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입력 : 2015.08.15 04:22]
<제막식을 통해 공개된 평화의 소녀상 / 사진 = 서승우 기자>
광복 70주년을 맞아 8월 14일 오전 10시 30분 광주시청 앞에서 일제의 전쟁범죄를 경각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평화의 소녀상 건립 제막식이 열렸다. 위안부 피해자 곽예남 할머니(90)와 정신근로대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84) 외에 윤장현 광주광역시장과 장휘국 광주시 교육감 등 정치인 다수가 참석했다.
이 평화의 소녀상은 광주지역 최초의 소녀상으로, 광주지역 청년 봉사단체 ‘착한사람들의 모임’(이하 착사모)이 기획했다. 착사모는 소녀상 건립을 위한 방법으로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후원과 재능기부를 요청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 결과 소녀상은 지자체나 기업의 광고 후원 없이 청년들의 모금과 재능 기부로 세워졌다.
착사모 대표 전경훈(24)씨는 소녀상 바닥기초공사와 헌시, 후원자 조각, 홍보영상 편집 등 소녀상 건립에 필요한 모든 일이 재능기부를 받아 완성되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영상편집을 담당하는 김승수(26) 씨, 기획과 재정을 맡은 최원준(38)씨와 조각을 맡은 염승섭(25) 씨 등 다양한 출신과 나잇대의 사람들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자원했다.
<소녀상에 화환을 걸고 있는 근로정신대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 / 사진 = 서승우 기자>
<객석을 향해 인사하는 착사모 대표 전경훈 ‘착사모’는 이번 소녀상 건립 이외에도 저소득층,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 가정에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사진 = 서승우 기자>
재능 기부뿐만 아니라 모금도 인터넷을 통해 성공리에 진행되었다. ‘착사모’는 1월 30일부터 펀딩포털 와디즈(WADIZ)와 ‘착사모’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모금사업을 시작했다. 애초 2000만 원을 목표로 진행한 모금사업은 4월 29일 2500만 원 가량이 모이면서 기업의 광고후원 없이 성공리에 모금목표를 완수할 수 있었다.
제막식 행사 중 평화의 소녀상 설명을 맡은 조각가 안경진(39) 씨는 “청년들이 모금을 통해 광주에 소녀상을 건립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처음 든 생각은 더는 소녀가 앉아있지 않고 서서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적극적이고 강인한 모습이었다”라며 “저의 작은 재능이 그런 할머니들의 뜻에 참여할 수 있다는데 영광스럽다”라고 말했다.
이 행사에 참가한 강덕원(21) 씨는 “광주 전남 지역에 일제 때 피해도 컸고 그 피해의 흔적인 유적지도 많이 있는데 이것들을 알리고 보존하는 일이 아직 많이 없었던 것 같다.”며 “청년들이 좋은 뜻으로 만들어낸 이 행사가 끝이 아닌 시작으로 일제에 입었던 피해를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역 아동센터의 황의천(50) 씨는 “아이들에게 평화소녀상에 관해 설명을 하고 올바른 역사인식을 길러주기 위해서 아동센터연합회에서 아이들과 함께 참가하게 되었다”라며 “일본이 세계와 다른 나라들 사이에서 인정받는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수호 기자
soohoda0501@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