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기 위한 시스템(이하 물품구매시스템)의 절차가 복잡해지면서 대학원생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물품구매시스템은 시약, 소모품, 기기, 사무용품 등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모든 물품을 구매할 때 필요하기 때문에 대학원 연구실에서는 자주 접하게 되는 시스템이다. 해당 시스템 개선을 목적으로 최근 3년간 이 시스템은 두 번 바뀌었지만, 오히려 복잡해지고 있다는 것이 학생들의 입장이다.
초기 물품구매시스템은 오프라인으로 업체에 연락하여 물품을 직접 구매하고, 구매영수증과 견적서 등 관련 서류를 사무실에 제출하는 방식이었다. 이후, 포털 시스템으로 물품 주문을 받게 되었고, 대학원생들은 포털 시스템에 등록되어 있는 물품을 선택하여 구매할 수 있었다(이하 구 물품구매시스템). 이 방식에서는 포털 시스템에서 구매하고 싶은 물품을 선택하고 주문신청을 하는 것만이 학생의 업무였다. 하지만 등록이 안 되어 있는 물품이나 업체에 대해서는 별도의 서류 제출을 통해 시스템에 등록해야 하는 것이 단점이었다.
구 물품구매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물품구매시스템은 2018년 봄 학기부터 변경되었다. 구매하고자 하는 물품의 견적을 학생이 포털 시스템에 직접 작성하여 요청하면 업체로 이메일이 자동 발송된다. 업체는 요청을 확인하여 견적서를 보내주고, 학생은 이를 확정하여 다시 업체에 주문신청을 하는 방식(이하 신 물품구매시스템)이다. 이 때 학생은 여러 업체에 견적서를 요청할 수 있으며 미등록 업체도 별도의 서류 없이 물품 구매가 가능하다.
그러나 한 대학원생은 물품구매시스템에 대해 “등록되어 있지 않은 물품도 등록과정 없이 견적을 요청할 수 있어 편해졌지만, 불편한 점이 더 늘어났다”고 말했다. 구 물품구매시스템의 경우 한 번 등록한 물품은 편하게 주문이 가능하며, 처음에 주문서를 작성하는 업무밖에 필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 시스템은 처음 견적 요청을 할 때와, 견적 확정을 하고 주문 신청을 할 때의 2번의 업무를 학생이 처리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시스템을 개편한 의미가 없어진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신 물품구매시스템은 업체로부터 견적서를 받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예전보다 최소 하루 더 소요된다. 따라서 학생들은 이 시간을 줄이기 위해 미리 업체에 주문을 하고, 나중에 서류처리를 진행하기 때문에 구 물품구매시스템 방식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일부 학과에서는 오프라인으로 물품을 구매하던 때에 쓰던 서류까지 추가로 제출하는 등 물품구매시스템에서의 학생 부담이 크다는 입장도 있었다.
물품구매시스템을 담당하고 있는 계약팀은, “중소벤처기업부(구 중기청) 등 외부 기관에서 끊임없이 공공기관의 공공구매 달성 현황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물품구매방식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공공구매 달성 비율 등을 수치화하여 데이터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예전의 직접 구매 방식도 시스템화하였고, 공공기관에 걸맞게 공공구매 비율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시스템은 원내에서 예산 범위 내로 개발하게 되어 기대에는 못 미칠 수는 있으며, 최대한 학생들의 손이 덜 가도록 개선하기 위해 노력중이다”고 말했다. 구성원들이 이 상황을 인지했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현재는 온라인 물품구매 방식과 오프라인 구매 방식을 혼용하는 방식으로 개선하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이 외에도 좋은 개선방안이 있다면 최대한 반영하여 질 좋은 시스템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오승우 기자 ohseongwoo@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