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 제도 진단.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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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2015.05.27 22:18]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오늘 TA hour는 카톡이나 문자로 대체하겠습니다.”

우리 대학 커뮤니티 중 하나인 페이스북의 지스트 대학생에서 TA hour를 취소한다는 글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한 기초과목의 TA의 경우 개인적인 사정이라는 이유로 몇 주간 TA hour를 취소하기도 했다. 수업을 듣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석연치 않을 수밖에 없다. TA로서의 책임감이 없다며 불만을 제기하는 학우들도 있다. 과연 어디서부터 TA 제도가 삐걱거리게 된 것일까? 또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TA들의 주된 업무는 무엇일까?

TA hour가 자주 취소되어 이용하고 싶어도 못했다며 불만을 표한 한 학우. 그는 과연 TA가 최소 업무시간은 채우는 것인지 의문을 표했다. TA들이 쓰는 고용계약서에 따르면 월 최소 10시간에서 최대 32시간을 일하도록 돼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자주 TA hour를 취소하고도 업무시간을 채울 수 있던 것일까?

확인해 본 결과 해당 TA는 최소 업무 기준인 10시간 이상을 일해 문제될 것은 없었다. 다만 TA hour 외의 일로 그 시간들을 채웠는데, 이는 학교 측과 학생들이 생각하는 TA제도가 다르기 때문이었다. 학생들은 TA hourTA의 주된 업무라 생각하는데 반해, 학교에서는 TA를 조교의 역할, 즉 교수지원 인력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TA들의 업무는 사실상 고용주인 교수가 지시한 일이다. 만약 교수가 TA hour에 대해 특별한 지시를 하지 않았다면 TA들은 TA hour를 운영하지 않아도 된다. TA제도의 목적이 본디 TA hour가 아닌 교수 지원이기에, 만약 TA가 교수가 지시한 일로 10시간만 채운다면 그들은 근로계약서 상 하등 문제가 없는 것이다.

학사지원팀은 ‘TA hour를 운영하는 것에도 교수마다 입장 차가 있어 이에 대해 행정적으로 규제를 만들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Alexander 교수(수학)“TA hour를 고정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 생각한다라며 TA hour를 운영하는 것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며 이미 교수 Office hour가 고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니 이를 이용하는 것을 권장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학사지원팀은 학생들의 입장을 대신하여 교수에게 TA hour를 운영해달라고 권고할 수는 있다고 전했다.

‘TA hour를 이용하는데 있어 TA의 태도 때문에 이용하기 불편하다는 경우도 있다. 몇몇 과목을 빼고선 몇 주간 TA가 연속적으로 TA hour를 취소하는 경우도 있으며 만약 공지에 선배들의 놀러갈게내지는 고생한다라는 내용의 댓글이 달리면 TA hour를 가는데 소극적이게 된다는 것이다. 학생들에게는 TA hour를 이용하려면 심리적으로 높은 장벽을 넘어야하는 셈이다.

“TA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TA의 전문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학우들도 있다. TA 대부분의 업무가 숙제 채점 및 첨삭인 것에 반해 제출한 숙제에 대한 첨삭 부분이 부실하고, 질문을 하더라도 원하는 수준의 답변을 듣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4학기 째 TA를 하는 한 학우는 “TA도 결국 학생이기 때문에 항상 원하는 수준까지 답변할 수 없다. 때문에 TA는 선생님이 아니라 공부를 하는데 선배로서 힌트를 주는 정도의 조언자 역할을 수행하는 정도이다.”라고 말했다.

학사지원팀과 교수들도 학생들의 불만에 공감을 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용렬 학사지원팀장은 “TA는 원래 박사과정 이상의 대학원생들이 주로 맡아서 해야 한다. 아무래도 학부생들은 아직 부족한 부분들이 있기 때문이다.”라며 그러나 학부에서 TA로 활동하는 것이 대학원 과정에서 TA로 활동하는 것보다 메리트가 없어 지원이 많이 없는 상태이다. 결국 학부생들 중에서 뽑아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최소 성적 기준을 두고 교수가 TA를 뽑을 수 있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TA hour를 활발히 운영 중인 조경래 교수(생물)원래는 박사 이상의 사람들이어야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 상 3, 4학년에게 TA를 맡기고 2학기 이상 하게 해 전문성을 높이려 한다.”라며 만약 TA hour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Office hour를 이용할 수 있다. 교수들도 그 시간 동안은 학생들을 위해 고정해 놓은 시간인 만큼 많이 이용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TA hour가 언제죠?”

