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란 다수를 대상으로 한 원격교육시스템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최근 몇 년간 MOOC를 통해 기존 강의실, 교실에서 이루어졌던 교육을 온라인을 통해 대체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현재에도 미국정부와 대학들은 MOOC를 공교육과 대학 강의실로 도입하기 위해 정책 마련 및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있다. 2014년 11월, 오바마 대통령은 “(MOOC를 서비스하는 기업인) 코세라가 MOOC를 도입하려는 고등학교 교사들에게 MOOC 강의에 필요한 재정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미국의 ‘MOOC 열풍’에는 경제적인 이유가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컬럼비아 대학의 홀랜드(Hollands) 박사는 MOOC에 대한 논문을 통해 “MOOC는 대학, 고등학교의 상당한 비용절감을 가져다 올 것”이라며 MOOC가 교수진과 강의실, 교재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전 교육부 장관인 윌리엄 J.베넷 또한 “온라인 강좌인 MOOC가 자격미달 대학을 대신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학강의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중학교 등의 공교육 강의를 인터넷을 통해 진행하겠다는 기업과 정부의 이 야심만만한 계획이 과연 교육의 개선을 가져올 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기업과 정부가 효율성의 원리만 따라 평등한 기회 제공을 위한 제도인 공교육으로 가는 투자를 줄이고 교육적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온라인 강의를 추진하고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이다.
MOOC가 ‘교육’인지에 대한 의문
MOOC의 교육적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다. 미국 교육정보 사이트 <studyportal>의 편집자로 일하는 다나 비오리누(Dana Vioreanu)는 MOOC 강의가 교육의 질, 교육적 효과가 충분한지에 대해 검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수많은 학생들이 듣는 MOOC 강의들은 학생들이 그 강의를 잘 따라오고 있는지 알 수 없으며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적절히 평가하기도 쉽지 않다. MOOC는 정말 온라인이 아니면 교육에 접근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 MOOC는 전통적 교육방식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사용되어야 할 것”이라며 MOOC가 기존 대학교육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의 한 MOOC 이용자는 MOOC 강의가 “이동할 필요가 없고 놓친 부분은 돌려 볼 수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기존의 방식보다 나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MOOC 강의가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일방향의 강의가 진행되기 때문에 토론식 수업이 힘들다. 대부분의 MOOC 강의는 특정 주제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할 수 있는 기존 방식의 강의와는 달리 학생들이 잘못 이해할 소지를 피하기만 하는 강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MOOC 강의와 수강생의 수가 계속해서 늘고 있지만 끝까지 강의를 듣는 인원은 매우 적다는 것 또한 문제다. 듀크 대학교의 발표에 따르면, 2012년도 가을학기 MOOC 수업인 ‘Bioelectricity’의 경우 1만 3천명 가량이 등록해서 강의를 수강했지만 강의 첫번째 주 퀴즈에 참가한 인원은 3천 6백명, 기말고사까지 수강한 인원은 350명에 불과했다. 단 2%의 수강생만이 수업을 끝까지 수강한 것이다.
이에 대해 스탠포드대의 학습분석팀은 대학과정의 MOOC 강의를 듣는 수강생 중 시험을 보고 대부분의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은 8% 정도이며 대부분은 빠르게 그만두거나 수업을 잘 듣지 않는 유형이라고 말했다. MOOC가 대학 수업을 대체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증거이다.
한편 MOOC 강의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미국 명문대들이 이중 잣대를 가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하버드, 예일, 시카고, 컬럼비아 대학 등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들이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토론, 논술이 가능한 소수강의를 추구하면서 한편으로는 대중들에게 객관식 답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MOOC를 대학 자체사업으로 권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2015년 9월 U.S.News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하버드, 예일대학의 경우 수강생 20명 이하의 소수강의가 전체강의의 75%를 차지했고, 시카고, 콜롬비아대학은 소수강의가 전체의 약 80% 수준이였다. 또한 이 네 대학들은 대형 강의에서도 토론이 필요한 경우 반을 나누어 조교와 함께 토론식 수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만 명 가량이 듣는 MOOC에서는 불가능한 방식이다.
MOOC,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전세계적으로 MOOC 열풍이 불어 현재 MOOC 플랫폼들의 누적 강의 수는 4000개가 넘으며 2015년에는 가입자 수 3500만 명을 기록했다. 또한 유럽,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인도네시아,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권 국가들도 MOOC 플랫폼을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대학의 협력을 장려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5년 10월부로 한국형 MOOC 플랫폼인 K-MOOC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고 교육부는 서울대, 연세대, 카이스트 등 사업에 선정된 10개 대학에 MOOC 강의 개발비 명목으로 총 10억원을 지원했다. 교육부는 점차 협력 대학과 강의 수를 늘려 2018년까지 500개의 강의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2016년 3월 기영화 국가평생교육진흥원장은 ‘아시아지역 MOOC 관계자 대표회의’에서 K-MOOC는 평생교육 실현을 위한 열린 고등교육 체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회의에서 기영화 원장은 정부가 K-MOOC를 주도하며 관련예산을 정부차원의 계획 수립 등을 통해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각국의 운영방안은 다르게 보인다. 미국은 MOOC 수업을 대학 및 공교육의 수업으로 인정하는 방식의 MOOC 운영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MOOC를 ‘온라인대중공개강좌’(JMOOC)로 칭하며 학생, 직장인, 퇴직자 등에게 대학 수준의 교양수업과 기업의 실용지식 을 제공하여 평생 학습을 장려하는 것을 목표로 운영하고 있다. 실제 일본 JMOOC 사이트는 자격증 강의나 공교육에서는 빠져있는 정보시스템에 대한 수업, 지적 재산권과 비즈니스 관련 수업 등을 제공하고 있다.
각국이 MOOC와 원격교육시스템을 단일한 패러다임으로 인식하지 않고, 각국의 실정에 맞게 수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한국 또한 독자적인 MOOC 플랫폼인 K-MOOC의 사용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10 National Universities With Small Classes”, U.S.NEWS,
<Big (MOOC) Data>, Inside Higher 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