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C, 개방을 통해 대학교육을 혁신하다

0
1433

 

누구나 MIT, Berkely 등 일류 대학의 정규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을 통해 무크(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플랫폼에 접속하는 것만으로 필즈상 수상자나 노벨상 수상자들의 강의를 듣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무크란 대학에서 가르치는 강의들을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제공하는 온라인 공개강좌 서비스를 말한다.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만으로 강의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강의를 들을 수 있다. MIT대학 라파엘 라이프 총장이 ‘종이 인쇄 이후 교육계의 가장 중요한 혁신’이라 극찬할 정도로 무크는 좋은 질의 강의를 누구에게나 제공할 수 있어 기존 대학체제를 바꿀 수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온라인 공개강좌, MOOC

무크는 기존 인터넷강의와 달리 실제 대학의 강의처럼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 수강생들은 온라인 게시판에서 조교나 교수에게 질문하고 의견을 토론함으로써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정규 강의와 같이 시험과 과제가 부여되며 이를 제출하면 자동채점으로 점수가 나온다. 강의를 수료하면 이수증도 발급된다. MIT대학을 포함한 미국의 많은 대학들은 학점까지 인정하는 추세다.

무크 강의는 기존의 오프라인 대학 강의보다 선택의 폭이 넓다. 미국의 대표적 무크 플랫폼인 Coursera, Edex, Udacity 등은 수천 개의 강의를 제공한다. 과학, 사회학, 정치, 경제 등 그 분야도 다양하다. 노벨상 수상자나 대학의 총장 등 각 분야의 석학들이 개론, 전공 등을 개설하기 때문에 강의의 질 또한 훌륭하다. 수강생들은 자신의 수준과 목적에 맞게 강의를 선택한 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수업을 들으면 된다. 강의는 대부분 무료다. 1년 등록금이 수만 달러인 MIT대학의 강의를 부담 없이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무크에 강의를 제공하는 대학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 전망했다. 김도연 포스텍 총장은 “강의를 개방해 공개한다는 것은 대학 수업의 질적 혁신을 촉진하는 가장 빠른 길이다. 몇 만 명이 들을 수도 있는 강의에서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교수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라며 무크를 도입한다면 수업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보였다.

무크가 일시적인 유행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강의를 제공하는 대학이 최소한의 콘텐츠 지원비조차 받지 못한다면 대학은 강의를 제공할 원동력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무크 플랫폼이 수익구조를 찾지 못하거나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면 오래 지속될 수 없을 것이라 예측한다. 또한 무크의 수료율이 낮다는 점을 이유로 과연 교육적으로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해 몇몇 전문가들은 의문을 품고 있다.

그럼에도 무크 수강생과 강의 수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현재 무크 플랫폼들의 누적 강의 수는 4000개가 넘으며 2015년에는 가입자 수 3500만 명을 기록했다. 또한 많은 나라들이 MOOC 플랫폼을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대학의 협력을 장려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칭화대와 북경대 등의 강의를 받아 무크 플랫폼 XuetangX을 운영하고 있다. 독일의 Iversity, 영국의 Future Learn, 일본의 J-MOOC 등도 각국을 대표하는 대학들의 강의를 제공받아 무크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 대학, ‘MOOC 적극 추진

우리나라도 2015년 10월부로 한국형 무크 플랫폼인 K-MOOC 운영을 시작했다. 이 사업을 주관하는 교육부는 서울대, 연세대, 카이스트 등 사업에 선정된 10개 대학에 무크 강의를 개발하도록 총 10억원을 지원했다. 교육부는 점차 강의 공급 대학과 강의 수를 늘려 2018년까지 500개의 강의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지원 하에 이공계 대학들도 K-MOOC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2016년 9월부터 서울대 과학 공학 대학, 카이스트, 포스텍은 공동으로 5개 강좌를 개발해 제공한다. 공동 개발하는 강좌에는 서울대 공학대학 학장, 포스텍 총장, 카이스트 부총장이 직접 강연자로 나서기도 했다. 강의들은 Pass or Fail 방식이며 위 세 대학 학생들이 강의를 수강할 경우 2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다.

 

지스트에도 MOOC가 불까

지스트 김희준 석좌교수는 “지식 전달 위주의 교육을 극복하고 사고력 및 창의성 개발에 적절하다”라며 무크를 미래형 교육이라 칭했다. 김희준 교수는 자신의 ‘우주와 생명’ 수업을 K-MOOC에 등록한 상태다. 이 강의는 대표적 무크 플랫폼인 Edex에도 등록돼 전 세계적으로 수강이 가능하다.

현재 지스트는 무크를 운영하고 있지 않으며 2016년 무크 협력 대학에도 지정되지 않았다. 무크 강의에 대한 학점 또한 인정되지 않는다. 이에 유재덕(14·기초교육학부) 학우는 “지스트는 규모가 작아 강의 선택이 다양하지 않은 편인데 무크를 이용해 효과적으로 보완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지스트에 반드시 필요하다. 학생, 교수, 학교 모두에게 큰 이점을 가져오는데 최소한 검토라도 해야 한다”라며 지스트에서의 필요성을 강하게 피력했다.

기존의 무크 플랫폼들은 영어로 설강되어 국내에서는 그 영향을 느끼기 힘들었다. 허나 정부 주도로 K-MOOC가 설립된 이후 K-MOOC는 빠르게 강의 수를 늘리고 있으며 해마다 협력대학을 늘리고 있다. 이러한 대처도 유럽 국가들과 중국, 일본에 비하여 이른 편은 아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무크, 그리고 세계 대학의 변화를 지스트도 지속적으로 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심규대 기자 dk2998@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