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용공간 및 동아리방, ‘장시간점거’에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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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기숙사 내 독서실의 모습이다. 누구의 것인지 모를 짐이 올려져 있다.
대학기숙사 내 독서실의 모습이다.
누구의 것인지 모를 짐이 올려져 있다.

GIST대학 기숙사 내 공용공간 및 동아리방 장시간점거 문제로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대학기숙사에는 회의실, 독서실, 학생휴게실 등 다양한 공용공간이 있다. 개인 공부, 조별과제 등 다양한 목적으로 자주 사용되는 공간인 만큼 원활한 이용이 요구되는데, 자리를 맡으려 놓아둔 짐 때문에 다음 사람이 이용하지 못 하는 일이 불편을 낳았다.

학생들이 불만을 가지는 것은 공용공간 독점을 위해 고의로 짐을 둔 채 사라지는 일부 학생들 때문이다. 식사나 짧은 통화 등의 이유로 짐을 두고 자리를 비울 수는 있지만, 기약 없이 다른 용무를 보면서 자리를 맡아두는 행위는 공간을 이용하려는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끼친다. 이러한 장시간 점거는 학생들이 몰리는 시험 기간에 특히 치명적이다. 이용자 수는 적은데 공간이 모자라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최준영(전전컴,15) 학생은 “기숙사 A동 3층 휴게실을 사용하려 했는데, 책상 위에 짐이 있어서 사용하지 못했다. 그 짐은 점심시간쯤 부터 밤까지 쭉 그 상태로 있었다”며 공용공간 장시간점거로 인해 불편했던 경험을 토로했다. 장호(기초,17) 학생 또한 “조별과제 기간에 동방에서 회의하려고 했는데, 사람이 없고 노트북만 있어 조금 불편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대학생활관 생활수칙 별표1을 보면 공용시설물 점거 시 RA 또는 하우스운영회의 판단에 따라 학생들에게 벌점을 부과한다는 조항이 있다. 하지만 현재 이러한 수칙이 잘 지켜지고 있지는 않다. 김동호(기초,16) 총하우스장은 “공용공간 무단점거가 문제가 되는 것을 안다. 하지만 잠시 볼일을 보러 짧은 시간 자리를 비운 것일 수 있기 때문에 제재하기 애매하다”며 현실적으로 규제가 힘든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동아리방이 공용공간으로 분류되는지에 대한 의견이 갈리기도 한다. 이에 김윤재(생물,15) 동아리연합회장(이하 동연회장)은 “대학기숙사 내 동아리방은 모든 학생이 사용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동아리들에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제공된 공간이기 때문에 정해진 동아리 활동 외의 시간에 무조건 일반 학생들에게 제공해줘야 한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고 의견을 전했다. 동아리들이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인 동시에 공용공간으로써 깨끗하게 사용해야 할 필요가 있으므로, 동아리방 청결 검사를 진행하고 일정 횟수 이상 경고가 쌓이면 해당 동아리에 동아리방 배정에 있어 불이익을 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러한 자율성 때문에 동아리방을 공용공간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원칙은 동아리방 사용 전에 화이트보드에 적힌 동아리장 연락처로 말을 해야 하지만, 규칙이 제대로 지켜지기는 쉽지 않다. 김윤재 동연회장은 “처음에는 동연회실도 개방했지만, 동연회실을 연락 없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개방하지 않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직접적인 방법은 학생들의 태도를 개선하는 것이다. 하지만 제재 사항이 있음에도 이가 지켜지지 않는다면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김동호 총하우스장은 “POSTECH 도서관의 경우, 일정한 양식이 있는 종이에 시간과 사유를 적고 자리를 비운다”며 타 대학의 예시를 들기도 했다.

박정현 기자 pjhyun980309@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