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소통이 혁신과 효율성의 전제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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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인 소통의 장 개설 필요해

현대 사회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끊임없는 혁신과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학문과 기술은 더욱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며, 서로 다른 학문 분야 간의 융합과 재능 공유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정부 부처를 포함한 다양한 곳에서 ‘학제간 융합’을 키워드로 내세워 이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는 많은 자원과 전문인력이 투입되어 진행되기에 매우 복잡하고 거창해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적은 노력만으로도 큰 효율성의 증대를 이끌어낼 수 있다.
얼마 전, 지구환경공학부 소속 연구실에서는 학부생을 대상으로 데이터 다운로드 인턴을 모집하였다. 이는 원격 서버에 적재되는 데이터를 매일 아침 대학원생이 수동으로 다운로드 하여 연구가 지연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책이었다. 하지만 작업의 주체가 대학원생에서 학부생으로 바뀌었을 뿐, 여전히 비효율은 해소되지 않았다. 이에, 나는 교수님께 해당 작업을 자동화하는 프로그램 개발을 제안하여 미팅을 진행하였다. 교수님께서는 제한된 프로그램으로만 수행되던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다는 사실에 흥미를 보이셨고, 흔쾌히 승낙해주셨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개발된 자동화 프로그램은 연구실 인원에게 큰 호응을 얻었으며, 추후에도 이와 유사한 작업을 더욱 확대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그리 특별하거나 어려운 기술이 아님에도 사용자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전에는 이와 같은 시도가 없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 GIST는 다양한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이고 있고, 각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교수님들은 물론, 주변 친구들도 모두 훌륭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사소한 문제가 해결되지 못했던 이유는 바로 그 ‘사소함’에 있었다.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학제간 융합이 일종의 혁신 조건으로서 인식되며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그 접근이 모두 거창했기 때문이라는 의미이다.
이번 사례도 만약 이로 인해 발생하는 비효율이 연구에 큰 지장을 주는 수준이었거나 혹은 기술 자체가 매우 참신하여 연구성과가 될 수 있었다면 진즉에 해결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매일 1시간 정도만 할애하여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의 비효율은 오히려 그 사소함 때문에 돌파구를 찾고자 하는 시도조차 이루어지지 않아 해결되지 못했다. 실제로, 교수님과 대학원생분들은 다른 분야의 기술(이 경우 개발을 통한 자동화)을 이용해 해당 비효율을 해결한다는 발상을 해보지 않았다고 하셨다.
하지만 이런 사소해보이는 비효율이 해소되었을 때, 그것이 가져오는 잠재적인 가치는 매우 클 수 있다. 이번 사례에서도, 다운로드 작업을 자동화함으로써 얻어진 효율성의 증대는 연구 인원들이 더 중요한 업무에 시간을 할애하고 집중할 수 있게 함으로써 연구 능력의 향상을 끌어냈으며, 수작업에 의한 오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또한, 담당 인원이 바뀌거나 외부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업데이트 되어 데이터 처리 방식이 조금씩만 달라져도 데이터의 일관된 수집이 어려워질 수 있는 의존성 문제도 해결되기에 축적된 데이터에 다양한 기술을 적용하는 시도를 함에 있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사소한 개선만으로도 큰 잠재적 가치를 끌어낼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공개와 소통이 선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나는 학부 간의 자유로운 소통이 더욱 강화되어야 하며, 공식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분야 간 자유로운 소통의 장이 마련되어, 공식적인 도움을 요청하기에는 사소하지만, 개선이 된다면 충분한 가치를 끌어낼 수 있을 만한 비효율이 공개될 때, 누군가는 이를 보고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학교 주도하에 대회, 공모전 혹은 교류회 등의 형태로 공식적으로 이루어짐으로써 누구나 자신의 문제를 공유하고 함께 해결책을 강구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된다면, 그것이 모여 혁신을 촉진할 수 있음은 물론 구성원들의 소속감과 소속 집단에 기여함으로써 얻어지는 만족감 또한 크게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다.

고강빈 (전컴,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