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해커톤은 처음이지? <2024 Hello World 해커톤>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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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0일부터 12일, GIST AI 대학원 건물에서 광주·전남권 대학생을 대상으로 <2024 Hello World 해커톤>이 개최됐다. GIST 교내 개발 커뮤니티 동아리 ‘GIST Creative Crafters’(이하 GCC)가 주관한 행사에 모인 참가자들은 함께 사회 문제의 해결을 위한 SW 서비스를 만들어 냈다.
<지스트신문>은 GCC 김세빈(물리,19) 동아리장을 만나 2024 Hello World 해커톤의 개최 배경과 진행 과정을 살펴봤다.

Hello World 해커톤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해커톤은 이전과 달리 43명의 참가자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자체적으로 9개의 팀을 결성했다. 각 팀은 ▲Barrier-free ▲Eco-Friendly ▲Mental-Health ▲AI Ethics 4개의 사회 문제 키워드 중 한 개 이상을 선택해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대학생들의 뜨거운 개발 열기 속에서 ‘액티브 시니어’의 사회적 참여를 유도하는 서비스가 AI 정책전략대학원 원장상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어 정신건강의 지속적 관리와 여가 활동을 위해 특정 장소에서의 ‘쉼’ 경험을 기록하고 저장하는 서비스가 AI 정책전략대학원 부원장상을, 직장인의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간단한 해결책 및 전문가의 도움을 지원하는 서비스가 AWS 특별상을 받았다.

해커톤의 목표를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서비스 개발’로 설정한 배경이 궁금하다.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사회 문제가 교내외 다양한 전공을 가진 대학생들의 관심사를 모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양한 학생들이 평소에 문제의식을 지니고 있었을 분야이기에 더욱 쉽게 기획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두 번째는 행사 개최 배경과 관련 있다. 처음 해커톤 기획을 시작한 이유는 지난 제1회 GDSC 해커톤을 이어 제2회 해커톤을 개최하기 위함이었다. 따라서 지난 행사의 주제를 이어받아 일관적으로 SDG 문제(지속가능발전목표,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주제로 선택했었다. 하지만 행사 기획 과정에서 GCC라는 새로운 동아리를 개설하면서 주제 선정이 자유로워졌다. 더불어 ‘SDGs’라는 주제를 선택하면 국제사회 문제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아니면 당일 기획이 어렵고, SDGs의 취지와 범위를 잘못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방향을 틀어 주제를 사회 문제로 선택했다.

자유로운 팀 구성 방식이 흥미로웠다. 해당 방식을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당일에 팀 구성을 위한 시간을 마련하고, 참여자들이 자유롭게 대화를 통해 팀을 구성하도록 했다. 이 방식을 택한 이유를 설명하려면 해커톤의 목적부터 짚어봐야 할 것 같다. 이번 해커톤의 목적은 ‘초보자를 위해 진입장벽을 낮춘 해커톤’ 및 ‘광주·전남권 학생들의 교류’이다. 미리 팀을 구성해 온다면 초보자는 팀원을 구하는 것조차 어려울 수 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 사이의 융화가 어려울 것이며 GIST 학생이 아닌 외부 학생들이 어울리기 힘들 것으로도 생각했다. 이러한 이유로 당일에 팀을 결성했다. 참가자들이 팀 구성을 자율적으로 진행하도록 한 기획 의도는 ‘개입의 어려움’과 ‘자율성 보장’을 들 수 있다. 비록 학생들에게 지원받을 때 다룰 수 있는 기술 스택을 조사하긴 했으나 여러 기술 스택을 가진 참가자와 개발을 처음 해보는 참가자가 많아 역할별로 참여자를 분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더불어 지원 시 2~3명 정도 함께 팀을 꾸리기로 한 참가자가 있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이런 참가자들을 억지로 다른 팀에 배정하는 것도 올바른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초보자를 위한’ 해커톤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동아리 활동 중에 초보자들을 위한 해커톤의 필요성을 인지해 초보자를 위한 해커톤을 기획하게 됐다. GDSC GIST 코어로서 활동했던 당시에 개발 초보자가 대다수인 60여 명에게 스터디와 프로젝트를 제공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단지 스터디와 프로젝트만을 제공하는 경우 동기부여가 부족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어느 정도 기술 개발을 경험해 본 초보 학생들이 해커톤과 같은 개발 대회에 참가해 실력과 관심을 향상할 수 있는 등의 유인책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발 초보와 기존의 해커톤 대회를 이어주는 초보자용 해커톤 대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번 행사를 열게 됐다.

