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의 재결합,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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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 = 이시우 기자
삽화 = 이시우 기자

1986년 광주와 전남이 분리된 이후 수차례 무산됐던 광주·전남 행정통합이 특별법 통과로 40년 만에 현실이 됐다. 지난 3월 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175인 중 159인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번 통합으로 광주·전남은 인구 320만 명, 지역내총생산(GRDP) 159조 원 규모의 초광역 경제권으로 거듭난다.

 

광주·전남 통합의 배경

1986년 광주가 전라남도(이하 전남)에서 분리돼 직할시로 승격된 이후 전라남도청 이전 문제를 계기로 통합 논의가 처음 시작됐다. 이후 1995년, 2001년, 2020년 세 차례에 걸쳐 논의가 이어졌으나 번번이 무산되다 네 번째 도전에서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이번 통합을 이끈 주요한 동력은 지방 소멸 위기다. 전남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16개 시군이 인구 감소 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심각한 소멸 위기를 겪고 있다. 광주도 외부 유입 인구가 2015년 8만 3098명에서 지난해 6만 2741명으로 10년 동안 24% 넘게 줄었다. 이 같은 복합적 위기에 대해 김대성 전남연구원 상생협력단장(이하 김 단장)은 과거에는 도로·철도·항만 같은 SOC 확충이 핵심이었다면 2000년대 이후에는 산업, 최근에는 인구와 공동체 문제가 주요 과제라고 전했다. 김 단장은 이러한 문제는 단일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렵고, 통합을 통해 더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별법 통과 이후 달라진 점은

특별법에 따르면 기존 법률에 명시된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라는 명칭은 모두 ‘전남광주통합특별시(약칭 광주특별시)’로 일괄 개정된다. 출범 후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법적 지위를 갖게 되며, 이에 따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하 통합시장)은 장관급, 4명의 부단체장은 차관급으로 대우받는다. 통합시장은 특별법에 명시된 특례에 따라 역대 광역단체장 중 가장 많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정부의 파격적인 재정과 권한 이양도 주목된다. 정부는 4년간 최대 20조 원 규모의 재정지원을 약속했고, 이를 위해 국가 재원의 재배분을 추진한다. 또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서 통합특별시가 상대적 우위를 점하게 됐으며, 농협중앙회·한국지역난방공사 등 10개 핵심 기관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특별법에는 산업·재정·문화·환경에 걸친 광범위한 특례 조항이 담겼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해상풍력 예비지구 지정, ▲전기사업 인허가 특례, ▲분산에너지 전력망 구축 등 에너지 생산부터 산업 전주기를 아우르는 체계가 구축된다. 첨단산업 분야에서는 ▲AI집적단지·AI도시 실증기구 지정,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 ▲첨단의료·항공우주 특화단지 등 미래산업 집적거점을 조성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문화·관광 분야에서는 ▲AI-문화콘텐츠 융합 산단, ▲글로벌 콘텐츠 관광단지 등이 포함됐으며 농어업 분야에서는 ▲스마트농업·푸드테크 산업 육성, ▲첨단 농식품·수산식품 수출단지 조성 등 1차 산업 고부가가치화 체계가 규정됐다.

 

통합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

그러나 통합이 순탄하게 자리 잡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가장 뜨거운 쟁점은 주 청사 소재지다. 순천 동부청사와 무안 전남도청, 광주시청 세 곳을 균형 있게 운영한다는 원칙만 정해졌을 뿐, 주 청사는 끝내 확정하지 못했다. 광주와 전남 지역민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며 결국 초대 특별시장이 결정할 사안으로 넘겨졌다.

절차를 둘러싼 비판도 거세다. 전남도청 열린공무원노동조합은 “주민투표 없이 결정하는 건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일”이라며 “지방의회 동의로 주민 의사를 대체하려는 것은 지능적인 입막음”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광주광역시 관계자는 지방자치법상 지자체 통합에 있어 주민투표는 필수 요건이 아니라며 주민투표를 시행하면 수억 원의 비용이 추산되고, 실시 과정에서 상당한 시일이 소요돼 2026년 7월 통합 출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조직 통합 작업도 만만치 않다. 전남은 특별법 통과 직후 행정통합 전담 조직인 ‘전남광주행정통합실무준비단’을 신설하고 공무원 106명에 대한 대규모 수시 인사를 단행하며 준비에 나섰다. 그러나 인구 139만 명의 광주와 177만 명의 전남 의원 정수 배분, 두 지역 행정 시스템의 일원화 등 풀어야 하는 실무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오는 7월 1일 광주와 전남은 40년 만에 하나의 행정 단위로 다시 묶인다. 특별법이 통과되며 법적 틀은 마련됐지만, 아직 풀리지 않은 과제들이 출범 이후를 기다리고 있다. 통합의 성패는 법안이 아니라 그 이후의 실행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