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수강신청, 원인과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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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을학기 수강신청은 학생들이 분반이 존재하는 수학과목(미분방정식, 선형대수학, 다변수 해석학)의 담당교수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로 진행되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선택하는 수업의 교수가 누군지 알 권리가 있다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속칭 ‘블라인드’ 정책의 직접적인 원인은, 지난학기 ‘미적분학과 응용’ 과목의 특정 분반에 인원이 몰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학기 ‘미적분학과 응용’의 특정 분반은 정원의 50% 밖에 신청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분반은 정원을 초과하여 추가신청이 들어왔다. 이에 대해 기초교육학부 황치옥 교수는 “교수의 입장에서는 학생 수요와 강좌 수가 맞아 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당시 학생 수요를 맞추기 위해 시간표상 가능한 학생들을 다른 분반에 ‘강제이주’ 시키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매년 특정분반의 편중현상이 발생할 때마다 강제이주로 해결할 수는 없다며 정책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러한 정책이 시행되자 수강신청에 성공하지 못한 학생들은 추가신청을 하는데 곤란을 겪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이메일을 통해 추가 신청을 진행하는데, 교수의 이름을 모르는 학생들은 학기 시작전 추가신청이 불가능했다. 이에 대해 지난 8월 17일 학교측은 수학과목 강의 첫 시간에 출석한 사람에 한하여 추가신청을 받아줄 예정이며 각 반마다 세 명 이내로 추가신청을 받을 예정이라고 지스트대학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이에 대해 황치옥 교수는 “교수 선호도에 따라 추가 신청과 수강취소가 진행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정한 절차이다. 각 반마다 3-4명씩 추가 신청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선형대수학과 미분방정식 과목은 모든 분반에 약 3-4명 이내로 추가신청이 이루어졌다.

김재원(15·기초) 학생은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제도인 만큼 먼저 학생들의 의견을 물어 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학교측이 논의 없이 사후적으로 공지도 아닌 댓글을 통해 알린 것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또한 김재원 학생은 지난 학기 ‘강제 이주’ 사태보다는 현재 상황이 나은 것은 맞지만, 서로 사전에 의견을 모아보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수학교수들의 입장은 블라인드 정책이 ‘학생 전체의 이익‘을 위한 제도라는 것이다. 개인이 약간의 손해를 볼 수는 있지만, 학생 전체의 차원에서 얻는 이득이 훨씬 크기에 학생들이 어느 정도의 불편을 감수해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황치옥 교수는 “선형대수학과 미분방정식 분반에 추가신청을 하러온 학생이 분반마다 고르게 분포됐다. 시간표가 꼬인 학생도 줄어들었을 것이다”라며 “현재 상황에 굉장히 만족하고 다음 학기에도 수학 과목은 블라인드로 진행할 것”이라며 “학생들이 전체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 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초교육학부 송정민 교수는 이번 블라인드 제도에 대해 “학생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kimdj@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