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3명 중 1명, 정신건강 지수 ‘낮음’ 또는 ‘매우 낮음’
“죽고 싶다… 엄마 아빠 너무 미안해요… 더 이상 못 버티겠어요. 전 여기까지인가 봅니다.”
지난 10월 24일 오후 7시경, 페이스북 <GIST 대나무숲> 페이지에 자살을 암시하는 듯한 글이 올라왔다. 익명으로 제보하는 페이지의 특성상 글쓴이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게시물이 올라온 학교 측의 조사가 있었으나 이후 실종자는 없었다. 지스트에서도 자살시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환기해준 사건 이었다.
과거에 심한 우울감과 강박 증세가 있었던 지스트대학의 한 학생은 <지스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느 날 수업하다 가 차들이 빠르게 달리는 도로로 뛰어들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심한 우울감에 빠졌을 때 정상적인 인지가 어려웠고 다른 사람이 왠지 자신을 싫어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하루도 자살하고 싶지 않았던 날이 없었다”라며 우울감 때문에 다른 일 을 하지 못할 정도의 무력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말했다.
2016년 3월 지스트대학과 대학원 신입생을 대상으로 벌인 NEO성격검사 결과를 보면, 정신건강 수준이 ‘매우 낮음’과 ‘낮음’인 사람이 34.8%로 나타 났다. 특히 대학 신입생의 경우에는 2012년에 성격검사를 시작한 이래, 정신건강이 낮은 학생의 비율이 60%에 이르는 해도 있었다. 다만 조성은 상담경 력개발센터 상담실장은 낮은 정신건강 지수가 꼭 정신적인 질환이 있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조 상담실장은 “누구나 언제든지 우울과 불안으로 일상생활에 부적응할 수 있다. 정신건강은 안 좋아질 수도 있고 다시 좋아질 수도 있다”라고 말 했다. 실제로 신입생 성격검사에서 정신건강 지수가 낮지 않았던 한 학생은 입학 후 우울감에 빠지기도 했다. 조 상담실 장은 “정신건강은 누구나 관심을 가져야 할 일반적인 문제” 라고 강조했다.
※ 매년 실시하는 신입생 성격검사는 한국가이던스에서 출판한 NEO성인성 격검사를 이용한다. NEO성인성격검사는 성격을 5가지 척도로 나타낸 Big five 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다. 5가지 척도 중 ‘신경증’ 항목은 정서적 불안 증상이나 부적응의 수준을 나타내며, 자손감·불안·우울·반사회성·충동성 등의 하위척도가 있다. 통계적으로 분석하여 척도별 점수와 모든 척도를 종합한 ‘정신건강 지수’가 산출된다. 다 만 이것은 임상적 진단을 목적으로 개 발된 검사가 아니므로, 진단에 도움을 주는 참고자료로 쓰인다.
박희수 수습기자 phs@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