성과에 대한 욕심이 다들 많아서 그런 것 같다. 자유 퇴근인데도 퇴근을 안 해서 강제로 퇴근을 시켜야 할 정도다.

Q. 연구하면서 힘든 점은 어떤 게 있나?
유 : 많이 연구하는 분야이다 보니 연구성과나 트렌드 변화가 너무 빨라서 따라가기가 힘들다. 조금만 게을리해도 금방 뒤처지는 것을 느끼는 것 같다.
현 : 아무래도 정적인 실험실이라서 활동적인 사람이라면 힘들 것 같다.
관 : 컴퓨터 한 대만 있으면 연구를 할 수 있다는 게 단점이자 장점일 수 있을 것 같다.

Q. 대학원과 다른 진로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학부생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다면?
유 : 다시 선택해도 대학원에 올 것 같다. 대학원 좋다는 얘기다.
현 : 박사까지 할 생각이 없더라도 연구가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면 일단 석사 진학하는 것이 좋다. 석사가 박사 과정에 진학할지 말지 결정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유 : 모든 실험실이 같지는 않지만, 취업하는 것에 비해 경제적인 면에서도 크게 나쁠 것 없다. 연구를 이어가고 싶다거나, 학위 면에서는 대학원 진학이 좋다.

Q. 우리 연구실에 들어오고 싶은 학부생에게 전할 말?
유 : 운동 많이 하고 체력 길러오는게 중요하다.
관 : 대학원은 학부랑 달리 장기 레이스라서 체력이 많이 필요할거다.
유 : 머신러닝 분야에 대한 지식보다도 기본적인 수학 공부를 확실히 하고 오는 것이 좋다.
현 : 학부와 대학원은 공부하는 방식이 아예 다르다. 시험 때만 반짝하는 방식의 공부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지속적으로 하는 습관을 들여놓는 것이 좋을 것 같다.

Q. 기사에 꼭 넣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많이 지원해주면 좋겠다. 학부 1, 2
학년이라도 이 분야에 관심 있다면 연
구실에 언제든지 찾아와도 된다.

박정기 기자
ssagage08@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