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자유와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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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는 주어지는 것인가 아니면 싸워서 획득해야 하는 것인가?” 이 질문은 2013년도 프랑스의 대입시험인 바칼로레아의 철학 문제 중 하나였다. 만약 필자가 친구들에게 이와 같은 질문을 한다면, ‘괜한 질문이야’하고 쉽게 넘어갈지도 모르겠다. ‘자유’라는 개념이 헌법으로 보장된 법치주의국가에서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자유’를 누리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유로울 권리인 권리로써의 자유를 생각한다면 위 질문에 답을 하는 것이 조금 까다로워진다. 프랑스 시민혁명부터 4.19혁명까지, 세계사에서 시민들의 자유와 권리는 수많은 투쟁으로 얻어낸 값진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근래의 100만 촛불시위와 대통령탄핵사건, 서울대 시흥캠퍼스 저지를 위한 서울대 학생들의 본부점거본부, 이화여대 총장사퇴를 위한 시위 등등 이처럼 자유와 권리를 지키기 위한 투쟁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는 어떨까? 정말 우리가 지켜야 할 자유과 권리가 없을까?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대학 등록금이 왜 100만원이 아니라 103만원인지 많은 학생들은 잘 모르고 있을 것이다. 원래 대학홍보물과 소개에도 나와 있듯이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책정된 등록금은 100만원이었다. 2013년도 학생회 집행부는 올해처럼 선거가 무산되어, 2학기에 늦게 구성되었다. 그 바람에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등록금 인상하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대응하지 못했다. 그 결과 “물가인상으로 인한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명목으로 등록금이 인상되었다. 또한 현재는 폐지되었지만 2015년도까지는 제 2학생회관 체육시설이용료 납부가 의무였기 때문에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학생들도 10만원의 비용을 의무적으로 납부해야 했었다. 이 밖에도 현재 논의가 되고 있는 수학과목 블라인드 제도, 복지시설 유치 등등 제도와 시설의 주된 대상으로서 우리 지스트 학우들의 의견을 피력해야 할 곳들이 많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 학교는 총학생회장이 선출되지 않아, 총학생회 집행부는 구성되지 못한 상태이다. 지스트 대학의 학생사회를 대표하여 원 측에 우리의 의견을 대변해줄 대표가 없는 것이다. 총학생회장이 선출되지 못한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근본적인 요인은 총학생회장과 같은 자치기구장의 자리가 제도적으로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총학생회장이라는 자리는 개인의 봉사정신만으로 감당하기에는 힘든 자리이다. 기본적으로 대표로 참여해야하는 회의만 해도 상당하고, 그 외의 학생회 집행부로서의 업무를 감당해야하기 때문이다.

총학생회장도 결국은 하나의 업무이고 자리이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되고 싶은 자리가 되어야 한다. 타 종합대의 경우 전교회장, 학생회 간부진의 경우 1년 정도를 휴학하거나, 적은 학점을 들으면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기숙사입소, 등록금 면제 등 그 밖의 혜택까지도 제공해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타 종합대학교에 비교하여 학업량도 많을뿐더러, 지스트 대학의 경우 학교 측의 제도적 배려도 미비하여 정상 학점을 들으며 총학생회장의 업무를 수행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이 있다. 더불어 학교 전반적으로 학구적 분위기이고, 학업이 중시되는 학교이다 보니 자치기구 활동을 하면 그렇지 않은 학생의 비해서 학업적으로 손해라는 분위기 또한 작용하여 총학생회장 출마를 꺼리게 되어 총학생회장 후보가 없거나 있더라도 단일 후보가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처럼 지스트에서 열심히 학생회, 하우스 등의 자치기구의 일을 한다는 것은 학생으로서의 삶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일이다. 필자 또한 2년 동안 총학생회 집행부 대내협력국원, 국장으로 일을 하면서 “얻은 것이 무엇이 있는가?”라고 물어본다면 뭐라고 대답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제 2학생회관 체육시설이용료 의무납부제 폐지, 매점의 운영시간을 확대, 도서관 서가 쪽 출입문 확보 등등의 대내협력국의 일을 하며 자유와 권리는 그냥 주어질 수도 있지만, 때로는 획득해야만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프랑스의 레지스탕스의 이야기를 다룬 “분노하라”의 저자 스테판 에셀은 이렇게 말한다. “무관심은 최악의 태도이다. 분노하지 않으면, 우리의 자유과 권리는 누가 지켜준단 말인가?”라고 말이다. 우리 지스트 학생들의 자유와 권리는 우리가 지키고, 획득해야만 한다. 지스트 학생사회가 건전한 분노를 바탕으로 우리의 자유와 권리를 누리고자 한다면, 학교의 발전은 당연한 수순이 될 것이다. 다음 총학생회가 많은 문제의식과 건전한 분노를 바탕으로 학교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주길 소망하는 바이다.

김진영 사진

김진영 (15,기초교육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