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게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비엔날레 전시장에 들어오자 여기저기서 관객들의 볼멘소리가 들려온다. 전시장에는 예술작품이 덩그러니 놓여있고, 예술작품을 설명하는 팻말에는 작품의 이름과 작품을 창작한 예술가의 이름만 적혀있다. 대부분 작품을 보았을 때, 예술가가 어떤 메시지를 예술품에 담았는지 알 수 없었다. 예술의 세계에 문외한인 대다수는 당황했으리라. 특히, 장외전시 중인 ‘당신이 밖을 볼 때까지 벗기고 또 벗기고’라는 작품은 흰 벽면에 검은색의 가느다란 실을 붙여 만들었다. 예술작품이 아니라 벽면이 누군가의 실수로 갈라져 있다고 생각하기 쉬웠다. 누구든지 벽에 낙서하고 예술작품이라 우기면 작품이 될 것 같은 묘한 자신감이 들 것이다.
이러한 작품들은 왜 예술로 인정받는 것일까? 예술가들이 작품에 메시지를 담았기 때문이다. 이번 <2016 광주 비엔날레>에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제8기후대(예술은 무엇을 하는가?)”라고 한다. 예술가들이 자신의 견해로 미래에는 어떤 사회가 될지 표현한 것이다. 더 나은 미래가 되기 위해 바뀌어야 할 현재의 문제점을 꼬집어 신랄한 비판을 하기도 한다. 그 예로 제3전시관에 전시된 여러 작품은 급격한 도시화로 잃어버린 옛 시골의 정서, 노동력의 착취 문제, 군사문제 등 여러 사회적인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예술가들은 많은 메시지를 예술작품에 녹이고 전달하려 한다. 그럼에 불구하고 우리는 예술작품을 보아도 쉽게 이해할 수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예술은 대중예술과 순수예술로 나눌 수 있다. 대중예술은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 대중들의 입맛에 맞추어 이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예술이다. 우리가 생활 속에서 자주 접하는 광고가 대표적인 대중예술의 예이다. 이와 달리, 순수예술은 예술가들이 메시지를 자신의 독창적인 방법으로 표현하여 관람객들에게 전달하는 예술이다. 순수예술은 대중들의 눈높이를 맞추기보다는 자신의 메시지를 독창적으로 전달한다. 작품을 독창적으로 창작하기 때문에 관객들은 작품 속에 녹아 있는 메시지를 파악하기 어려워한다.
예술가들은 이러한 관람객의 어려움을 알고 있으므로 더 적극적으로 소통을 위해 노력한다. 이번 <2016 광주 비엔날레>의 제1 전시장에 전시된 ‘광주의 돌’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광주의 돌’을 창작한 토미 스토켈은 주 관람객인 광주 시민과의 소통을 위해 광주의 전역을 직접 돌아다니면서 돌을 수집하였다. 이번 작품은 수집한 돌을 3D 모델링을 하여 종이로 접어 재현한 것이라고 한다. 더 나아가 토미 스토켈은 ‘광주의 돌’을 모방한 이모티콘을 만들었다. 이 이모티콘도 토미 스토켈이 관람객과 소통하기 위해 제작하였다.
외국어로 적힌 서적에 담긴 정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외국어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어야 한다. 예술도 이와 다르지 않다. 높은 경지에 이른 예술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예술에 대한 안목을 높이자. 외국어를 몰라 외국서적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해당 외국어 선생님을 찾아가면 되듯, 예술이 이해하기 힘들 때에는 전시관의 큐레이터나 설명 도우미의 도움을 받아보자. 예술에 다가가는 우리들의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이 외에도 작품에는 다양한 영상과 음성이 함께 곁들어있기 때문에 작품을 관람하는 동안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예술가들이 보여주는 미래가 궁금한 이들은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방문해보기를 권한다. <2016 광주 비엔날레>는 2016년 9월 2일부터 2016년 11월 6일까지 휴관일 없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입장할 수 있다. 입장료는 어른 14,000원, 청소년 6,000원, 어린이 4,000원이다.
수습기자 정지훈 jeongjihun@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