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트 돌아보기 – 자치기구를 중심으로>
① 총학생회의 탄생
② 하우스제도의 도입과 부결
③ 임시대표자회의와 짧은 임기의 4대 집행부
④ 하우스제도의 완전부활
입학한지 한 학기를 이제 막 보낸 새내기들은 2010년 우리대학이 처음 시작하던 때를 떠올릴 수 있을까요? 봄이면 꽃이 피고, 편안한 기숙사와 세 동의 대학건물이 있는 이곳이 불과 5년 전만 해도 허허벌판이었다고 말하면 아마 믿기 힘들 겁니다. 이렇게 외형적인 모습을 떠올리기 힘든 것처럼 우리 대학에 먼저 왔던 선배님들이 어떤 활동들을 했었는지도 쉽게 느끼기 힘들겠죠.
<학교 뒤 쪽이 왠지 허전하다>
하지만 이 짧은 시간동안 에 있었던 일들은 결코 적지 않습니다. 총 4편으로 이루어진 이번 기사에서는 5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있었던 지스트 대학 총학생회의 짧지 않은 역사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야 했던 선배들의 고민을 엿보면서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할 학생자치제도의 방향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지스트 대학 총학생회의 탄생
불과 5년 전인 2010년, 1기생 100명의 입학으로 우리 대학이 출범했습니다. 그 당시 학생들은 대학원기숙사 8동 2층 침대에서 일어나 오룡관에서 수업을 들었습니다. 학교의 여러 시스템들이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었고, 이 과정에서 학생들을 의견을 대표하고 학교와 학생 사이를 중재할 수 있는 기구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그 결과 3월 18일 총학생회장 선거를 거쳐 3월 22일 지스트 대학 총학생회가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 총학생회는 많은 활동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지금과 같이 조직적인 구성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타 학교 학생회칙을 참고하여 학생회칙의 초안을 만들며 후대 총학생회 활동을 준비했습니다. 엠티와 체육대회, 축제 같은 것들도 총학생회가 주도하여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유일한 학생자치기구로서 1년간의 경험은 후대 여러 자치기구들이 생겨나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2011년 총학생회 체계의 확립. 학생자치제도의 활발한 성장기
제 2대 지스트 대학 총학생회장 선거는 2010년 11월 10학번 총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때 투표율은 무려 100%를 기록했습니다. 선본도 4개나 출마하였고, 치열한 경합 뒤에 총학생회장으로는 오승용(10, 전기전산), 부총학생회장으로는 오왕석(10, 화학)학우가 당선되었습니다.
2대 집행부의 가장 큰 업적은 학생회 체계를 확립시켰다는 것입니다. 학생회칙을 제정하고 문화행사위원회, 동아리연합회, 여학생대표 등 여러 기구들을 신설하였죠. 또한 운영위원회와 전체대표자회의를 개최하여 각 기구들이 독자적인 권한을 가지면서도 총학생회의 일을 함께 심의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운영위와 전학대회에 관해서는 아래에서 좀 더 자세하게 다루었습니다. 또한 단과대가 없는 우리대학의 특성을 고려해 학년 별로 대표자를 뽑는 학년대표자협의회를 도입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 때 만들어진 학생회구조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집행국(6) : 사무국, 대외협력국, 학술국, 복지국, 소통정보국, 재정관리국
상설기구 : 문화행사위원회
자치기구 : 동아리연합회, 학년대표자협의회(1학년, 2학년)
여학생대표회(학생회칙 상으로는 여학생대표)
: 현재 폐지, : 이후 이름 변경(소통정보국 -> 소통국, 재정관리국 -> 재정관리자)
<2011년 총학생회 구성도. 지금은 없는 학년대표자협의회가 눈에 띈다.>
2011년의 총학생회는 이렇듯 어느 정도 갖춰진 체계위에서 향후 총학생회 활동의 모델이 되는 여러 사업들을 발굴하여 성공적으로 수행하였습니다. 2011 총학생회 연간보고서는 이들의 성공적인 활동을 잘 보여줍니다.
