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비 인상, 3년 후 최대 100%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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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3원내 주거시설 사용료가 인상된다. 3년이나 5년에 걸쳐 현재 사용료의 최대 100%까지 큰 인상폭으로 인상되고, 그후에는 물가상승율을 반영해 매년 3%씩 인상될 예정이다. 그러나 인상안 결정 과정에서의 학교-학생 간 의사소통문제 등으로 인해 적잖은 반발이 일고 있다.

원내 거주하는 대학생, 대학원생 등이 학교에 납부하고 있는 금액인 원내 주거시설 사용료(이하 사용료) 인상은 오는 2018년 3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학교 측에서 제시한 모든 인상안에서 사용료는 큰 인상폭으로 3~5년간 최소 58%에서 최대 100%까지 증액된다. 기숙사비 인상이 결정된 것은 올해 3월이다. 학교 측은 ‘그간 GIST는 학생의 주거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숙사 및 기혼자아파트 사용료의 인상을 최대한 억제해왔으나, 주거시설 운영에 필요한 제반 비용은 꾸준히 상승해왔으며 인상을 현실화하지 않을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타임라인

학생은 인상안 결정 과정 참여 못해…
이번 인상에서 실제 사용료를 납부하는 주체인 대학생, 대학원생 등은 인상 여부와 대략적인 인상안 결정에 개입할 여지가 없었다. 올해 3월 이후, 학사지원팀과 교학처 학생팀은 각각 학사과정과 대학원에 해당하는 인상안 및 인상 근거를 지속적으로 준비해왔다.
주거시설 실 거주자로 구성된 대학원 학생대표조직에 사용료 인상과 대략적인 인상안이 전달된 것은 지난 7월이었다. 당시 전달된 인상안은 각각 2020년까지 현 사용료의 최대 100%(이하 A
안), 80%(이하 B안), 60%(이하 C안, C안의 경우 3년 후 사용료 전면 재검토 조건) 내에서 인상되는 세 가지였다.
다음 논의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기존에 전달됐던 세 가지 인상안 중 A안으로 추진이 결정된 것이다. 생활관 운영 자치위원회(이하 생운위) 김혜인(생명,박사과정) 자치위원은 “처음 인상안을 전달받을 때에는 세 가지 인상안 중에서 협의가 진행될 수 있는 것으로 알았다. 그러나 이후에 다시 논의할 때는 이미 A안으로 추진되는 것이 확정된 이후였다”고 말했다. 교학처 학생팀 민경숙 팀장은 “세 가지 인상안을 마련해 해당 인상안들을 교학처장께 보고했다. 이후 처장 회의에서 B, C안이 기숙사 운영 재정 적자를 완화시키기에는 미흡한 것으로 판단되어 A안으로 추진이 결정되었다. 그러나 자치위원회에 전달할 당시에는 처장 회의에서 내려진 결정을 제대로 전달받기 이전이었고, 세 가지 인상안이 모두 논의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A안을 가지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교학처는 학생과 예산팀 양측의 입장을 최대한 전달하고, 학생들의 건의사항을 최대한 반영해 최종안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제시된 제3안의 경우 C안에 비해 낮은 인상률이 적용된다.

학생 측 ‘인상안 세부 근거 필요해…’
학교 측 ‘현실적으로 어렵다’

인상 논의 과정에서도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지만, 인상안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11월 29일 학생대표조직 대상 제2차 간담회(2차 간담회)에서 제공된 자료에 따르면, 사용료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비용은 ‘리모델링비’다. 대학원 생활관(1~7동) 기준으로 리모델링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40%다. 시설운영팀에서 추정한 리모델링에 소요되는 통상적인 최소비용 호실당 2천만원~2천5백만원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산정된 금액의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으면 여전히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러한 의견에 민경숙 팀장은 “앞으로 이루어질 리모델링의 실제 설계 내역서를 제시하기 위해서는 용역 발주 등 비용과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과거 이루어졌던 대학원생활관 리모델링 등의 개략적인 내용은 현재 공개를 위해 관련 부서에 요청한 상태이다”고 말했다.

