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신문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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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입력 : 2015.02.01 16:04]
  학생들 참여로 만들어지는 신문, 응원해달란 말보다는 먼저 잘하는 모습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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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새벽, 지스트신문사실에는 창간준비호 제작에 여념이 없는 백승혁(기공14)편집장이 있었다. 신문사실 구석에서 한창 기사를 퇴고하는 중이었다. 그는 작년 2월부터 지스트신문의 전신인 <지스캐치>를 이끌어 왔고, 앞으로는 지스트신문의 편집장을 맡게 된다. 그와 만나 지스트신문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이 가질만한 의문을 해소하고 앞으로 지스트신문이 나아갈 방향을 알아보았다.

– 작년 2월 10일에 창간한 지스캐치가 곧 있으면 지스트신문이 된다. 창간준비호를 독자들에게 내놓게 되었는데, 신문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는가?

 백승혁(이하 백): 학교에 신문이 없으니까. 문득 ‘우리 학교에는 왜 신문이 없지?’라는 의문이 생겼다. 알아보니 이전에 학생사회 내에 신문을 만드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이뤄진건 없었다. 설문조사를 해보니 언론이 없어 구성원들이 겪는 불편이 적지 않더라. 그래서 내가 한 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일을 벌렸다. 함께할 사람들을 모아 공부를 시작했고, 그렇게 6개월 준비한 결과물이 지스캐치다.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독자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독립언론인 만큼 취재력에 한계를 느꼈다. 공식기관이 아니니 취재원이 취재에 응할 동기가 약했다. 기자들의 사비를 털어 운영을 하다보니 다룰 수 있는 주제에도 한계가 명확했고, 조직이 지속가능할 지에 대한 걱정도 계속됐다. 또 지면없이 온라인으로만 기사를 발행하다보니 무게감이 떨어졌다. 그래서 기자단끼리 모여 몇 달에 걸쳐 지스트신문으로의 전환을 논의했고, 학교 측과의 협의를 거쳐 지스트신문이 탄생했다.

 – 독립언론으로 시작했다가 학교의 공식 조직으로 변했다. 학교로부터 예산이 나오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백: 학교의 공식 조직이 되는 것이 맞느냐는 고민은 긴 시간 동안 신문사 구성원들이 모두 공유해왔다. 우리 대학만의 조직 구성도 고려해보았지만, 결국에는 총장-주간교수-학생기자단으로 이어지는 일반 대학신문의 구조를 따라가게 됐다. 기사는 학생이 쓰고, 재정은 학교가 맡는 이 구조가 다른 대학에서 벌어지는 편집권 침해의 주된 이유기 때문에 학생들의 우려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을 한다.

하지만 지스트신문은 독립언론을 전신으로 하는 만큼, 기조에서부터 독립언론으로 시작했음을 밝힐 것이다. 출발점 자체가 학생들이 학교에 제안해서 만든 것 아닌가. 초대 편집장으로서 이 점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하지만 편집권과 취재권을 보장받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기자단의 역량이다. 그렇기에 우선은 양질의 신문을 만들어 내는데 주력하겠다.

– 학교 공식신문으로서 대학원은 어떻게 아우를 생각인가.

백: 단과대로 연결되어 있는 다른 대학과 달리 우리 학교는 대학원과 학부가 명확히 구분되어 있어 대학원 취재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담당 취재기자를 두겠지만 취재원 확보가 급선무다. 대학원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루기 위해 제보도 많이 필요하다. 대학원생들에게는 지스트신문이 생소할 텐데 먼저 잘하는 모습을 보여준 뒤 관심을 가져달라고 해야 할 것 같다.

– 편집권과 취재권에 대한 어떤 원칙이 있는가?

백: 무엇을 취재할지, 지면에 어떤 기사를 담아 발행할지는 신문사 자체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다. 다만 기자들이 놓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어서 학교와 계속 소통할 것이다. 하지만 편집권과 취재권 보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기자들의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역량강화에 힘 쏟겠다.

– 구독률이 낮고 학보사에 지원하는 학생 수가 적어 지면을 간소화하거나 폐간하는 학보사들이 많다. 지스트신문이 지속 가능한 신문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백: 독자들이 신문을 읽지 않는다고 독자를 탓할 순 없다. 신문을 읽지 않는 원인은 학보사 자신에게 있다. 그렇기에 왜 우리가 신문을 만드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계속 던져야 한다. 매너리즘에 빠져 기계적으로 신문을 만드는 상황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겉치레용 기사로 지면을 채우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 독자들이 지스트신문을 어떻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는가? 목표하는 방향이 있나?

백: 지스트신문은 ‘살아있는 신문’이 되면 좋겠다. 여러 지스트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담겨있는 신문이라는 측면에서 ‘살아있고’, 시의성과 정확성을 갖춘다는 데에서 ‘살아있는’ 신문을 만들고 싶다.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측면에서도 ‘살아 있고’ 싶다.

또 사실 전달만을 하는 언론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학부 내부의 문제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느냐” “왜 너희는 비판만 하느냐”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비판하고 감시하는 저널리즘이 있어야 신문이 살아있다고 볼 수 있다. 단기적으로 봤을 때는 특정 문제를 덮어놓는 것이 좋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문제를 이슈화해 지스트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감시와 비판을 수행하는 언론이 되고 싶다.

김수호 기자 soohoda0501@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