참고링크 : 2011 총학생회 연간보고서 http://www.gistory.me/?module=file&act=procFileDownload&file_srl=99740&sid=831845f28a8a6656546b4e03ddcf6325&module_srl=19887
전체학생대표자회의와 운영위원회의 도입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는 우리나라 정치구조에서 국회본회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예산, 결산을 심의하고 매 학기마다 학생회의 업무를 감사하는 것이죠. 학생회칙을 고치고, 학생회의 새로운 업무를 결정하고 승인하기도 합니다. 한 마디로 전학대회는 ‘우리 총학생회 활동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회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학대회를 만들고 나니 그 구성원인 ‘전체학생대표’를 누구로 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고민 끝에 그들은 2011년도에는 집행기구 구성원(총학생회장단, 상설기구장, 동아리연합회장단, 여학생대표) 들에 ‘학년대표자협의회’를 더해 전학대회를 구성했습니다. 이 당시 학년대표자협의회는 1학년 대의원 15명, 2학년 대의원 6명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그 결과 전학대회는 총 27명으로 꾸려져 학내의 여러 일들을 결정하고 진행했습니다.
전학대회에 학생대표자협의회 대의원을 더한 이유는 전학대회가 ‘감사기구’로서의 역할도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전학대회가 집행기구 구성원으로만 채워진다면 자신이 집행한 것을 스스로 감사하는 형태가 되고 말겠죠. 학생대표자협의회 대의원들은 다른 구성원들과 달리 집행업무 없이 의결업무만을 담당했기 때문에 전학대회는 감사기구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었습니다.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는 국회의 상임위원회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기구입니다. 전학대회 의사결정에 앞서 안건들을 검토하고 전학대회의 의결이 필요 없는 안건들은 운영위 선에서 바로 처리되기도 합니다. 운영위는 집행기구 구성원들로 꾸려지며 2주에 한 번씩 열립니다.
이렇게 운영위와 전학대회가 꾸려지고 운영된다면, 행정적인 업무는 운영위에서 결정되며, 이를 전학대회에서 최종 승인받음으로써 신속하면서도 신중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총학생회 집행부가 학생회비를 걷고자 합니다. 그 경우 ‘집행국의 안건 발의 -> 운영위 의결 -> 전학대회 의결 -> 학생들에게 공지’ 로 이어지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 때 운영위의 집행기구 구성원들은 전학대회 통과를 위해 좀 더 꼼꼼하게 예산을 검토하게 됩니다. 또한 이것을 학생들의 대표인 전학대회 대의원들에게 다시 한 번 검토받기 때문에 학생들의 의견을 잘 반영하여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운영상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집행기구와 의결기구가 제대로 분리되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당시 학년대표 21명 중 15명이 1학년이었는데, 이들은 자치활동의 경험이 부족했습니다. 때문에 전학대회 의결과정에서 집행기구 구성원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수 있었습니다.
<전학대회와 운영위원회 구성 비교표.
언뜻 보면 별차이 없어 보이지만 대표자협의회에 인원이 많아 규모와 역할에 큰 차이가 있다.>
또한 학년대표제는 학년끼리의 소통의 강조되지만 선 후배간의 소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였습니다. 이는 선후배의 구분 없이 2년 동안 같은 과에 소속되는 기초교육학부의 특성과도 맞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2012년부터는 전공제도가 생길 예정이었기 때문에 학년 대표로 각 전공으로 나눠진 학생들을 대표할 수 있을 지도 문제였습니다. 뭔가 새로운 기준이 필요했죠. 때문에 총학생회에서는 집행기구와 의결기구가 상당히 겹치는 한계를 해결하고 전공제도를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대의원 제도를 만들기 위해 고심하게 됩니다. 그 새로운 제도는 무엇이었을까요?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최철민 기자 ferror@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