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가 만든 코스피 3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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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 = 이헌효 기자

2030 개미들 무리한 투자 주의보

지난 1월 6일, 역대 처음으로 코스피(KOSPI)가 장중 3천을 돌파했다. 저금리 정책으로 인한 유동성 장세로 주가가 크게 오른 것이다. 주식투자를 하면서 시세차익을 실현한 사람도 많겠지만,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투자는 개미에게 위험할 수 있다.
<지스트신문>은 코스피가 상승한 원인부터 주식 시장의 전망까지 정리했다. 설문조사를 실시해 GIST 내 투자자 현황을 조사했으며 이공계 투자자를 위한 전문가의 제언을 기사에 담았다.

코스피 올린 저금리 정책
코스피가 3천까지 꾸준히 오른 것은 아니다. 2020년 코로나19가 촉발한 경제 위기로 코스피는 2천2백에서 1천4백 선까지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한국 증시는 BBIG라고 불리는 배터리, 바이오, 인터넷, 게임업종과 반도체를 주축으로 빠르게 회복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염승환 부장은 코스피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저금리 정책을 꼽았다. 저금리 정책은 유지해 저축 대신 소비를 유도함으로써 어려워진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사용된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의 여파로 매우 어려워진 경기를 살리기 위해 2020년 5월 28일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25%P 인하한 0.50%로 설정했다. 이례적인 기준금리 인하로 이자율이 낮아지면서 돈을 빌릴 수 있는 장
벽이 낮아졌고 시중에 많은 돈이 풀리면서 투자재 가격도 오른 것이다.

2030세대, 주식에 매력 느낀다
투자 자산에는 부동산, 채권, 주식 등 종류가 다양하다. 그러나 2030세대는 주식자산에 더 많이 관심이 많다. 저금리 시대에서 주식투자는 채권보다 수익률이 높고 부동산보다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채권은 낮은 이자율로 인해 투자 자산으로서의 매력도가 떨어진다. 채권은 이자율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부동산은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대체로 주머니가 가벼운 2030세대는 사실상 부동산 투자를 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투자 규제가 수익률을 조정하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고 지적한다. 이런 이유로 갈 곳 없는 돈이 주식으로 몰린 데 반해 공급이 정해져 있어 주가가 올랐다.

주변에서 주식이 회자되자 뚜렷한 경제적 목적이 없는 사람들도 투자에 발을 들이는 편승효과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스트신문> 조사 결과, 설문에 응답한 GIST 구성원 364명 중 47.1%(173명)는 주식투자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이 중 17.3%(30명)는 투자를 시작한 주된 이유로 주변의 권유를 꼽았다.

GIST 투자자, 수익률 높지 않다

삽화 = 이헌효 기자
삽화 = 이헌효 기자

GIST 내에도 단기간에 젊은 투자자들이 많이 생겼다. 주식투자 기간이 4개월 미만인 사람은 48.5%(84명)로 1년 이상 투자한 사람에 비해 두 배 높았다. 8개월 이내에 투자를 시작한 사람이 65.3%(111명)였다. 대부분 코스피가 작년 3월 저점을 찍고 반등한 이후 주식 시장에 발을 들인 것이다. 또한, 현재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 중 절반 이상인 51.4%(89명)가 200만 원 미만의 소액 투자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00만 원 이상 투자한 사람은 전체의 19.7%(34명)였다.

투자 결과에 관한 질문에 5.2%(9명)의 응답자는 20% 이상 손해를 봤다고 밝혔다. 반면 원금 대비 20% 이상의 이득을 봤다고 밝힌 응답자는 20.8%(36명)에 달했다. 주식을 통해 이득을 본 사람은 75.7%(131명)로 손해를 봤다고 밝힌 22.6%(39명)보다 3배 이상 많았다. 그러나 3월 3일 종가 기준, 주가가 52주 최저점과 비교해 52.7% 상승한 것을 생각하면 GIST 내 투자자 대부분이 시장 평균에 못 미치는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주식 시장의 승패는 정보력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GIST 내 투자자들에게 주식투자에 대해 얼마나 공부했는지를 묻자 87.1%(148명)가 준비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기초교육학부 진규호 교수는 “효율적 시장 가설에 따르면 순식간에 정보가 퍼져서 그 누구도 시세차익을 실현할 수 없다. 특히, 전문 투자가가 아닌 2030세대는 기업 내부 정보를 이용한 주식투자로 이득을 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야수성 버리고 안정성 추구 필요
2030 투자자가 잃은 돈은 정보력에서 앞서는 기관투자자와 슈퍼개미들이 가져간다. 진 교수는 “지금 당장은 수익을 보는 것 같아도 유동성 장세로 인해 주가가 올라 개미들의 경제적 손실이 보이지 않는 것뿐”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진 교수는 주식 가격이 고평가돼 있다면서 “현재 주가를 부양한 것은 정부의 시중에 돈을 푸는 제정 금융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기업 경영이 힘든 데도 코스피가 역대 최고점을 기록한 것은 그만큼 기업의 본질 가치와 주가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안정적인 수입원이 없는 2030세대 투자가들에게 일확천금을 노리는 레버리지 투자는 위험하다. 진 교수는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비체계적 위험이 없는 인덱스 펀드 투자를 추천한다. 하지만, 지금은 체계적인 위험도 존재해 인덱스 펀드도 안전하지 않다. 재무와 금융 공학에 기반한 투자기법과 정보력을 갖춘 기관투자자의 종합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그나마 덜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진 교수는 GIST 구성원에게 가장 좋은 투자는 창업이라고 전했다. 그는 “벤처 캐피털 산업의 발전으로 창업가가 부담해야 하는 위험이 현저하게 낮아졌다. GIST 구성원들은 공학적 지식 면에서 상대적 경쟁우위에 있으므로 도전 정신을 갖고 창업에 도전하라”고 전했다.

 

용어 사전
코스피:
코스피는 1980년 1월 4일 한국거래소의 유가 증권 시장에 상장된 회사의 시가총액을 100으로 설정하고, 산출 시점의 시가총액을 나타낸 것이다. 즉, 2021년의 대한민국 코스피 기업의 시가총액은 1980년의 약 30배에 달한다.
유동성 장세: 시중에 풀린 많은 돈이 주식 시장의 유동성이 증가시켜 주가가 상승하는 상태이다.
개미: 주식에 관한 지식이 부족한 개인 주식 투자자를 뜻한다. 이들은 주로 소규모로 투자한다. 반대로 굴리는 돈이 많은 투자자를 슈퍼개미, 고래라고 부른다.
레버리지: 타인의 자본을 지렛대처럼 이용해 자기 자본의 이익률을 높이는 것이다. 빚을 내서 투자한 것인 만큼 주가가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큰 손해를 본다.
인덱스 펀드: 펀드는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자산운용사가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한 후 수수료를 제외한 수익만큼 돌려주는 간접 투자 상품이다. 인덱스 펀드는 자산운용사가 매입할 유가증권을 고르는 것이 아닌 특정 지수의 수익률을 모방하는 펀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