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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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트신문사> 창간호가 나온 지 어언 한 달이 지났다. 기자단의 노력뿐만 아니라 학내 구성원들의 관심과 성원이 깃든 결실이라 생각한다. 배부대의 신문이 줄어갈수록 나는 두 가지 생각이 든다. 하나는 독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스트신문사>의 앞날에 대한 걱정이다.

영국의 존 밀턴(J. Milton)은 자신의 저서 <이혼의 교의와 질서>가 의회의 검열과 등록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문제가 되자, 1644년 11월 항의의 표시로 검열과 등록을 거치지 않고 팸플릿 하나를 출판하는데 바로 <아레오파지티카>다. <아레오파지티카>는 언론출판의 자유를 주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오늘날 이 분야 최고의 고전으로 평가받는다. 밀턴은 여기에 “나에게 자유를 달라. 양심에 따라 자유롭게 알고, 자유롭게 말하고, 자유롭게 추론할 수 있는 자유를, 다른 모든 자유 이상으로 달라”고 적었다. 이는 언론인이라면 언제나 숙지하고 틈만 나면 되새기는 구절이라고 한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나라 여러 학보사에서 검열을 비롯하여 기자단과 학교의 편집권 줄다리기가 일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몇몇 학보사들이 탄압을 받고 쇠퇴의 길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역으로 지스트 내 언론의 필요성을 주장했고 결국 학내 최초의 공식 언론이란 팻말을 달았다. 그리고 첫 결실인 창간호가 나왔다. 감사하게도 아직 편집권을 놓고 학교와 대립하거나, 검열을 당하거나, 백지상태로 신문이 나갈 듯한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레오파지티카>의 구절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 상황처럼 지스트신문이 보도의 자유를 계속해 누리려면 학교와의 원활한 소통 유지 및 신문사의 끊임없는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

외부요인 모니터링 및 대응만이 다가 아니다. 기자단 스스로도 단단히 무장해야한다. 자신이 쓴 기사를 되돌아보는 자세를 갖고 독자들이 갈망하는 콘텐츠를 기사에 담도록 노력해야한다. 더불어 정확한 사실 보도를 중시하고 유흥거리 위주로 지면을 채우려는 태도는 버려야 한다. <지스트신문사> 기자증을 다는 순간, 본인이 엄연한 언론인이란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격려, 그리고 아낌없는 질타 부탁드린다. 관심과 격려만큼 기자단에 큰 힘이 되는 것은 없다. 또한 각종 질타는 기자단이 정신을 가다듬고 신문사가 내리막길로 새지 않도록 하는 완충작용을 해 준다.

<지스트신문사>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유재헌 부편집장 jhyoo@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