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아시아계 대상 혐오 범죄, 반면교사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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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T에서 진행하는 해외 대학 여름학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학생들이 기대하는 행사지만 코로나로 인해 그 모습이 많이 변했다. 해외 대학 수업은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해외 대학 학생들과의 친목이 사라지는 등 학생들이 원하던 여름학기와는 괴리가 있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바뀐 것은 수업만이 아니다.

코로나가 불러온 편견과 갈등

코로나 이후 서양권 나라에서 아시아계 대상 혐오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할머니가 피부색을 이유로 칼에 찔렸고 뉴욕 지하철에서는 한 남성이 흑인 남성에게 무차별적으로 폭행당했다.

캘리포니아주립대 증오·극단주의연구센터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아시아계 대상 혐오 범죄는 전년보다 149% 증가했다. 이는 미국 내 전체 혐오 범죄가 7% 감소한 것과는 대조된다. 2020년 6~9월 영국에서도 런던경찰청의 통계에 따르면 동아시아인 외모 관련 혐오 범죄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96%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시아계 대상 혐오 범죄 급증은 단순히 코로나로 인한 반감 때문만이 아니다. 미국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임기 중 대두됐던 반이민 정서가 배경에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관련 발언이 도화선이 돼 혐오를 촉진한 것이다. 캘리포니아주립대의 율린 흐쉔 교수가 인터넷상 혐오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바이러스 발언 이후 트위터에 반아시안 정서 관련 게시물이 급증하는 것이 확인했다. 급증하는 아시아계 대상 혐오 범죄에 심각함을 느낀 미 행정부도 움직였다. 지난 3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증오 범죄 피해자를 돕기 위해 태스크 포스를 구성하며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혐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혐오 범죄는 특정 집단을 배척하는 편견이 강화돼 나타나기에 공존에 대한 인식과 상생을 위한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한국 사회부터 돌아봐야

한국인들은 해외에서 일어나는 인종차별에 분개하지만, 실상 한국 사회 내부에 있는 외국인 혐오 범죄도 심각하다. 2021년 해외 거주 네트워크인 인터네이션스에서 전 세계 59개국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한국은 ‘이민자들이 살기 좋은 나라’ 59개국 중 47위라는 처참한 성적을 받았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9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거주자의 68.4%가 인종차별을 겪었다.

국내 인종차별은 이미 심각한 문제이지만, 이를 외면하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 주민을 향한 사회적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차치하더라도 차별 금지법과 이주민을 위한 개별법에 관한 논의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게 큰 문제다. 2015년 유엔 인권위원회가 권고했던 차별 금지법은 아직도 제정되지 않고 있다. 해외의 인종차별 문제에 관심을 가지되 한국 내부 문제부터 해결하려는 태도가 건강한 사회와 더 나은 세계를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