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학생들, 학기당 6개 교양으로 졸업까지 24학점 수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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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GIST에 개설된 인문 선택 강의 중 영어로 진행되거나 영어 자료를 제공하는 강의(이하 영어 교양)는 평균 6.5개다. 학교에 지원할 때는 영어 수업만을 예상하고 왔는데, 인문사회 교과에서의 영어 수업 비율은 턱없이 낮은 것이다. 2023년 기준 GIST 외국인 학생 비율이 14%인 만큼, 영어 수업 비율은 외국인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중요하다.

 

현재 HUS 또는 PPE로 분류되는 인문 선택 과목 중 영어로 제공되는 과목은 매 학기 5개 내외, 한국어 과목은 40개 내외다. 인문사회 과목 수강에서 외국인 학생들은 한국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HUS 6학점과 PPE 6학점을 포함해 총 24학점을 수강해야 한다.

외국인 학생들과의 인터뷰 결과, 모두 GIST에서 100% 영어 수업이 진행된다고 생각했으며, 이 조건이 학교를 선택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지스트신문> 취재 결과, GIST 공식 유튜브 채널의 “2025 GIST 국제 학생들을 위한 학부 지원 안내” 영상에는 모든 전공 수업이 영어로 진행된다며 “100% 영어 수업”을 자막으로 강조했다. GIST에서 제공하는 가이드북에는 기초 과학 과목과 전공 과목이 모두 영어로 제공된다는 점만 안내되며, 졸업 필수 요건인 인문사회 과목의 영어 비율은 안내되지 않는다. GIST에서 100% 영어 수업을 진행한다고 명시한 것은 아니지만 외국인 학생들은 교양 수업의 영어 비율에 대해 인지하지 못해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영어 교양의 부족으로 시간표 계획에 차질이 있는 것이 드러났다. 막시밀리아노(물리, 22) 학생은 영어 교양 과목이 전공 과목과 겹치는 시간대인 2교시~3교시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시간대가 겹치는 과목을 제외하면 선택지는 더욱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또한,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이라고 표기돼 있지만 한국어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이번 학기에는 한국어 교양 수업을 수강하고 영어로 보고서를 제출하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모하나드(기계, 21) 학생은 영어 교양의 부족으로 마지막 학기까지 수강해야 하는 교양 수업이 남았다. 이마저도 이미 수강한 수업을 제외하면 흥미가 없는 주제의 교양을 수강해야 한다. 현재 영어 교양의 주제는 심리학, 미국 역사, 경제학, 경영 등으로 제한돼 있다. 모하나드 학생은 일본 문화, 음악 관련 교양에 관심 있었지만, 강좌가 영어로 개설되지 않아 수강할 수 없었다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더불어, 외국인 학생들에게는 들을 수 있는 영어 교양 과목을 최대한 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코아(화학/소재, 21) 학생은 영어 교양 외에 화학과 전공 수업의 영어 비율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화학과 전공 수업 중 일부는 “중요한 개념은 한국어로 설명하고, 영어로는 요약만 진행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일부 실험 수업의 강의 자료는 영어지만 수업은 한국어로 진행되고, 조교가 영어로 번역하는 방식을 사용해 실험 수행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영어 교양 교수님들은 헌신적이며 공정하다. 하지만 학교에서 영어 교양의 다양성을 개선하면 더욱 좋겠다”라고 했다.

학생들은 일제히 영어 교양 증가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에 대한 <지스트신문>의 질문에 인문사회과학부의 입장은 다음과 같았다. “대학 교양 수업 중 영어로 진행되는 인문사회 교과는 비율에 따라 많은 장단점이 수반되기에 즉각적인 비율 상향은 어려울 수 있으나, 영어로 진행되는 인문사회 교과와 전공과목 수업이 덜 겹치도록 시간표를 조정하는 방법 등을 책임교육위원회에서 검토할 예정이다.” <지스트신문>의 취재 요청 전 막시밀리아노 학생은 영어로 진행되는 인문사회 교과를 증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졸업 요건의 교양 학점 수를 감소하는 방법도 있다며 대외협력팀과 학생팀에 건의했다. 하지만 담당 부서가 아니었으므로 즉각적인 조치 안내는 듣지 못했다.

외국인 학생 비율이 10%에서 14%로 늘어나고 있는 글로벌 학교인 GIST에서 영어 교양 수업이 약 12.5%에 불과하다는 것은 큰 문제다. 모하나드 학생은 “첫 외국인 신입생들이어서 영어 교양이 부족한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후배들은 더 좋은 환경에서 수업을 수강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며 학교에 바라는 점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