과거 리모델링의 세부 내역이 공개된다고 해서 모든 의문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사용료 부과 산출내역에서 설정된 리모델링비 사용 주기는 20년이다. 2차 간담회에서 한 자치위원은 “지난 2015년 대학원생활관에 온돌 설치 등 건물 전체에 대규모 리모델링이 이루어졌다. 같은 부분을 20년 후에도 공사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민경숙 팀장은 “시설운영팀과의 여러 번 자문 결과, 20년 전후로 리모델링을 하고 4~50년째에는 면밀한 검토 후 전면 재건축을 해야 생활에 불편이 없을 것으로 답변을 받았다. 그 경우 리모델링 예측비용보다도 훨씬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또 20년 추가경과 후 전면재건축이 아닌 재리모델링으로 가더라도, 온돌설치 등의 중복항목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중복항목이 포함된 경우는 내용연수의 한계로 리모델링시 포함이 반드시 필요한 항목들인데, 이번에 학생들에게 공지할 사전 안내문에는 건물별 리모델링 공사 항목 및 추정금액이 포함되어 있으니 확인이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리모델링을 포함해 주기가 10년 이상인 냉방기 교체, 승강기 교체 등 의 경우, 현재 거주하는 사람들은 해당 금액을 통해 이루어지는 변경을 실질적으로 경험하게 되기 힘들다. 실제로 2차 간담회에서는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는 학생들은 직접 겪지 않을 미래의 일들을 위해 돈을 더 내는 것을 납득하기 힘들 것이다”는 의견이 있었다. 학생팀 민경숙 팀장과 학사지원팀 임성훈 팀장은 “20년 후의 리모델링은 시설이 20년 동안 노후화되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다. 리모델링비를 시설을 사용하면서 노후화되는 것에 대한 비용, 즉 실 거주기간동안의 감가상각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모든 세부 내용과 금액에 대한 근거를 실제 설계 내역서 등을 통해 전부 준비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시간과 비용 모두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 인상안의 2018년 기준 실비는 산출시 필수항목 불포함 등으로 최대한 낮게 산출하였고, 2022년까지의 최종 인상액도 2018년 기준 실비 대비 여전히 부족한 금액이다. 이 부족분은 추가 예산 확보를 통해 기관이 책임을 져야 하는 과제를 남기는 것이기도 하다”며 인상안의 세부 내용 책정에 있어서 학교 측을 믿어줄 것을 당부했다.

기숙사비 인상 논의에서 배제된 학부생들
학부생의 경우 11월 22일 하우스연합회의 공지가 있기 전까지는 기숙사비 인상에 대해 소문을 제외한 어떤 공식적인 경로로도 전달받은 적이 없었다. 따라서 해당 내용이 소문을 통해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알려진 이후에는 학교-학생, 자치기구-학생 간의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기 충분했다. 서동건(기초,16) 학생은 “학부생들도 원의 구성원 중 일부인데, 기숙사비 인상 논의 과정에서 학부만 차별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후 11월 28일 총학생회장단과 총하우스장은 각 단체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학부 대표가 초대받지 못한 채 진행되어 온 간담회 등 학부 대표의 의견은 철저히 배제되어 왔다. 늦게나마 학부 학생들의 의견이 전달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렇게 기숙사비 인상 논의에서 학부생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받지 못했던 것은 대학원 측 업무를 담당하는 교학처 학생팀과 학사과정 측 업무를 담당하는 학사지원팀의 업무접근 시각차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됐다. 양 팀은 대학원(학생팀)과 학사과정(학사지원팀)이 별개로 진행하는 것으로 잠정합의를 보았고 대학원의 업무진행 일정이 학사지원팀에 공유되어 왔으나, 학사지원팀은 학생팀과 대학원 학생대표 조직 간 간담회를 통해 대략적인 학생 설명용 인상안이 나온 후 학부생들에게 설명하는 것으로 예정하고 있었다. 학사지원팀 임성훈 팀장은 “인상이 완전히 따로 논의되는 것보다는 대학원 쪽에서 어느 정도 구체적인 계획안이 나온 이후에 운영협의회를 거처 학부생들에게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구체적인 계획안 수립이 늦어지면서 결과적으로는 학부 학생대표가 소외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임성훈 팀장은 “최대한 빨리 학부생들에게 인상에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학사지원팀은 ‘대학기숙사 사용료 인상 관련 학생간담회’를 12월 6일 오후 8시에 개최하겠다는 내용을 12월 5일 전체 메일을 통해 공지했다.

박정기 기자 ssagage08@gist.ac.kr

[2017.12.19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