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AP 프로그램 신설, 신입생 간 격차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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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5일부터 2월 15일까지 신입생 간 교육 격차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Pre-AP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Pre-AP, 일명 ‘AP 브릿지’ 프로그램은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이하 과기특성화대) 입학 예정인 학생 대상으로 올해 도입됐다. 이 프로그램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지원으로 운영되며, 과학영재양성사업 중 온라인 AP 사업과 관련해 KAIST 과학영재교육원에서 과기특성화대 교수진과 협력해 개발한 것이다. 시범 대상 학교는 4개 과학기술원(이하 과기원)과 POSTECH이다.

수학(미적분학 I), 물리(일반물리학 I), 화학(일반화학 I) 세 과목이 개설됐으며, 1학년 첫 학기 과정의 수학, 과학 내용을 주로 다룬다. 주 대상은 일반고 학생과 AP 과목을 수강하지 못한 학생들이다. 물론 과학고와 영재학교 출신 학생도 수강할 수 있다. 강의 플랫폼으로는 ‘Classum’ 앱을 이용했다. 수업은 해당 앱에 강의 및 공지가 올라가면 학생이 답글을 달며 질문 혹은 토론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KAIST 과학영재교육원 정현철 센터장은 “과기특성화대에 입학한 일반고와 과학고 학생들을 면담해보면 대체로 일반고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어려움을 해소하고 쉽게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시범 운영을 했다”고 전했다.

강의는 4개 과기원 교수진이 온라인 형태로 진행했으며, GIST에서는 수학에 황치옥 교수, 물리에 김동희 교수, 화학에 정원진 교수가 교수진으로 선정됐다. KAIST 과학영재교육원 곽시종 원장은 “수학, 물리, 화학 분야 학계에 있는 교수 중 특별히 기초 교육에 열정적인 분들을 찾아 센터 차원에서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강의 수강 시 학습 지원 및 질의응답을 위해 담당 멘토 또한 배정됐다.

만족도와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평이 이어졌다. 수강생 A는 “질의응답이 활발하고 자료를 공유하기 쉬웠으며, 강의 중간에 PPT 내용을 확대해 강조하는 등 세세한 배려 덕분에 이해하기 쉬웠다”고 평가했다. 김지철 조교는 “AP 과목을 마치 ‘인터넷 강의’처럼 먼저 예습할 수 있게 도와주고, 같은 수업도 여러 번 듣는 것은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다”고 말했다.

신입생의 대학 수업 적응을 돕는다는 기존 목적도 달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른 수강생 B 또한 “자신에게 부족한 내용 위주로만 선택 수강이 가능해 시간 관리에 도움이 됐고, 추후 수강 신청 계획을 짜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난이도와는 별개로, 친구가 올린 Q&A를 보며 심화 내용도 공부할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아쉬운 점도 지적됐다. 주된 문제점은 영상의 되감기 기능이 안 된다는 점이다. 일부 학생은 강의 내용을 놓쳐 앞으로 내용을 되돌리고자 하면, 끝까지 영상을 시청한 후 처음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불편함을 토로했다. 수강생 C는 “개강 전 학생들의 학습을 위해 개설된 강좌인데도, 개강이 2주나 남은 시점에 수강이 마감된다는 점이 아쉬웠다”고 전했다.

일부 교수진은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방식 때문에 수업에 만족하지 못했을 것을 우려했다. 황치옥 교수는 “실제 수업과 느낌이 달라 강의 시 불편함을 느꼈고, 학생에게 내용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에 정 센터장은 “적은 예산과 짧은 기간이라는 제약 때문에 시범 운영에 다소 문제가 있었다”고 해명하며, “플랫폼은 예산 확대를 통해 사설 시스템에 강의를 탑재하거나, 각 과기특성화대에서 독자적인 툴을 개발하고자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덧붙여, “코로나19로 인해 입시 결과 발표가 늦춰짐에 따라 일부 학생과 정시 입학생이 참여하지 못했다. 다음에는 시행 시기에 따른 운영도 고려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곽 원장은 학생의 후반 참여도 문제 또한 지적했다. 수강을 시작한 학생이 끝까지 듣는 경우는 25% 남짓에 불과했다. 이에 “철저한 수업 관리를 위해 중간에 형성평가를 시행하는 등의 보강이 이뤄지거나, 혹은 연구학점(6학점) 일부 인정 등으로 학생의 참여를 유도하고자 한다”고 방안을 제시했다.

그 외에도 적은 예산으로 인해 학생들이 주로 어려워하는 세 과목만 개설한 것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곽 원장은 ”시범 운영이 성공해 과기부와의 협의가 잘 성사되면 2021년 내 II 과목 강의 또한 개설할 예정”이라며 미개설된 강의 과목에 대한 개선 방안과 강의 계획이 있음을 밝혔다.

끝으로 정 센터장은 “이공계 진학을 위해서는 심화한 수학, 과학 교육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본 프로그램이 징검다리 역할을 해, 대학 합격 직후에 수업을 먼저 듣는 방식으로 진행하다가 이후에 체계가 잡혀 미국처럼 일반 고등학교에서도 대학 과목 선이수를 할 수 있길 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