현재 TA hour는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이유로 페이스북에 공지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글이 쉽게 묻힐 뿐더러 페이스북을 하지 않는 학우의 경우 공지를 확인할 방법이 없어 TA hour를 이용하지 못하기도 한다. 실제로 이승희 학생 외 2명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58명의 응답자 중 39명인 약 24.7%정도가 공지를 못 봐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회 측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학생들의 커뮤니티인 ‘Gistory’에 기존 페이스북을 대체하는 새로운 TA hour 공지 게시판을 만들려고 했으나 Gistory 사이트 결함으로 게시판을 만들지 못한 상태이다.

TA hour, 이 모든 문제의 근본은 어디일까?

TA도 나름의 고충이 있다. 항상 g-class와 페이스 북 모두를 이용해 공지를 하고 시간 변동이 거의 없는 TA hour를 운영하고 있는 TA에 따르면 아무리 공지를 해도 시험 기간이나 퀴즈 전 주에나 이용 학생이 잠깐 늘어나고 상시 이용하는 학생은 1~2명 정도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한 상황에서 TA들은 TA hour를 열심히 할 의지를 잃기 십상이다.

결국 TA hour를 둘러싼 여러 문제는 결국 TA와 학생들 간의 악순환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학생들의 TA hour 이용률 저조와 TA의 빈번한 TA hour 취소가 서로 꼬리를 물고 심화되어 결국 어느 누구의 책임이 될 수 없게 된 것이다.

해결 방안은 없을까?

현재 발생하고 있는 TA hour에 대한 문제는 결국 학생과 TA간의 배려와 인식 변화를 통해서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경래 교수(생물)이용률이 낮아지면서 TA들도 더 대충 TA hour를 운영하고 그러니까 학생들은 더 TA hour를 이용하지 않는 것 같다.”라며 그렇지만 각각의 교수님이 나름의 교육 철학이 있기 때문에 행정적으로 이를 규제하는 항목을 만드는 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다. 학생들이 먼저 참여를 하고 지속해서 피드백을 주면서 바꿔나가야 할 항목 같다고 말했다.

조경래 교수는 이에 덧붙여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라며 해결 방안으로 학생들의 참여를 손꼽았다. 또한 그는 학생회 차원에서 TA hour 이용을 장려하는 캠페인 등 교실 밖의 교육에 대해 인식을 심어줬으면 좋겠다. 우리학교의 장점을 살리는 방법을 더 생각하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비추기도 했다.

학사지원팀도 “TA의 활동 내용에 따라 교수 추천을 받아 상과 10만원의 상품권 포상이 있기는 하다. 이를 더욱 확대해 TA들의 활동을 장려할 예정이다.”라며 나름의 방안을 내놓았다. 또 학생들이 직접 TA를 평가하는 시스템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TA들이 어떤 업무를 진행하는지 보다 학생의 입장에서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분명 긍정적인 면이 있을 것이다. 학사지원팀에서도 빠른 시일 내에 실행에 옮기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TA hour 공지 문제의 경우 G-Class를 이용한다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TA들에게 해당 과목의 g-class는 편집 권한이 주어진 상태이기에, 학생 전체에게 메시지와 메일을 보내는 기능을 활용하면 된다. 이런 기능을 활용하여 공지하는 TA가 이미 있고, 이에 몇몇 학생들은 다른 TAG-Class를 통해 공지를 개제해달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친 상태다. 학교는 다른 TA들에게 G-class와 같이 보다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공지하기를 권고해야 할 것이다.

TA hourLiberal Art College인 우리 학교가 자랑할 수 있는 장점 중 하나이다. 비단 숙제를 물어보고 하는 것 외에도 선배들과 교류하며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이야기의 장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먼저 학우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불만사항이 있다면 건의를 할 수 있는 인식이 다져져야 한다. 또한 TA들도 페이스북 공지에 친분을 표하는 댓글이나 너무 잦은 변동 사항을 만들지 않는 등 학우들의 참여 의지를 떨어뜨릴 수 있는 행동들을 지양하고, 학우들이 편하게 TA hour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할 것이다.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환경은 서로 간의 배려를 통해 만들어 나갈 수 있다. 더욱 많은 학우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최소영 기자 soyoung13@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