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2일 화요일, 지스트신문, 포항공대신문, 카이스트신문, 디지스트신문, 유니스트신문의 편집장들이 대구에서 만났다. <이공계중점대학 언론연합>의 공동기사를 위한 일정 합의와 각 학교 기사의 취합방식 논의, <이공계중점대학 언론연합>에 새롭게 들어온 학교별 편집부·기자의 인수인계를 위해서다.
올해 초 대선후보 인터뷰를 공동 준비해온 때부터 온라인으로 회의를 해왔지만 모임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강호 때문에 다들 바쁘실 것 같다”고 묻자 각 대학언론 대표들은 다들 웃었다. 포항공대신문 명수한 편집장은 “개강 다다음 호까지는 이미 준비되어있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대선후보 인터뷰 잇는 다음 기획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인터뷰
전문연구요원제도 축소 여부 공동취재 합의
<이공계중점대학 언론연합> 정기회의에서는 다음 공동기획을 각자 발제한 뒤 서로 평가했고 <지스트신문>이 발제한 ‘신임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인터뷰’ 기획이 2017년도 2학기 공동기획으로 선정됐다. ‘신임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인터뷰’ 기획은 ▲8월 11일, 박기영 과학기술혁신 본부장이 임명 4일 만에 사퇴하는 등 신임 과학기술혁신 본부장에 대한 관심이 집중 ▲문재인 정부가 정부조직접 개혁안을 통해 새롭게 출범시킨 정부기관에 대한 취재의 필요성 ▲이공계중점대학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기관의 장이라는 점이라는 이유로 공동기획으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이공계중점대학 언론연합>은 새롭게 임명될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을 공동취재해 2017년 2학기 중에 공동기사를 발행할 예정이다.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현재 공석이지만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에 대한 예산 심의·조정 권한을 행사하고 연구성과를 평가하는 중요기관이기 때문에 늦어도 하반기 중 임명이 예상된다.
<이공계중점대학 언론연합>은 공동 기자단 인터뷰를 통해 본부장이 생각하는 과기혁이 맡아갈 역할과 책임, 기업 R&D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 대한 본부장의 생각과 정책 방향, 과학기술 특수목적대학들에 대한 정책 방향 등을 물을 계획이다.
김민철 유니스트신문 기자는 대체복무제도 축소가 이루어지는지, 학교별로 전문연구요원 제도 변경 또는 축소에 대한 공동취재를 제안했다. 이에 따라 전문연구요원 인원이 줄어들거나 전문연구요원 복무를 위한 조건이 높아지지는 않는지, 또는 과학기술전문사관이 확대되는 것인지 등을 장기적으로 취재하기로 합의했다.
이 외에도 카이스트에서 새롭게 신설되는 4년 무학과 제도의 취재를 위해 무학과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타 이공계중점대학 간의 공동취재를 합의했다. 지스트는 2년 무학과 제도를 현재 시행하고 있으며 포스텍의 경우 1년, 디지스트는 4년 무학과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학보사가 대학원 모순과 문제에 대해 논의의 장 열어야
김근우 디지스트신문 편집장은 대학원 입학과 생활에 있어 자대생과 타대생의 차별문제, 그리고 대학원 갑질문제, 논문저자 문제 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취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지스트가 대학원 총학생회가 없고 권리장전이 없어 학교와 교수가 ‘일방적 강자’가 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각 학보사 편집장들은 대학원의 문제를 발견하고 대학원생과 소통하기 위해서 총학생회 등 대학원생 단체와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경 포항공대 전 편집장은 “‘슬픈 대학원생의 초상’을 연재했던 고려대학교 대학원 등 활발히 목소리를 내는 대학원 총학생회와 소통하는 것이 대학원 문제 제기와 해결을 위한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박정기 지스트신문 편집장도 “지스트 원내 설문조사를 했음에도 대학원 관련 문제를 잡기가 어려웠다. 이공계 학보사 연합의 이름으로 공동설문조사를 하면 새로운 문제와 이야기를 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대학원의 긍정적 사례를 찾는 기회도 있었다. 이상현 카이스트신문 편집장은 “카이스트에서 학생인건비를 랩에서 지급하지 않고, 통합기관에서 연구비율에 따라 나눠서 지급하는 제도가 논의되고 있다”며 통합기관이 지급하는 이러한 방식이 “학생 인권 문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고 연구비가 부족한 랩은 장기적으로 연구성과를 증명하는 대신 단기적으로 연구비를 ‘대출’받는 형식으로 지원받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대학언론의 미래는? 중립성 지키고 독자에게 접근할 방식 고민해야 …
이민경 포항공대신문 전 편집장은 “대학 언론사들이 종이신문의 사장에 따라 종이 면수 및 발행수를 줄이고 SNS로 발행방식을 변경해야 할지, 변한다면 어떻게 변해야 트렌드를 맞출 수 있고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 언론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독자 없이는 신문도 없다는 고민에서 나온 말이다.
<이공계중점대학 언론연합>의 편집장들은 학우들의 언론 평가에 크게 신경 쓰는 모습도 보였다. 이상현 카이스트 편집장은 “갑질이나 성추행 같은 민감한 사항의 경우 학교 징계위원회의 결정이 나거나 판결이 나오면 다루고 있다”며 민감한 사항의 경우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는 언론의 현실을 말했다. 이민경 포항공대 신문 편집장은 “신문이 아니라 홍보지 아니냐는 말이 제일 속상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 초 <지스트신문>이 진행한 연간 원내 설문조사에서도 학내 민감한 사항을 좀 더 깊이 다뤄주기를 바라는 의견이 많았다. 각 학교의 독자들이 공통으로 대학신문이 ‘언론’으로서의 역할 수행이 부족하다고 여기거나 ‘언론’의 역할을 좀 더 수행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보인다.
김수호 기자 soohoda0501@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