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불법 만화 공유 사이트 사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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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 = 김나현 기자
삽화 = 김나현 기자

지난 4월 27일, 국내 모 불법 만화 공유 사이트가 자진 폐쇄를 발표했다. 이는 경찰의 지속적인 수사망과 더불어 문화체육관광부가 5월 11일부터 시행하는 저작권법 개정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이용 만화 사이트가 불법?

폐쇄를 발표한 해당 사이트(이하 사이트 A)는 국내 최대 규모의 불법 만화 공유 사이트로, 국내 웹툰뿐만 아니라 일본 만화, 웹소설 등을 무단으로 유통했다. 운영진은 해외 서버를 사용하고 접속 차단이 이뤄질 때마다 도메인 주소를 바꾸는 방식으로 단속을 피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강유정 의원이 시밀러웹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24년 기준 해당 사이트의 연관 페이지 조회 수는 42억 9309만 회, 연간 누적 방문자 수는 4억 8905만 명에 달했다. 2024년 8월 기준으로 방문 횟수는 약 1억 3000만 회, 순 방문자 수는 620만 명, 페이지뷰는 약 11억 5000만 회로 집계됐다. 이 중 방문 횟수와 페이지뷰는 동 시간대 합법 플랫폼을 능가했다. 사이트 A는 이러한 이용자 트래픽을 기반으로 배너광고, 도박광고 등을 유치해 수익을 냈다. 업계는 이에 따른 월 피해액을 약 398억 원으로 추산했다.

 

불법복제와의 전쟁선언한 저작권법 개정

이번 사이트 폐쇄의 주요한 이유로 꼽히는 것은 올 2월 10일 개정된 저작권 침해 불법사이트 긴급 접속 차단법이다. 이 중 접속차단제와 긴급차단제는 올해 5월 11일부터 시행됐다. 접속차단제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불법 사이트에 경고나 삭제뿐만 아니라 접속 차단까지 가능하게 한다. 긴급차단제는 필요할 경우 불법복제물에 대한 접속을 먼저 차단한 후 심의를 거칠 수 있다. 기존에는 심의 과정을 거치는 사이 주소 뒤 숫자만 늘린 다른 사이트로 대피하는 일명 ‘도메인 호핑’ 수법을 할 수 있었으나, 이 두 제도로 사이트 차단이 더욱 수월해졌다.

8월 11일부터 시행되는 사항으로는 대표적으로 징벌적 손해배상과 처벌 강화가 있다. 해당 개정을 통해 법원은 고의적인 지적재산권 등의 침해 행위에 대해 피해액의 5배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처벌 또한 기존의 징역 5년 이하 또는 벌금 5천만 원 이하에서 징역 7년 이하 또는 벌금 1억 원 이하로 강해졌다. 그 외에도 불법복제물 링크 제공의 불법화, 불법복제물 정의 등의 개정이 이루어졌다.

끝나지 않은 싸움, 사이트 종료 후 현황

사이트 A가 자진 폐쇄하며 국내 만화 업계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웹툰 시장에 반해, 수익이 불법복제물로 인해 창작자에게 돌아가지 못하는 구조는 업계의 고질병으로 꼽혀 왔다. 웹툰 업계가 별다른 이상 없이 성장하고 있었음에도, 지난해 4분기 네이버 웹툰 등 플랫폼들의 매출이 오히려 감소한 게 그 증거다. 폐쇄 후 나흘 만에 합법 플랫폼인 네이버웹툰, 카카오페이지, 리디의 앱 다운로드 수는 각각 31%, 77%, 60% 올랐다. 업계인들은 매출 성장도 주시하고 있다. 네이버웹툰 1분기 주요 작품 10개를 대상으로 비교한 결과, 신규 회차가 24시간 내 불법 유통되지 않은 주엔 결제액이 평균 대비 23% 증가했다. 불법복제물을 이용하던 독자들이 합법 플랫폼으로 돌아온 것이다.

사이트 A의 주요 운영자는 일본으로 귀화한 상태로, 문화체육관광부는 현지와의 연락을 취해 6월 11일 용의자를 발견해 체포했으며, 증거품들과 함께 한국으로 송환받았다. 이는 2002년 한-일 범죄인 인도 조약에 의한 최초의 일본 국적자 인도이다.

그러나 불법 만화 공유 사이트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다. 사이트 A가 공유한 불법복제물은 아직 차단되지 않은 타 불법 사이트들에 의해 재복제되기도 한다. 사이트 A의 이름을 사용한 새로운 사이트가 생기기도 했다. 이 사이트는 텔레그램을 통해 긴급 차단에 대응하거나, 일부 작품 열람에 사이트 내 활동으로만 얻을 수 있는 포인트를 내야 하는 등 더욱 정교하게 운영하고 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웹툰 분과 3차 회의에서 “불법 유통은 범죄 행위이며,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는 만큼 끝까지 대응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오는 8월 11일 법률 시행을 통해 더욱 완전한 불법복제물 근절을 이룰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