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하는 괴짜를 키우는 것이 목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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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을 요청하자 김희삼 교수는 환한 미소로 응해주었다.

기초교육학부 김희삼 교수, 학생 강의평가로 ‘우수강의상’ 수상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을 요청하자 김희삼 교수는 환한 미소로 응해주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을 요청하자 김희삼 교수는 환한 미소로 응해주었다.

지난 11월 16일 오후, 1교시부터 4교시까지 연달아 수업을 마치고 돌아온 김희삼 교수의 오피스를 찾았다. 이 날은 주인공 없이 진행된 ‘우수강의상’ 시상식이 있었던 날이다. ‘우수강의상’은 직전년도 학생 강의평가를 토대로 우수한 평가를 받은 기초교육학부 교수 1명, 전공 교수 2명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올해 기초교육학부에서는 김희삼교수가 이 상의 주인공이 됐지만, 정작 김 교수는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학생들과의 수업을 위해서였다. 문을 열고 들어선 오피스 벽에는 학생들의 롤링페이퍼와 붉은 카네이션이 걸려있었다. 곳곳에 학생들의 흔적이 가득하다는 인상이었다.

김희삼 교수는 작년 1학기에 처음 GIST에 부임해 기초교육학부에서 인문교양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작년 1학기에는 ‘미시경제학’, ‘교육의 경제학’, ‘행동경제학1’, 2학기에는 ‘행동경제학2’와 ‘행복의 조건’ 강의를 열었다. “행복의 조건 수업은 GIST 부임 전 강의 계획서를 제출할 때부터 GIST에서 열고 싶은 강의 중 하나였어요. 교육의 경제학 수업은 학생들의 경험이 수업에 녹아드는 데는 교육을 주제로 한 수업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해서 열었어요”라며 각 수업을 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수업을 하나하나 소개하는 그의 모습에는 강의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김희삼 교수는 작년 1학기에 처음 GIST에 부임해 기초교육학부에서 인문교양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작년 1학기에는 ‘미시경제학’, ‘교육의 경제학’, ‘행동경제학1’, 2학기에는 ‘행동경제학2’와 ‘행복의 조건’ 강의를 열었다. “행복의 조건 수업은 GIST 부임 전 강의 계획서를 제출할 때부터 GIST에서 열고 싶은 강의 중 하나였어요. 교육의 경제학 수업은 학생들의 경험이 수업에 녹아드는 데는 교육을 주제로 한 수업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해서 열었어요”라며 각 수업을 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수업을 하나하나 소개하는 그의 모습에는 강의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우수강의상은 강의 평가에 기초를 두기 때문에 학생들이 주는 상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수업 두 개를 듣는 것만큼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지만 다시 이런 수업을 듣고 싶다며 애정을 표한 수강생도 있었다. 편하지만은 않은 수업을 학생들이 긍적적으로 평가한 이유는 뭘까. 김 교수는 학생들이 스스로 낸 아이디어를 다른 학생들이 피드백을 주고 고쳐나가는 과정 자체가 재밌고 신나했던 것 같다며 “학생 본인이 많이 생각하고 실천과 상호작용을 통해 얻은 교훈은 강의식 수업에서 시험을 보고 사라지는 지식과는 다르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수업 진행에서 학생들이 수업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그동안의 교육 현장은 개인별 경쟁을 해왔던 시스템이라 이런 수업 방식이 익숙하지 않을 수 있어요. 하지만 해보지 못 한 경험이지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라고 답했다. 실제로 지난 학기 미시경제학 수업에서 드러난 ‘토론 및 협동적 문제해결’을 통한 수업 진행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익숙한 방식은 아니었지만 경험을 통해 토론과 협동이 학생들에게 뿌리 내린 것이다.

그렇다면 토론식 수업, 상호작용하는 수업을 통해 교수가 얻는 이점은 무엇일까. 김 교수는 “저는 이런 교수법을 다른 교수님들도 좋아하실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가장 큰 것은 교수 자신이 매너리즘에 빠질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죠.”라며 입을 뗐다. 그가 추구하는 수업은 ‘살아있는 생물’ 로서의 수업이다. 학습은 수업 전에 미리 하고 수업시간에는 자유롭게 토론하는 과정을 가져 학생들이 매번 새로운 수업을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단순히 유동성이 있다고 ‘생물’ 이 되지는 않는다. ‘살아있는 생물’은 잘 계획된 수업이어야 한다. 단순히 진도를 나가기 위함이 아니라 학생들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어떤 질문에서 얻을 수 있는지가 미리 고려되고 계획되어야 한다. 수업이 살아 꿈틀거리는 와중에도 토론이 중구난방이 되지 않도록 잘 잡아주기 위해, 교수에게는 전문성과 순발력, 교수법에 대한 노하우가 요구된다. 교수 자신도 ‘생물’이 되니 매너리즘에 빠질 틈이 없다.

“그동안의 교육은 경쟁을 통해 협력을 죽였고 주입식 교육으로 괴짜도 죽였어요. 때문에 지금은 두 가지를 다 살려야 하는 상황이에요. 교수가 밖의 지식을 학생에게 전달하는 것보다 안에 있는 것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해요. 그게 education의 어원이기도 하죠.”

김 교수는 이런 교수법이 ‘미래형 인재’를 키울거라고 말한다. 외골수 과학자를 떠올렸던 과거와 달리 최근 과학 분야에는 연구뿐만 아니라 논문, 특허에도 협업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때문에 과학기술특성화 대학으로써 GIST가 ‘협력하는 괴짜’ 를 키워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에 맞춰 김 교수의 수업 진행 방식은 앞으로도 새로운 시도를 거듭할 예정이다. 극단적으로는 전혀 가르치지 않고 토론할 주제까지 학생이 정해서 토론하는 수업도 가능하다고 본다. “세상이 변하는 만큼 교수법도 진화해야한다고 생각해요. 때문에 멀티미디어 기구를 사용해 학생들이 제가 설명하는 개념을 동영상으로 학습하고 오는 것과 같은 스마트 교육도 해보고 싶은 것 중 하나예요”라며 남다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에 김 교수는 “익숙하지 않은 수업방식으로 내심 힘들었거나 불편했던 학생들에게는 미안하게 생각해요”라고 답했다. “제가 인상 깊게 읽었던 주관식 강의 평가는 ‘다른 사람 앞에서 말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수업에 잘 참여하지 못했는데 막상 입이 떨어지려고 하니 벌써 종강이다’라는 학생의 글이었어요. 이런 면에서 볼 때 우리는 상호작용하는 수업에 좀 더 익숙해질 필요가 있어요”라며 많은 학생들이 조금 더 ‘살아있는 수업’을 듣고 ‘생각하는 괴짜’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비추었다.

이가현 수습기자
leegahyun@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