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작성의 부담에서 벗어나 2년 반 신문사 생활을 올해 1학기로 마무리 지었다. 그러자 오히려 기자가 지녀야 할 객관적인 자세로 <지스트신문>을 마주할 수 있었다. 학생 기자들이 수고해서 만들었다는 대견함도 있었지만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라고 생각되는 아쉬움이 더 많았다.
먼저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느꼈다. 창간 1주년 기획 ‘독자들이 바라보는 지스트신문은’에서 독자들은 <지스트신문>에게 인지도와 전문성을 늘리라고 요구했다. 돌이켜보면 독자들의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설문조사나 인터뷰를 할 땐 언제나 기타의견, 오프더레코드 등을 이용하여 견해를 들었다. 하지만 신문을 만들어낼 때는 매번 신문 마감에 초점을 맞춘 나머지 그들이 말해준 것들을 미처 기사에 반영하지 못했다. 지금 <지스트신문> 또한 나와 비슷한 문제에 봉착한 것 같다. 학업에 바빠서, 취재하기가 어려워서 등의 이유로 좋은 기사를 쓸 기회를 놓친다. 이렇게 말하니 <지스트신문>을 떠나고 나서 ‘내가 고치진 못했지만 부족했더라’라고 지적하는 것 같아 비겁하다고 느껴져 부끄럽다. 허나 미래의 <지스트신문>은 과거보다 발전할 모습으로 나아갈 것이라 믿기에 부끄러움을 오히려 밝힌다. 독자들에게 친절히 다가갈 것을 믿는다.
두 번째는 ‘정작 중요한 기사를 싣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다. 이번 호는 열두 면으로 구성되지만, 이전까지는 여덟 면으로 구성해왔다. 대부분 열여섯 면으로 구성하는 타 학보사보다 턱없이 적은 분량이다. 하지만 여덟 면밖에 되지 않은 지면을 알뜰하게 사용해왔나, 되돌아보면 긍정적인 대답을 하긴 힘들다. 지난 <지스트신문> 제 14호는 1면 전체를 축제 사진으로 처리했다. ‘과연 GIST에서 축제보다 더욱 중요한 일은 없었나, 그저 지면 채우기에 급급해서 쓰기 쉬운 기사를 작성하지 않았나’하는 아쉬움이 든다. ‘기계적으로 신문을 찍어내는 매너리즘에 빠지지 말자.’ 독립언론 <지스캐치>로 활동할 당시 학교 공식 언론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모든 <지스캐치> 기자들이 입 모아 강조했다. 비록 <지스캐치>가 완벽한 기사를 썼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지스캐치>가 남긴 대학언론에 대한 철학만큼은 계속 <지스트신문>에 전해지기를 바란다.
마지막은 신문사 시스템이 잘 작동되지 않는다고 느껴지는것에 대한 아쉬움이다. 혼자 일을 처리하는 것이 편하다는 이유로, 편집장-부편집장-책임기자-정기자로 연결되는 내부소통 시스템을 어그러뜨리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시스템의 고장은 특정 기자의 업무 과중으로 이어진다. 예로 편집장이 있다. 편집장은 모든 기사를 퇴고하고, 주간교수에게 보고하고, 조판업체에 지면디자인을 검토하는 기본 업무를 처리하는데도 시간이 빠듯하다. 하지만 <지스트신문>은 편집장이 기사작성까지 맡고 있다. 이번 호에서 희생이 두드러졌다. 1면부터 4면 기사까지 박정기 편집장이 취재에 참여하고, 기사를 작성했다. 결국, 12월 4일 조판 예정이었던 신문이 하루 미뤄졌다. 마감 및 퇴고가 제시간에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2년째 발행일정을 확정 못 하고 있는 <지스트신문>은 반드시 고쳐야 할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신문사 내부소통이 원활하게 작동되어 한쪽으로 치우친 일거리를 분배하여 신문 일정에 차질을 만들지 않아야 할 것이다.
<지스트신문>은 유지보단 변화를 선택했다. 8면이었던 신문을 이번 제 15호부터 12면으로 발행한다고 한다. 그동안 조판업체에 맡겼던 지면 디자인을 내년부터 <지스트신문>이 직접 할 계획이라고도 한다.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다만 12면으로 늘어난 지면을 직접 디자인하는 데 있어 업무가 늘어난 이상, 특정 기자에게 업무가 가중되지 않을까 걱정된다.<지스트신문> 내부 시스템이 원활히 작동되어 업무 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길 바란다. 업무가 제대로 분배되어야 기사작성에 여유가 생기고, 독자들에게 눈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기사의 중요한 쟁점을 잃지 않길 바란다. 어떤 기사가 정말로 중요했는지, 중요한 내용을 비중에 맞게 상세히 다뤘는지 곰곰이 생각하길 바란다.
<지스트신문>의 끊임없는 정진을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