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학부 총학생회 선거가 다가왔다. 학생회장단의 부재가 이제는 흔한 일이 됐지만, 그렇기에 더욱 좋은 후보가 선출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후보자와 선거권자가 모두 관심 있게 선거에 참여함과 동시에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규정에 따라 선거를 올바르게 진행해야 한다.
필자는 과거 <지스트신문> 재직 시절 선거 관련 문제를 다룬 바 있는데,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부분이 제자리인 것 같다. 이제는 GIST의 구성원으로서, <지스트신문>의 독자로서 이번에는 선거가 올바르게 진행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고를 던진다.
선거는 원래 오프라인이다
2020년 덮친 코로나19는 선거를 포함한 많은 것을 온라인으로 바꾸었다. 그러나 선거시행세칙 제42조 1항은 ‘선거는 기표방식에 의한 투표로 한다’고 명시한다. ‘기표’는 ‘투표용지에 써넣거나 표시를 함’이라는 의미이므로, 선거는 반드시 오프라인이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활동에 제약이 있던 2020년~2022년에는 시행세칙 협의모임을 통해 임시로 세칙을 바꿀 여지가 있었다 할지라도, 대면 수업으로 돌아온 2023년부터는 온라인 선거를 시행할 어떠한 명분도 없다. 그러나 선관위는 올해 학생회장단 선거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고 공고했으며, 이는 명백한 규정 위반이다.
엄청난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선거를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는 이유는 선거를 민주적이고 공정하게 진행하기 위함이다. <법조신문>의 관련 기고를 참고하면, 온라인 선거는 투표 결과 조작 가능성을 안고 있다. 오프라인 선거는 참관인이 진행 상태를 감시할 수 있지만, 온라인 선거는 이것이 어렵다. 오프라인 선거에서는 조작 논란 시 재검표로 결과를 바로잡을 수 있지만, 온라인 선거는 이것도 여의치 않다. 적절한 보안 조치가 없다면 선거의 4대 원칙을 위반할 위험도 있다. 작년 선거처럼 원내 시스템을 사용하는 경우라면 이러한 위험이 더욱 크다. 이는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총선과 대선, 지선을 오프라인으로 진행한 이유이기도 하다.
온라인이 항상 유리하지는 않다
작년 학생회장단 선거에는 후보자가 출마했지만, 투표율 미달로 개표하지 못했다. 이는 선거에 관심을 충분히 가지지 않은 결과이기에 학생 모두가 반성해야 할 일이지만, 책임을 학생의 무관심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
비록 작년 필자는 군 복무 중이었어서 모든 상황을 알지는 못하지만, 당시 재학생의 증언을 참고하면 투표 방법, 홍보, 유세에 오프라인 활용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각자가 대체할 수 없는 장점이 있으므로 선관위와 후보가 둘을 충분히 병행했다면 투표율이 더 올라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선거권자 대부분이 학사관에 거주하는 GIST 특성상, 투표소를 학사관 내부에 설치하면 선거를 오프라인으로 진행해도 투표율에 부정적인 영향은 미미하다고 본다. 실제로 2019년 하우스장 선거를 학사관 신관 1층 해동학술정보실에서 오프라인으로 시행한 사례가 있다. 비록 투표율 충족을 위해 투표 시간을 한 차례 3시간 연장한 바 있지만, 네 하우스(G, I, S, T) 모두 투표율 50%를 넘기며 무사히 종료됐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작년 학생회장단 선거와 비교하면, 온라인 선거가 투표율을 유의미하게 끌어올리지는 못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오히려 오프라인 선거는 홍보 방법의 폭이 더 넓으므로 투표율 제고에 더 유리한 면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투표장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에게 선관위가 투표를 직접 독려할 수 있다. 학생회장단 선거를 하우스 격려행사와 연계하여 투표 참여 시 상품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투표율을 높일 수도 있다.
선거가 올바르게 진행되기를
이 기고에서 중점으로 강조한 것은 오프라인 선거이지만, 그 외에도 선거세칙의 많은 부분이 지켜지지 않았다. 예를 들어, 선관위는 후보자 등록 마감 다음 날인 9월 22일까지 후보자를 공고해야 하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학생회장단 선거는 GIST의 올바른 대의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첫걸음인 만큼 그 중요성도 크다. 그런 만큼 선거는 규정을 지키며 올바르게 진행돼야 하며, 학생은 관심을 가지고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 항상 선거 진행을 위해 노력하는 선관위 위원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며, 선관위는 잘못된 부분을 조속히 바로잡기 바란다.
<본 기고는 9월 11일 선관위로부터 제공받은 선거시행세칙(2021년 8월 6일 개정)에 근거해 작성됐습니다.>
곽재원(물리,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