가장 공들였던 부분은 무엇이었나?
초보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과 학생들 간의 교류 활성화를 목표로 한다는 점, 두 가지 기조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행사를 기획할 때 각각의 세션이 두 가지 목적에 맞게 이뤄지고 있는지 계속 확인했던 것 같다. 초보자를 염두에 두어 심사 기준에서 기획의 비중을 높이고, 강연을 통해 초보자에게 AI 산업과 관련한 정보와 주제 중 하나인 AI 윤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팀 구성을 수월케 했다. 더불어 아이스브레이킹과 가벼운 중간발표를 통해 참가자들 간의 네트워킹이 활발하도록 지원했고, 개발 공간 앞 화이트보드에 폴라로이드 사진을 게시하는 등 딱딱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노력했다.

행사를 진행할 수 있게 만든 동력은?
스스로 말하기 부끄럽지만 유능하고 성실한 운영진이 동력이자 가장 뿌듯한 부분인 것 같다. GCC는 애초에 해커톤 개최를 염두에 두고 모인 사람들이었기에 행사를 진행할 개인적인 동기는 모두 이미 갖고 있었다. 행사 준비 중 후원처 모집 문제를 비롯해 여러 외부 문제로 위기가 발생했을 때도 “심기일전해서 다른 방안을 찾아보자!”라는 분위기가 있었다. 오히려 이런 일들이 모여 운영진들이 더욱 끈끈하게 뭉칠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단 2~3명이 모여 수행하는 조별 과제에서도 이견을 조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분쟁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이번 행사에서는 한 번도 얼굴 붉힌 적 없이 서로 존중하며 의견을 나누고 11명 모두가 매주 할 일을 성실히 해 왔는데, 그 점이 가장 뿌듯한 부분이다. 추가로 말하자면 일단 돈을 받은 이상 행사를 물릴 수 없다는 것도 행사를 진행하는 동력이 된 것 같다(웃음).

이번 해커톤에서 아쉬웠던 점을 꼽는다면?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이하 전컴) 외에 타전공 학생의 비율이 낮았다는 점, 초보자를 위한 기술적 지원이 더욱 필요했다는 점, 쉴 공간이 부족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이 모였으면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아무래도 전컴 전공 학생의 개발 경험 비율이 압도적이라 지금의 포맷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것 같다. 기획 도중에 ‘지원 시에 팀으로 지원을 받고 기획자는 전컴이 아닌 타전공 학생으로 해 과학 지식을 좀 더 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의견이 있었는데, 주제 선택이 어려워 폐기됐던 기억이 있다. 이 컨셉을 살려 GIST 특성에 맞게 여러 배경의 학생이 참여하는 행사도 재미있을 것 같다. 또한 해커톤 당일에 기술을 가르쳐주기는 힘들기에 기술적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는데, 초보자를 대상으로 개최한 해커톤인 만큼 더 고민하고 해결했어야 하는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쉴 공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었다. 무박 2일로 진행되나 의자에 앉아서 밤을 새우는 건 불가능하니 50명 정도의 참가자가 쉴 공간을 충분히 보장해야 했는데, 예산 및 공간 문제로 인해 숙소 제공이 불가능했고 빈백도 부족했다. 참가자들의 불편을 해소하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와이파이 연결에 관한 피드백도 있었기에 앞으로는 더욱 철저한 사전 검사가 필요할 것 같다.

앞으로 해커톤이 나아가야 할 방향
해커톤이라는 행사 포맷은 학생이 주도적으로 문제를 도출하고 그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하며, 프로토타입 제작까지 진행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교육적 측면에서도 효과적이지만, 아직 머리가 말랑말랑한 학생들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해결 방안을 떠올려서 사회에 크게 공헌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는 사실도 의미가 큰 듯하다. 요즘에는 단지 기술적인 성장을 돕기 위한 해커톤부터 몇 주간의 교육을 제공하는 해커톤, 크고 작은 커뮤니티의 문제 해결을 위한 해커톤까지 다양한 컨셉의 해커톤이 기획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다양성을 찾는 것이 앞으로 계속 추구해야 할 방향이자 긍정적인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추가로, 이렇게 한정된 기간에 문제 도출-솔루션 제공-프로토타입 제작의 학습 포맷이 더욱 다양한 형태로 교육에 녹아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아무래도 해커톤은 개발자 중심으로 이뤄지며 누군가가 개최 및 참여 과정이 필요하기에 많은 사람이 해커톤과 같은 경험을 하기가 힘든 것 같다. 다양한 사람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이런 경험을 자주 할 수 있도록 이런 학습 포맷이 대중화되면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부탁드린다.
이번 행사에 지원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성원해 주신 참가자분, 해커톤이 진행될 수 있도록 관심을 주신 모든 교내외 기관과 기업 덕분에 성공적으로 해커톤을 개최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

 

김도은 기자
ehdms2718@gm.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