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도전
2017년 5월, 서울교육대학교 앞에서 Toastmasters 클럽 모임에 참여했다. 많은 직장인이 영어로 유창하게 발표 하는 모습과 잘 구성된 모임의 형식은 신선한 자극이었다. ‘나도 저렇게 잘 하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이 경험을 GIST 사람들에게도 나눠주고 싶었다. GIST Toastmasters는 이렇게 시작됐다.
우리는 매주 금요일 저녁에 모여 주로 영어 스피치를 한다. 각자 스피치를 준비해 발표한 후 피드백을 받고, Table Topic이라 불리는 1~2분간의 즉흥 스피치도 한다. 처음에 Toastmasters를 시작할 때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도전이었다. 20명 정도의 사람들 앞에서 잘하지도 못하는 영어로 스피치 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었다. 떠듬떠듬 단어를 떠올리며 말할 때 중간에 단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머릿속이 정말 하얘졌다.
특히 진행자 역할을 맡은 날에는 모임의 분위기를 주도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잘 해야 한다는 부담으로 인한 두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이 때 두려움을 이겨 낼 수 있는 건 성공했던 기억이었다. 정말 열심히 준비해서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스피치를 한 후에는 두려움이 사라졌다. 한 학기 동안 계속된 우리의 첫 번째 도전은 두려움을 떨쳐내고 비로소 성공할 수 있었다.
지방이라는 아쉬움
Toastmasters라는 사회에는 주로 직장인이 많기에 대학생들은 어른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얻게 되는 이점이 많다. 또, 한국 Toastmasters에서 주최하는 워크숍에서는 정말 배울 점들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Toastmasters 클럽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몰려있고, 컨퍼런스와 워크샵을 포함한 행사들도 거의 서울에서 열린다. 나의 경우에는 운 좋게도 집이 수도권이어서 그러한 혜택을 누릴 수 있었지만, 다른 멤버들은 그저 GIST Toastmasters 모임이 전부였다. 이 점이 항상 아쉬웠고, 우리 멤버들에게도 내가 경험했던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이런 바람으로 2018년 5월, Area Director란 두 번째 도전을 시작했다.
두 번째 도전
Toastmasters International은 매우 조직적이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4~5개의 클럽이 모여 area를 이루고, 5~6개의 area가 또 모여 division, division이 모여 district을 이룬다. 나는 GIST와 전남대학교 Toastmasters 클럽을 포함하여 4개의 클럽의 운영을 돕고 있다. Area director로서의 목표는 내가 책임지고 있는 area의 멤버들에게 Toastmasters의 교육적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Area Director로서 가장 어려운 점은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어쩌면 부모님과 같은 나이의 분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존중해주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나이 때문에 ‘네가 뭘 할 수 있겠어?’라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어른들도 있었다. 하지만 나 스스로 나이를 장벽으로 생각하지 않았기에 계속해서 목표를 달성하고자 했고, 그래서 GIST대학과 한국 Toastmasters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11월 워크숍을 열 수 있었다. 아직 임기와 여러 행사가 남았지만 두번째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말하고 싶다.
Where Leaders Are Made
Toastmasters의 슬로건은 “Where Leaders Are Made”다. Toastmasters와 함께한 2년동안 나 스스로도 많은 성장을 이루어냈다. 하지만 멤버들의 성장을 목격할 때,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스피치에 두려움이 있던 친구가 스피치를 잘해낼 때, 자신감이 없던 친구가 자신감을 갖고 심지어 다른 사람들을 이끌 때, 나에게 가장 큰 보람을 가져다주는 순간들이다. 2월 말, 스피치를 두려워하던 멤버가 거의 1년 만에 용기를 내 스피치를 했다. 그 친구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멤버들이 못해도 괜찮다고, 아무도 못 한다고 꾸중하지 않는다고 말해줘서 용기를 낼 수 있었어요.” 이 말이 내가 GIST에서 Toastmasters를 시작한 이유이며, 이 단체를 계속하는 이유 전부다. 서로 지지해주는 분위기 속에 모든 멤버들이 도전하고 성장해 나가는 것이 GIST Toastmasters가 걸어갈 길이다. Toastmasters라는 사회 안에서 서로 성장하도록 도와주고, 또 성장하고 있는 멤버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