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트신문>이 두번째로 방문한 연구실은 GIST대학원 물리·화학부의 펨토초분광학연구실이다.
석사과정 송정현 학생, 석·박 통합과정 여주현 학생과 박사과정 이세복 학생을 만나 평소 연구실에 대해 궁금했던 점을 물어보았다.
Q. 펨토초분광학 연구실에서는 어떤 연구를 하고 있나?
이세복(이하 이) : 원자간 결합 또는 수소 결합 등이 끊어지고 생성되는 과정, 분자간의 에너지/전자 전달 과정 등은 화학에서 분자의 반응 동력학을 이해하는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러한 분자 동력학의 연구를 위해 펨토(10-15)초, 피코(10-12)초 시간 영역의 폭을 갖는 펄스를 발생시키는 레이저 광원을 사용하여 광합성 연료의 카로 티노이드의 들뜬상태, (인공) 광합성 복합체에서의 에너지 전달 현상, 나노 입자/표면 합성 및 금속 증강 형광 현상에서의 동력학, 광감응형 태양전지 1)에서의 감광 등 다양한 화학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Q.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연구에 관해 설명한다면?
이 : 주로 펨토초 분광법을 이용해 빛에 의해 야기되는 에너지 전달 혹은 양성자 및 전자 이동 등의 광화학반응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펨토초 유도라만 분광법을 활용해 빛에 의한 화학반응 도중 나타나는 분자 구조 변화를 수십 펨토 초(약 50fs)의 분해능으로 관찰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여주현(이하 연) : 라만 실험2)을 증폭시키기 위해 보고자 하는 유기 분자를 금속 입자에 흡착시켜 증강된 라만 신호를 얻는다. 물질을 검출하는 센서를 만든다던가 분자의 흡착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것도 좋은 주제다.
송정현(이하 송) : 금나노입자를 이용해 형광을 증강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입자 크기에 따라, 입자와 분자 간의 거리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Q. 펨토초분광학 연구실의 하루 일상은?
여 : 출근은 오전 9시 30분, 퇴근은 밤 10시로 정해져 있지만 각자 연구에 맞춰 유연하게 움직인다.
이 : 실험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원하는 실험 데이터를 얻을 때까지 연구할 때도 있다. 주말에도 나와 실험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Q. 연구실 구성원 소개를 부탁한다.
송 : 교수님과 박사과정 6명, 석사 과정 5명, 석·박통합과정 1명으로 총 13명이다. 이 중 석사과정에 있는 2명이 외국인 학생이다. 학부 출신이 매우 다양한 편인데, 화학과 8명, 물리과 2명, 전자과 2명, 재료과 1명이다.
Q. 랩 미팅 등 교수와 학생 간의 교류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여 : 펨토초유도라만분광 그룹, 금속증강형광 그룹, 역미셸 그룹 그리고 표면증강라만 그룹 4개 분과 사람들이 각 그룹별로 일주일에 한 번씩 교수님의 오피스에서 소규모 미팅을 의무적으로 진행한다. 그리고 매주 금요일마다 모든 연구실 사람들이 참여하는 전체 그룹 미팅을 진행한다. 이때, 발표자 1~2명이 본인의 연구에 대해 전체적으로 요약해 발표한다. 학생들이 원하면 교수님의 오피스에 수시로 찾아가 연구 관련 토론을 자유롭게 하는 편이다.
Q. 우리 연구실만의 행사가 있다면?
이 : 매년 여름에 화학과의 물리 화학과 연구실 교수님들과 워크숍을 간다. 연말에는 교수님 생신 겸 송년회 기념으로 식사 자리를 갖기도 한다.
Q. 우리 연구실의 최대 장점은?
여 : 교수님들과 선배들에게 배울 점이 많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수시로 찾아가 질문을 하고 분위기가 유연한 편이다.
이 : 연구 수행 관련 시설 장비가 잘 갖춰져 있는 편이다. 방윤수 교수님께서 학생들의 실험 및 연구에 많은 관심과 신경을 써주시는데 이것도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Q. 연구실 졸업 후에 선택할 수 있는 진로에 어떤 것이 있는가?
이 : 우리 연구실의 졸업생들은 모두 박사과정에 진학하다 보니 아직 졸업한 사람이 박사 과정 1명밖에 없다. 파키스탄 분이신데 파키스탄에 있는 국책연구소에 가셨다고 들었다. 연구실 졸업 후 여러 연구기관에 갈 수도 있고 능력을 더 키운다면 교수도 될 수 있다.
Q. 타 연구실과의 교류가 있나?
이 : 대부분의 화학과 연구실은 대학 B동에 있다. 다산 빌딩에 있는 우리 연구실은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어 다른 연구실과 친목 목적의 교류가 적은 편이다. 다만, 연구 관련 교류는 주로 학회에서 이루어진다. 최근에는 타 연구실과 함께 인공광합성 복합체와 유기태양전지와 관련해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Q. 이 연구실에 들어오게 된 계기가 있다면?
이 : 학부 시절, 전자공학을 전공했다. 그 당시 광학 관련 연구실에서 학생 인턴 생활을 한 적이 있었는데 재밌었다. 그래서 광과학 분야 중심으로 대학원을 찾았고 그 중 GIST의 펨토 초분광학 연구 분야가 제일 흥미롭게 다가왔다.
송 :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이 모든 연구의 기본이 되는 연구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화학과에서는 펨토초분광학 연구 분야가 제일 기본적인 틀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한다고 생각해 진학하게 됐다.
Q. 우리 연구실에 들어오고 싶은 학 부생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
이 : 학부 수준에서 다루는 물리화학 과목과 양자화학 과목을 잘 익히고 오면 좋다. 방학 때 인턴 생활이나, 오픈랩 행사들을 통해 연구실을 견학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송 : 다양한 학부 출신들로 구성된 연구실이므로 다양한 분야들에 관심이 있는 학부생이 맞을 것이다. 그리고 대학원 생활은 길고 실험실 특성상 체력이 요구되는 상황이 많기 때문에 체력을 틈틈이 길러 놓으면 좋겠다.
여 : 다양한 전공 지식이 요구되는 실험실이기 때문에 의사소통을 좋아하는 사람이 우리 연구실에 맞을 것 같다.
Q. 대학원과 취업 중 고민하는 학부 생들에게 조언해준다면?
여 : 학부 3, 4학년 때 진행되는 인턴 프로그램, SURF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대학원과 취업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송 : 다른 대학 출신인 내가 보기에 GIST대학 학생들은 대학원을 무조건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목적 없는 대학원 진학은 매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부 시절 동안에 다양한 경험들을 해보고 이후에도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때 진학하는 것이 바르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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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광 감응형 태양전지 :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는 염료분자가 가시광선 및 근적외선 영역의 빛을 흡 수하여 전자를 냄으로써 전기를 생산하는 전지이 다.
2) 라만실험 : 분자에 빛을 쏘면 분자의 전자 에너 지준위 차이만큼 흡수 및 방출이 일어나면서 다른 주파수의 파장이 산란하는데 이를 라만 산란이라 한다. 주파수에 따른 빛의 세기를 스펙트럼으로 나타냄으로써 분자 고유의 진동모드를 관측할 수 있다.
신승하 기자
seungha0427@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