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알·못들의 신문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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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지스캐치에서 지스트신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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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회의 중인 기자들. 책상 위엔 신문들로 가득하다.

  2014년 9월의 어느 날, 지스트대학 A동 113호에는 13명의 학생이 모여 있었다. 어색한 공기 속에 한 사람씩 앞에 나와 자기소개와 지원 동기 발표를 시작했다. “평소 신문을 많이 읽고 글쓰는 것을 좋아한다.” “의미 있는 일이기도 하고, 글쓰기도 배우고 싶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들이 모인 계기는 각각 달랐지만 모두 ‘지스트에 신문을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은 같았다.

그렇게 모인 기자 지망생들은 무작정 ‘신문창간준비위’를 꾸리고 신문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다. 뭐가 우선이 돼야하는 지에 대한 생각은 두 가지로 갈렸다. 몇몇 학생들은 “일단 기사를 써 보자”라고, 다른 학생들은 “기사 쓰기 공부를 먼저 해야 하지 않느냐”라고 주장했다. 논의 끝에 둘 모두 진행하기로 했다. 팀은 취재부, 사회부, 문화학술부로 나눴다. 초대 편집장은 준비위원들을 모으고 사업을 주도하던 백승혁으로 결정됐다.

신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이공계생들은 언론 공부를 시작했다. 매주 한 번 정기모임 시간을 정해, 기사거리를 찾으려고도 했다. 신문사실이 없어 그들이 모인 장소는 기숙사 회의실, 대학 B동 등 매번 달랐다. 모두가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하기에, 책을 선정한 후 한 명씩 돌아가며 공부할 내용을 준비한 후 가르치는 방식을 택했다. 리드(기사 첫 문장)는 무엇인지, 제목은 어떻게 쓰는지, 맞춤법은 무엇인지를 익혀나갔다. 카이스트, 전대, 포항공대신문사를 답사해 그들의 노하우를 배우기도 했다. 신문에 관심이 있을만한 교수에게 무작정 찾아가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6개월간의 준비 끝에 2015년 2월 10일, 지스트대학 독립언론 <지스캐치>를 공식 창간한다. 6개월 동안 준비한 결과물이었다. 사비를 모아 웹사이트를 만들고, 페이스북을 통해 기사를 홍보했다. <지스캐치>라는 이름은 고심 끝에 선택한 제호였다. 지스트의 뉴스를 학내 구성원들이 이해(catch)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3월에는 첫 수습기자들을 받았다. 모집에 지원한 학생은 총 9명. 논술고사와 개별 면접을 거쳐 모두 <지스캐치>의 수습기자가 되었다. 수습기자마다 담당 정기자를 배정했고, 월요일과 목요일에는 2시간가량 기자교육을 시행했다. 수습기자 교육은 한 학기 내내 계속됐다. 교육이 끝나면 정기자들의 아이템 회의가 이어졌다. 회의는 자정을 넘기기 일쑤였다. 기자들이 주로 기사를 쓰고 퇴고하던 동아리방은 밤늦게 까지 불이 환했다.

당시 기자들의 가장 큰 고충은 경험 부족이었다. 직접적인 조언을 해줄 만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기자들은 직접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배워야 했다. 상당한 시간을 들여 취재와 기사작성을 해놓고도, 퇴고과정에서 기사폐기 처분을 내리는 경우도 허다했다. 시의성을 놓치거나 기사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가 모호한 경우에는 기사로 나갈 수 없었다. 현 이정민 책임기자는 “취재를 마치고 작성한 기사를 버리게 되었을 때 허탈함은 잊을 수가 없다.”라고 회고했다. 그렇게 첫 학기 정기자 8명은 28개의 기사를 써냈다.

여름방학에는 수습기자들이 서울로 파견됐다. 파견된 기자들은 ‘대학언론세미나 Re’와 ‘블로터닷넷’에서 개최한 세미나 등에 참석해, 인터넷 매체를 어떻게 잘 활용할지 탐구하고 전국의 학보사 기자들과 교류했다. 이때의 인연은 전대신문사와의 공동기획으로 이어졌다. 방학 중이라 직접 모일 순 없어, 기자들은 화상전화를 이용해 회의를 이어가며 2학기 활동을 대비했다. 개학 2주 전에는 ‘제1회 지스캐치 워크샵’을 개최했다. 지난 기사에 대한 평가, 시각자료의 활용에 대한 짧은 교육과 함께 다음 학기 기획 아이템 발표가 이뤄졌다.

가을학기에는 LG도서관 1층에 신문사실이 마련되어 기자들은 떠돌이 생활을 청산하고 기사작성에 매진할 수 있었다. 웹사이트도 신설하여 가독성을 높였다. 또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던 시절은 가고 기자들은 DSLR을 들고 취재현장을 활보했다. 11월부터는 <지스트신문사>로의 전환을 준비했다. 기자 개인 명함과 기자증이 발급됐고, 학교 측과의 논의를 통해 발간주기, 면수 등 세부 운영 계획안을 정해나갔다. 학기가 끝나고도 기자단은 학교에 남아 사칙을 제정하고, 지면 제작에 필요한 공부를 시작하는 등 지스트신문 발간 작업에 착수했다.

 

유재헌 기자 jhyoo@gist.ac.kr

이정민 기자 julie@gist.ac.kr

 

*지스트신문은 이렇게 만들어졌습니다. 초심을 잃지 않는 지스트신문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